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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호

일상톡톡

중3, 마지막 두 달

고등학생이 되면 지금처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 것 같아, 짧은 겨울 여행을 계획해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휴대폰은 예비 고1을 겨냥한 ‘윈터 프로그램’ 안내 문자를 연이어 울려대죠.
“이리 와~ 윈터 프로그램은 처음이지?” 여러분은 올겨울,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시나요?

글·사진 오혜진 리포터 ohj@naeil.com





/스.카/




‘별다줄’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사소한 것까지 다 줄인다는 뜻으로, 뭐든 줄여 말한다고 놀릴 때 쓰는 표현이래요. ‘스카’도 그중 하나죠. 스터디카페의 줄임말입니다. 이 정도는 우습죠.
저희 아들은 중3이 될 때까지 스터디카페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요즘은 자체적으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학원이 많더라고요. 학원 수업과 자율학습을 ‘패키지’로 묶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을 잡아두는 시스템이죠. 방학은 늘 지나고 나면 후회가 남기 마련이라, 저도 지난 학기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10 to 10 윈터 프로그램’을 기웃거리고 있네요. 그런데… 스터디카페, 정말 공부가 잘될까요?



/중학생의 마니또/



아이가 학교에서 마니또를 한다며 반 친구들 이름을 정성스레 종이에 써서 들고 갔어요. 마니또가 지켜야 할 미션이 다섯 가지가 있는데, 그중 세 가지는 2주 안에 반드시 실행해야 한답니다. 그 미션 중 하나가 ‘칭찬하기’고요. 그런데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자기를 뽑은 것 같다고 하면서 하루 종일 중얼중얼(싱글벙글이라고 쓰고 싶지만 중3 아들에게는 이게 최대치의 표현인 듯). 학원 가는 차 안에서 한 번, 오는 길에 한 번 더, 집에 도착해서 또 한 번. 왜 이렇게 민망하게 수업 시간에도 칭찬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마니또 덕분에 중3 교실에도 잠시 핑크빛 기운이 감돌았나 봐요. 이런 소소한 재미, 혹시 중학생 때가 마지막은 아니겠죠?



/의상에 진심/




며칠 전, 아이는 중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체험 학습으로 롯데월드를 다녀왔어요. 전날 저녁, 옷을 스무 벌쯤 입었다 벗었다 하더니 결국 선택은 회색 후드티에 회색 바지였어요. 방 안에서 패션쇼를 하는 아이를 지켜보다 보니, 옷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아이가 얼마전 스투○나 어나더○○○○ 티셔츠를 사달라고 했던 일이 생각났어요. 그때 “비슷한 티셔츠가 집에 많은데 왜?”하고 물으니 “그 글자가 멋있잖아”라고 답하더라고요.
스투○는 꽤 고가이지만 다른 티셔츠는 의외로 저가 제품이라 의아했었는데, 고심 끝에 고른 옷을 입고 집밖을 나서는 아이를 보니 ‘아!’ 싶더라고요. 비싼 걸 자랑하고 싶은 게 아니라 친구들과 같은 옷을 입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앞으론 자기 취향도 생길거고요. 잘 자라고 있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훌쩍 커버린 것 같아 마음이 헛헛했죠. 가을인가 봅니다~



/네 말이 맞다~/




중3의 가을은 고교 진학 준비에 초점이 맞춰지죠. 우리 아이도 자사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자기소개서랑 면접을 준비하는 중인데, 생각보다 큰일이더라고요. 혹시나 다른 선택이 없을까 플랜 B랑 C까지도 만들어둬야 할 것 같아 엄마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아들의 생각은 다른가 봐요. “엄마, 플랜 B를 준비해놓으면 집중이 되겠어?” 아이의 촌철살인에 “그것도 맞네!”라며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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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혜진 리포터 ohj@naeil.com
  • EDU CHAT | 일상톡톡 (2025년 11월 05일 1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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