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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호

일상톡톡

ENFP 모녀의 우당탕탕 오사카 여행기

결국 올 것이 왔습니다. “엄마, 나만 해외여행 못 가봤어. 우리도 가면 안 돼?”
해리 포터 마니아인 딸의 한마디에 부랴부랴 여권을 만들고 호그와트 마법 학교가 있는 오사카로 향했습니다. 웃으며 출발했지만 사춘기 소녀와의 여행에서 사건·사고가 빠질 리 있나요. 시작부터 끝까지 삐걱대다 진한 추억을 남기고 돌아온 두 사람의 우당탕탕 오사카 여행기, 지금 만나보시죠.

글·사진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



/길치의 무모한 도전, ‘빛의 축제’를 찾아서/

두둥! 시작부터 비행기 연착에 당첨됐습니다. 오사카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겠다는 계획은 물 건너갔고 체크인 시간에 맞춰 숙소에 겨우 도착했죠. 파도처럼 몰려드는 인파에 떠밀려 난바 일대를 부유하다 구로몬 시장에서 초밥을 먹고 도톤보리 강가에서 다코야키 한입 하고, 상큼한 푸딩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백만 개의 불빛으로 빛난다는 ‘빛의 축제’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어요.
길치 둘이 길을 묻고 또 물으며 도착한 곳은 길이 18m의 ‘빛의 폭포’. 눈부신 불빛으로 물든 화려한 야경을 마주한 순간, 하루의 피로가 잠시 잊히는 듯했죠. 겨울 칼바람에 맞서 인증숏까지 야무지게 남기고 숙소로 돌아오니 시간은 이미 밤 11시를 훌쩍 넘겼더라고요. 침대에 쓰러지듯 누운 딸이 눈을 감은 채 중얼거립니다. “엄마, 해외여행은 원래 이렇게 힘든 거야?”


/해리 포터 성에서 보낸 마법 같은 이틀/

하이라이트는 단연 호그와트 마법 학교가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이었어요. 왔노라 보았노라 지갑이 탈탈 털렸노라. 오픈런을 위해 일부러 제일 가까운 호텔을 잡았건만, 강행군에 지친 딸은 쿨쿨 잠만 자네요. 결국 느지막이 들어갔더니 입장하는 줄도 없더라고요. 우리가 믿는 건 전날 어트랙션 고장으로 받게 된 익스프레스 티켓 한 장. 무려 150분 대기를 단번에 해결해준 황금 티켓 덕분에 인기 어트랙션을 연달아 즐길 수 있었어요.
‘덕후’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건 호그스미드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마법 같은 공간들이었어요. 주문을 외우고 지팡이를 휘두르는 순간, 눈이 흩날리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신비한 장면이 펼쳐졌거든요.




/계획보다는 느낌, 발걸음 닿는 대로/

단풍이 진 교토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사카 시내 탐방에 나섰어요. 아침부터 오사카 성에서 유유자적 뱃놀이를 즐기고 싶었지만 지하철을 반대로 타는 바람에 일정이 또 틀어졌죠.
레트로 감성이 살아 있는 신세카이 거리에서 오사카성으로, 유럽풍 건물이 인상적인 기타하마 카페 거리를 거쳐 반짝이는 도톤보리 크루즈로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계획은 자주 어긋났지만 이게 자유 여행의 묘미 아니겠어요?


/이 또한 추억이 될지니/

사춘기 아이와의 여행은 늘 일촉즉발, 위기의 연속이었어요.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됐는데 호텔 키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휴대폰을 몇 번이나 잃어버릴 뻔해 잔소리 폭격이 이어졌죠. 마지막 날에는 고래상어를 넋을 잃고 바라보다 호텔로 돌아가는 페리를 놓치는 아찔한 경험도 했어요. 총알처럼 달려온 우버 덕에 위기를 넘겼죠. 완벽하지 않아서 더 선명했던 모녀의 첫 해외여행. 밤늦게 집에 도착한 아이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엄마, 이번 여행은 평생 못 잊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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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 CHAT | 일상톡톡 (2026년 01월 14일 12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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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05 초사흘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