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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호

토닥토닥 Talk Zone 토·톡·존

아이들 경제 관념, 안녕한가요?

물가가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씀씀이가 예전에 비해 놀랄 만큼 커졌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자주 들립니다. 맘카페 등에선 도대체 아이 용돈은 얼마가 적정한가에 대한 토론이 자주 펼쳐지기도 하죠. 하루가 멀다 하고 용돈이 부족하다는 아이, 우리 아이만 그런 건가요?

취재 김원묘 리포터 fasciner@naeil.com





“고1 아들한테 얼마 전에 여자친구가 생겼어요. 공부해야 할 시기에 무슨 연애냐며 한참 화를 내다가 아들이랑 사이만 나빠지는 것 같아 더 이상 잔소리는 안 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부터 부쩍 용돈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달고 살기에 대체 왜 저러나 했는데 글쎄, 여자친구 생일 선물로 수십만 원짜리 목걸이를 사줬더라고요. 그동안 허투루 안 쓰고 꼼꼼히 모아뒀던 돈을 한 번에 다 써버린 거예요. 지금까지 엄마 생일엔 꽃다발이 전부더니, 얼마나 배신감 느껴지는지 몰라요.”



“아이가 시험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아서 주말에 친구들이랑 놀러 나갈 때 제 카드를 쥐여줬어요. 그런데 하루 종일 마라탕 음식점, 카페, 인생네컷, 노래방, 소품 숍 등에서 진짜 끊임없이 카드 사용 내역 문자가 오는데 어이가 없었어요. 이렇게 쓰니까 평소 용돈이 부족할 수밖에 없겠다 싶던데요. 주말 이틀 동안 딸아이 혼자 쓴 돈만 20만 원이 넘었어요. 요즘 밖에서는 커피 한 잔 마시기도 너무 비싸서 망설여진다는 남편한테는 차마 말도 못하겠더라고요.”



“고2 딸의 취미는 화장품이랑 향수 모으기예요. 처음에는 화장품 로드숍 같은 데서 1~2만 원대의 저렴한 제품을 사들이는 정도라 그러려니 했죠. 그런데 점점 비싼 브랜드 제품들을 한두 개씩 사더니 요즘은 수십만 원짜리 니치 향수까지 사는 거예요. 다른 데는 돈을 거의 안 쓰고 할머니 할아버지께 받는 용돈까지 모아서 쓰는 거라 크게 터치는 안 하고 있어요. 대신 저는 이제 화장품이나 향수를 거의 안 사고, 딸아이 것을 몰래 살짝 쓰고 있답니다.”



“고등학생인 아이가 매달 쓰는 카드값이 50만 원이 넘어요. 학교 끝나고 학원 오가면서 밥 사 먹고 편의점에서 군것질하고 가끔 커피나 음료 마시는 게 전부인데도 합치면 금액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두 아이 학원비만 해도 너무 금액이 커서 요즘 저는 옷 한 벌 사려고 해도 벌벌 떠는데 애들은 생각 없이 쉽게 돈 쓰는 것 같아서 허탈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렇다고 공부하는 애한테 돈 아끼라며 잔소리하기도 쉽지 않고… 경제 관념 없이 키운 제 탓인가 싶어요.”



“얼마 전에 아이 학교에서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어요. 솔직히 제 기준에서는 수학여행비만 해도 만만치 않아서 자유시간 때 쓸 용돈으로 얼마를 줘야 하는지 고민이었거든요. 같은 학교 다니는 아이 친구 엄마에게 물어봤는데 글쎄, 10만 엔을 주기로 했다는 거예요. 4박 5일 가는 건데… 집집마다 경제 사정이 다르겠지만 이 정도인가 싶어서 충격을 받았어요. 아들이랑 잘 얘기해서 3만 엔만 줘 보냈는데 정작 제 기분은 싱숭생숭하더라고요. 대체 뭐가 맞는 건지….”



“도대체 고등학생 용돈은 얼마가 적정한 건가요? 요즘 아들이랑 용돈 문제로 매일 싸우는데 진짜 지겹네요. 지금은 매주 5만 원씩, 한 달에 20만 원을 주고 있는데 본인만 돈 없어서 친구들이랑 놀러 가지도 못한다는 거예요. 간헐적으로 양가 친척들에게 받는 용돈도 있어서 제가 볼 땐 충분한 것 같거든요. 용돈 더 줄 생각은 없다고 하니 주말에 아르바이트라도 하겠다며 난리네요. 차라리 이참에 돈 버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게 하는 게 나은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공부에 집중해야 할 때니 그냥 용돈을 올려주는 게 나은지 너무 고민이에요.”



“요즘은 아이들끼리 별 얘기를 다 하더라고요. 저희 딸아이 반 친구 중 하나는 본인 할아버지가 워낙 부자이기 때문에 자기는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대놓고 한다는 거예요. 엄청난 고가의 명품 브랜드 패딩이 여러 개라 돌려가며 학교에 입고 온다는 아이도 있다고 하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 딱히 옷 투정이나 용돈 투정 안 하는 딸아이한테 무척 고맙기도 하고, 그래도 우리 집 정도면 중산층은 되는 편인데도 이렇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토닥토닥 Talk Zone(토·톡·존)’은 학부모님들의 공간입니다. 입시 고민에 소소한 푸념, 깨알같은 일상 꿀팁까지 학부모님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이번주에는 부모 세대와는 다른 아이들의 씀씀이와 경제관념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내일교육> 학부모님들의 보호구역! 토·톡·존이 언제나 응원합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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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Talk Zone [토·톡·존] (2023년 11월 08일 11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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