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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 레시피

추억 머금은 가을의 맛

코스모스 한들한들,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입니다. 자연이 선물하는 다채로운 식재료에는 계절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양분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보약 부럽지 않은 제철 재료로 가을의 맛과 멋을 함께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


가을철 ‘밥도둑’ 갈치 조림




요리하는 재미에 푹 빠졌던 신혼 시절, 패기 넘치게 차려낸 밥상입니다. 나물 하나를 데칠 때도 무생채를 무칠 때도 적절한 시간을 몰라 요리책을 옆구리에 끼고 살던 시절이었는데요. 가을만 되면 그렇게 갈치가 먹고 싶더라고요. 평소엔 잔가시가 많아 잘 챙겨 먹지 않는 생선인데 말이죠. 알고 보니 요맘때가 제철이라네요. ‘자연의 부름’은 정말 위대합니다.

싱싱한 갈치를 골라 지느러미를 가위로 자르고 내장을 꺼낸 뒤 은색 비늘을 제거해 칼집을 내면 손질 끝. 소금 간을 한 갈치를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구워내면 바삭바삭한 갈치 구이가 완성됩니다. 칼칼한 갈치 조림의 비결은 친정 엄마의 손맛인데요. 쌀뜨물과 생강으로 생선 비린내를 잡고 감자를 더해 양념장이 착 배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을철 밥도둑 갈치 조림으로 식탁에 매콤함을 더해보세요.



든든한 가을 반찬, 끝물 고추찜




고추 수확이 끝난 밭에 덩그러니 남은 끝물 고추는 든든한 가을 반찬으로 변신합니다. 첫물에 수확한 고추와 달리 끝물이 되면 크기도 작고 모양도 제각각이라 상품성은 없지만, 매운맛이 덜하고 껍질이 부드러워 요리에 다양하게 활용되는데요.
특히 밀가루를 뿌리고 가볍게 쪄서 무친 끝물 고추찜은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라 자꾸만 손이 갑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나 메밀가루를 사용하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한입에 쏙 들어가는 감자전에도 끝물 고추를 송송 썰어 넣어 감칠맛을 더했답니다.



면역력 높이는 뿌리 채소의 힘




‘땅속의 보약’이라고 불리는 뿌리 채소. 특히 가을이 제철인 연근은 비타민과 칼륨,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액 생성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데요. 환절기만 되면 코피를 흘리는 딸아이를 위해 아삭한 연근 조림을 만들어봤습니다. 손질한 연근을 차가운 식초물에 담가 아린 맛을 제거하는 게 요리의 비법인데요. 짭조름한 연근 조림에 고구마 맛탕을 곁들여 달콤함을 더했습니다.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가리비와 꼬막




달콤하고 부드러운 홍가리비와 탱글탱글 속이 꽉 찬 꼬막은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가을 제철 해산물입니다. 가리비는 입을 앙 다문 조개류와 다르게 모래를 머금지 않아 해감이 편한데요. 껍질을 깨끗하게 씻어 물과 소주를 넣고 센 불에 10분 정도 쪄주면 완성됩니다. 밥도둑인 꼬막 무침은 탱글탱글하게 잘 삶는 게 중요한데요. 팔팔 끓는 물에 바로 넣으면 질겨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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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 CHAT | 일상톡톡 (2024년 10월 23일 1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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