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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64호

EDUCATION 해외통신원 | 나라별 교내·외 활동

공부가 1순위 활동 없는 중국 학교

평균 기온 37~38℃, 더울 때는 40℃ 안팎을 넘나드는 무더운 여름이 돌아왔다. 방학이 시작되자 매일매일 여러 학원에서 홍보 전화가 걸려온다. 가족 중 누구도 두 아이의 이름과 학년,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는데 홍보 전화를 받으면 “○○의 학부모 되시죠? 전 △△교육의 □ 강사인데, 이번에 ○○가 중3이 되는데 공부를 좀 하나요?”와 같은 말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온 전화로 오해했을 정도로 아이들의 정보를 잘 알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 어떻게 아이 이름과 내 전화번호를 알았냐고 하면 다들 얼버무리다가 전화를 끊는다. 어디선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건데 그 시작을 도무지 유추할 수가 없다.

이처럼 공격적인 학원 마케팅이 일반적일 만큼, 중국도 사교육 시장이 크고 방과 후엔 학원 수업에 매진하는 사례가 많다. 반면 학교 활동은 한국과 달리 학습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가까운 나라지만 너무나 다른 중국 학생의 교내외 활동을 짚어본다.


학원 말리는 선생님들의 일탈?

중국 학교는 사실 별다른 활동이 없다. 동아리도 따로 없고, 오로지 수업 중심이다. 학습을 강조하다 보니 교외 활동도 따로 없다. 방과 후엔 대체로 학원에 다닌다. 현지 가정은 맞벌이가 보통이다. 대체로 조부모들이 자녀 교육과 돌봄을 맡아주는데, 그럴 여건이 되지 않으면 거의 학원에 간다.

일부는 자녀의 학습 관리를 목적으로 부모의 시간적 여유와 상관없이 기숙학원에 보내기도 한다. 비용은 학기별로 낸다. 중학생은 1학기에 6천~7천 위안인데, 한화로 치면 100만~120만 원 정도다. 보습뿐 아니라 피아노나 미술 학원도 마찬가지다.

물론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학원 수강을 말린다. 입학 후 첫 학부모 회의에서 교사들의 첫 번째 당부가 학원에 보내지 말라는 것이었다. 학원에 가봤자 숙제나 할 뿐, 제대로 공부를 가르쳐주는 곳이 드물다는 이유이다.

그런데 재밌는 상황이 이어졌다. 각 과목 담당 교사의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개인 과외를 받고 싶다면 연락하라고 안내했다.

당연히 중국에서도 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과외를 하는 건 불법이다. 학교 교사라는 특성상 시험 문제 유형을 미리 접하거나 핵심 내용을 집중 학습하는 등 학교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편애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교내 학부모 설명회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 정도로 만연한 것도 현실이다.

이는 사회적 문제로 자주 뉴스에 오르내린다. 이우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한 고등학생이 학교 교사의 과외를 받을 수 없는 어려운 집안 형편을 비관하는 글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있었다. 그 이후로 단속이 심해졌고, 적발된 교사들이 줄줄이 타 지역으로 전근을 가는 상황이 속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학생당 한 학기에 3천 위안(약 51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어 불법 과외가 끊이질 않는다.


학교에서 ‘군사훈련’을 한다?

앞서 말했듯 중국 학교는 별도의 활동이 없다. 소풍도 중학교부터 가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의 특성이 드러나는 활동이 하나 있다. 1학년 1학기 ‘군사훈련’이다. 이우는 9월에도 37~40℃ 정도의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데, 이때 뙤약볕 아래서 일주일 정도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다른 학교로 진학한 아이의 친구들로부터 개학 첫주, 일주일간 합숙훈련을 했는데 옷에 소금이 낄 정도로 더운 날씨에 춘추복 교복을 입고 종일 훈련을 받았고, 저녁에 기숙사에 들어가면 물이 없어 샤워도 힘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행히 아들 학교는 개학 후 몇 주 지난, 비 온 뒤라 덜 더운 시기에 훈련을 진행했고 통학을 해서 그나마 조금 나았다.

2학기에는 녹차밭으로 2박 3일간 실습을 간다. 한국의 수학여행과 비슷한데, 관광과 체험에 집중하는 한국과 달리, 오전에는 교실을 빌려 내내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게임이나 녹차 채집 활동을 한다. 외부 음식은 반입 금지다. 먹을 게 충분하다는 이유인데 두 아이는 덕분에 3일간 몸무게가 3kg이나 줄었다.

중2부터는 이마저도 없다. 오로지 공부 만 한다. 오후 5시 30분쯤 학교 수업이 끝나서 따로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도 하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신입생들의 군사훈련 여부가 미지수다. 초등학교 소풍도 다 취소됐다.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라는 전염병에 시달렸고, 6월부터 지속된 폭우로 상당한 홍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학사 일정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여러모로 중국에 혹독한 한 해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본다.






중국 CHINA


주현주 | 중국 통신원

남편의 중국 파견근무를 계기로 중국에 발디뎠다. 3년만 머무르려다 두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벌써 16년째 중국 절강성 이우에서 살고 있다. 현지 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들을 통해 본 중국의 교육, 현지 워킹맘으로 접하는 중국 문화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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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CATION 학부모 해외통신원 (2020년 08월 12일 9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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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트 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