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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44호

EDUCATION 학부모 해외통신원

무상교육 확대한 베트남 교육이 미래



이달의 주제 이 나라의 교육정책


급성장 중인 베트남에서 교육은 전 국민적 관심사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 되면서 지방과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고, 특히 교육의 질적 차이가 커지면서 사회적으로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베트남 정부도 1년 예산의 20%를 교육 분야에 쏟아부으며, 교육 환경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가스 등다양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지만 인재를 키우려는 베트남 사회에서 우리의 옛모습이 엿보인다.


교육 격차 완화 위해 무상교육 확대


지난해 베트남 교육 정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슈는 무상교육 확대였다. 베트남에서는 그간 공립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만 무상교육을 받았다. 한데, 소수민족 거주지나 섬 지역, 산간 지역등 외딴 지역은 공립학교가 충분하지 않아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다. 무상교육 대상에서 제외돼 학비를 더 많이 내야 했다. 여기에 교육의 질은 도심의 공립학교보다 못한 경우가 많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 혜택을 덜 받는다는 점은 여러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결국 새 정책에는 공립학교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의 경우 사립 학교 학생은 물론 중학생까지 학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그혜택의 범위와 지원금은 지역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를 둘 예정이다.


베트남의 이 같은 정책은 도시와 지방의 개발 수준 차이가 더 심화되고 있고, 교육·문화 혜택을 받기 어려운 소수민족 지역을 지원해 교육 수준 전반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제 성장해나가는 베트남 정부에서 중학생까지의 무상교육은 부담이 적지 않다. 한국에서도 고등학생까지 수업료를 면제해주거나, 교복을 지원해주는 정책을 둘러싸고 ‘보편적인 교육 복지’와 ‘과도한 선심성 정책’ 등 다양한 의견이 대립했다고 들었는데, 베트남에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정부도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린 데는 베트남 국민들의 뜨거운 교육열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앞서 몇번 언급했듯 베트남 시내 곳곳에는 수학 영어 등 다양한 교과목을 공부하는 학원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고, 학원가 등하원 시간대만 되면 주변 지역이 학부모들의 오토바이로 가득 찬다. 대학 입학에 대한 의지도 높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중 베트남 출신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출신의 유학생 증가율이 인도와 중국을 이어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글로벌 경쟁력, 외국어로 키운다



특히 베트남 학부모들은 외국어 교육에 관심이 많다. 외국계 기업들의 생산공장이 잇따라 베트남에 설립되고 있고, 휴양지가 속속 개발되며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어 외국어 구사 능력이 소득 수준과 연동되기 때문. 세계 공통어인 영어가 1순위인데,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 학습을 선호한다. 2018년 한 해에만 온라인 교육 시장이 전년 대비 44.3% 성장했으며, 이 같은 발전 가능성에 힘입어 지난해 온라인 교육 회사인 에베레스트 교육(Everest Education)은 홍콩 투자 회사로부터 400만 달러, 영어 교육 기관인 Yola는 싱가포르·인도 합작 회사로부터 1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영어만큼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높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며 현지인을 채용하는 일이 늘었고, 한류 등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 높아진 탓이다. 지난해 호치민에서 실시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는 약 1만6천 명으로 지난 5년 사이 5배가량 늘었다. 호치민 소재 대학의 한국어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 수가 2년 전에 비해 25%나 증가했고, 고등학교에서도 한국어 채택 시범학교들의 한국어 선택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교육열, 외국어에 대한 관심은 베트남이 얼마나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특히 지난 한 해 호치민은 도시의 외양도 빠른 속도로 달라졌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보면 쇼핑 트렌드나 문화의 변화 속도가 남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한국 문화나 한국어에 대한 관심 또한 단순한 호기심 차원이 아닌, 한국을 배우고 한국과 함께 일하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의지로 여겨질 때가 있다. 진지 하고 열정적으로 배우고 공부하는 베트남 학생들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되기도 한다.


지난 1년, 베트남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다 보니 아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학교생활을 들어보고, 어릴 적 사진도 뒤적이다 보니, 베트남의 변화와 함께 두 아이의 성장도 확인 했다. 여름의 나라에서 자라느라 언제나 한국의 겨울을 궁금해하고, 함박눈을 보길 간절히 바라는 우리집 남매, 소현이와 민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글을 읽어주신 <내일교육> 독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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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나영(베트남 통신원)
  • EDUCATION 학부모 해외통신원 (2020년 03월 04일 9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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