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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93호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시험 잦고 내신 부담 크지만 대입 경로 다양해 부담 적어



지난 12월,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페낭에 놀러 오고 싶다는 전화가 부쩍 많이 왔다. 그중 유달리 반가운 전화가 있었다. 올해 고2가 되는 아이의 방학 학습 일정을 조율하고, 대입 설명회를 다니느라 몸과 마음이 바쁘고 복잡한데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 짧은 말레이시아 여행을 하게 됐다는 지인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페낭에 와서 스트레스를 풀고 가라며 부추겼다. 그래야 한국 고등학생 학부모의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시험 잦고 숙제 많아 학습량 적지 않아
소위 말하는 ‘강남엄마’들이 자녀들의 대학입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아이들은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페낭에서도 지인들을 통해 듣고 있다. 그와 비교해 한국으로 치면 고2(11학년)가 되는 큰아이와 나는 확실히 여유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 공부가 쉽지는 않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숙제량도 늘고 시험도 잦다. 소위 명문대에 입학하려면 내신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해야 한다. 사교육도 받는다. 대형 학원가는 없어도 영어 중국어 수학 과학 등 필요한 과목은 개인 과외나 센터에서 보충한다.
특히 페낭의 국제학교는 동양인 학생이 많다. 동양인 학부모들은 학구열이 높아 자녀의 명문 대학 진학을 위한 지원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상당한 학습량과 우수한 성취도, 학부모들의 학구열까지 한국 학생들의 상황과 별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아이들이 학습 면에서 여유로워 보이는 이유, 학부모들이 입시에 덜 예민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에 갈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서가 아닐까 싶다. 영국계 국제학교는 마지막 학년인 11학년 때 졸업시험 격인 IGCSE 시험을 보고, 그 시험 성적을 토대로 다음해에 곧바로 대학에 진학해 파운데이션 과정을 수료한 다음 원하는 학과나 대학으로 다시 진학할 수 있다. 혹은 재학 중인 국제학교나 대학에서 A레벨을 1년 6개월에서 2년 동안 수료하고, 희망하는 대학으로 곧바로 진학하는 방법도 있다.
IGCSE 성적으로 대학을 지원할 때, 해당 대학이 제시한 최저 점수만 획득해도 합격에 별 지장이 없다. 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치든 세계적인 명문대 진학을 희망한다면 당연히 성적이 매우 우수해야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세계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참고로 페낭에서 A레벨 과정을 운영하는 국제학교는 2~3개 정도이며, IB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는 단 한 곳뿐이다.


스펙 그 이상인 ‘봉사활동’
알려졌다시피 국제학교에서는 수업 외 활동, 학교 밖 활동도 매우 중시한다. 정규 수업은 3시 조금 넘어 마치지만, 그 후 교내 방과 후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지거나, 지식을 깊이 탐구하거나 다양한 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대입에서는 이를 통해 인성이나 리더십, 전공에 대한 관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데 이 같은 학창 시절 봉사가 단순히 대입을 위한 스펙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최근 깨달았다. 큰아이는 우연한 기회에 로힝야족난민을 위한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아이가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입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안고 간 곳에서 나는 새로운 풍경을 마주했다.
어리지만 깔끔하고 친근한 모습의 난민, 잠깐 여행을 왔다 2주간 봉사활동을 하러 온 캐나다 여성까지. 학교에서는 여행 중 난민학교를 찾아와 봉사하는 외국인이 종종 있다고 알려줬다. 먼 대륙까지 일상을 내려놓고 쉬러 왔으면서, 남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는 그들의 모습에 청소년 시기의 봉사활동이 단순히 입시가 아니라 평생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아이와 함께한 봉사활동은 아이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신보다 두세 살 많은 어린 엄마들과 그들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큰딸을 창문 밖에서 바라보면서 저 아이가 나중에 나이가 들면 이 경험을 어떻게 회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대학 지원서에 한 줄 쓸 수 있는 ‘스펙’으로만 여기지는 않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한국에서도 몇 년 사이 대입에서 봉사활동이나 학교 활동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와 관련해 학부모들의 수고가 많다고 들었다. 봉사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고민하거나, 시간을 많이 채워야 할 것 같아 부담된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경험하지 않은 내가 그에 대해 할 말은 없지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쪽의 문제만큼 대입과 연결되면 목적과 과정 없이 일단 결과를 내려 하는 학부모들의 지나친 열정도 한 번 쯤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아이의 봉사를 대신 해주기보다 함께 봉사 현장에 가서 아이의 모습을 살피며 그 의미를 되새긴다면, 한 줄의 스펙과 몇 시간의 확인서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 로힝야족 난민학교 수업 풍경. 큰아이도 이곳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 활동을 했다.
2. 큰아이가 학교에서 받은 봉사활동 상장.
3. 큰아이가 숙제로 제출한 과학 리포트. 학년이 올라갈수록 숙제량이 많아 자정을 넘겨 해결하는 일이 흔하다.
4. 작은아이 학교는 연말에 크로스컨트리 대회를 크게 연다. 친구들과 휴식 시간을 보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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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2019년 01월 893호)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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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j0103 2019.02.07 22:05 더보기

    잡지와 태블릿 pc와 팩 준다는 말을 듣고 정기구독 신청하고 사기만 당한 사람입니다.
    작동도 되지 않는 태블릿pc 주고 팩은 안 주고 잡지 한번 받고,
    팔 때는 그렇게도 친절하더니 이제 연락도 되지 않는군요.
    나같은 피해자 다시 안 나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