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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65호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한국의 수시와 비슷한 AO제, 빠른 증가 추세




일본도 특정 대학 선호도 높아 대입 제도 변화 유발
일본도 특정 대학 선호도가 높다. 1949년부터 시작된 일본 대입 제도는 대학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일부 유명 대학에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구 제국대학, 즉 1886년에 일본제국이 설립한 고등교육기관(현재 도쿄대, 교토대, 동북대, 규슈대, 북해도대, 오사카대, 나고야대, 서울대, 대만대)은 1기교에 집중되면서 1기교 대학이 1지망이 되고, 2기교는 1기교에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차선책으로 전락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폐해를 막기 위해 1979년에 대학공통 제1차 학력시험이란 제도가 신설됐다.
이는 국·공립대학은 1차 시험을 치르기 전에 한 곳만 지원해 응시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대학만 지원, 응시할 수 있으니 ‘수험 지옥’을 완화할 거라 생각했지만 ‘예비교(학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차 시험의 결과가 예상보다 낮으면 2차 시험을 치르기 전에 재수를 결심하는 이도 많았다. 반대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점수에 합당한 대학 응시가 불가능해 1990년부터 지금과 같은 대학 입시 센터 시험이 시행되었다.


국립대학은 센터 시험 중요, 사립대학은 시험 안 봐도 돼
일본의 현행 대입 단계는 센터 시험을 치른 뒤 실시되는 전기 전형, 후기 전형이 있다. 국·공립과 사립의 차이도 있다. 국·공립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7과목(영어, 국어, 수학 1A/2B, 사회, 과학)의 센터 시험을 치러야 한다. 문과는 사회에서, 이과는 과학에서 두 과목을 선택해야 하며 고르게 균형 잡힌 학력을 요구한다. 센터 시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획득하지 못하면 2차 시험의 응시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센터 시험에서 기준을 통과한 학생만 국·공립 전기 전형에 응시 가능하다. 전기에서는 대부분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또는 사회 과목 시험을 보며 2차 시험 난도는 센터 시험보다 높다. 답뿐만 아니라 풀이 과정과 고찰을 중요시하는 논술식이기에 상당한 학습량을 요구 한다.
전기 전형에서 떨어진 학생은 후기 전형에 응시하는데, 이때도 1~2과목 시험을 치르거나 소논문 또는 면접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구 제국대학처럼 선호도 높은 대학은 전기 시험만 실시해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 이렇게 국·공립대학은 센터 시험의 결과와 대학 자체 시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발한다.
사립대학은 센터 시험 응시가 의무적이지 않으며 대학별 개별 시험만 응시하면 된다.
이과는 영어·수학·과학, 문과는 영어·국어·사회를 본다. 국·공립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이 치러야 하는 센터 시험 7과목과 대학별 시험을 감안하면 사립대학의 시험은 학습량과 학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국·공립대학에 대한 부담 때문에 처음부터 사립대학 준비에만 집중하는 학생들도 상당해 경쟁이 심한 편이다.
시험 방식도 차이가 있다. 국·공립대학은 꼭 그 대학에 가서 시험을 봐야 한다. 이를 일본에서는 ‘원정 수험’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립대학의 경우 각 지방마다 별도로 대학 시험장을 준비하기에 멀리 있는 대학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일본은 북해도대는 수의학부, 도쿄대는 법학부, 교토대는 이학부 등 각 국·공립대학마다 강점 있는 분야가 뚜렷하다. 따라서 수도권에 집중되거나 특정 대학에 몰리는 현상이 한국보다는 덜한 편이다.


학생의 다양성 평가하는 AO제
AO제란 ‘Admissions Office(대학입학사정관)’의 약자로, 학력 시험 중심이 아닌 고교 내신이나 소논문, 면접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입시 제도다. 즉 학력, 적성, 열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수시와 비슷한 AO제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일본 내 대학 입학자 60만8천78명 중 26만4천490명이 이 제도로 입학했다. 현재 AO제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비율은 43%인데, 앞으로 5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기초학력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현대사회를 반영한 입시 제도이며, 학생의 다양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공립대학뿐만 아니라 사립대학에서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경력, 능력, 자질, 개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또한 입학 후의 성적도 다른 방식으로 입학한 학생보다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센터 시험과 같은 학력 시험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이용해, 소논문과 면접 등의 훈련에만 집중하는 학생이 증가하면서 기초학력 저하로 대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구 제국 대학 등 선호도가 높은 대학은 AO제에서도 센터 시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1. 센터 시험장 모습. 우리나라의 수능 시험장을 방불케 한다.
2. 오사카대의 합격통지서와 입학서류. 등록금 납부부터 서류 제출까지 기일 내에 해야 할 일이 많다.
3. 일본의 국립대학은 대학 게시판에 합격자의 수험번호를 게시하는 방식을 여전히 사용한다. 물론 인터넷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4. AO제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이 자기소개서에 관한 수업을 받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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