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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 서울 한대부고 외투 기부 행사

입지 않는 겨울 외투, 이웃에게 양보하세요

취재 황혜민 기자 hyemin@naeil.com
사진 이의종





서울 한대부고의 축제인 ‘초록제’가 한창이던 지난 25일, 운동장 한편에 한대부고의 국제난민지원연구반 학생이 외투 기부 행사를 위해 모였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행사 홍보를 위해 포스터를 직접 제작하고, 아침 일찍 등교해 교문에서 친구들에게 행사를 소개한 주인공이에요. 중간고사가 끝난 지 2주가 채 되지 않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에 충실한 결과, 겨울 외투를 약 70벌 모을 수 있었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나라에서 온 사람에게 각 계절에 맞는 옷을 챙기는 건 아마도 가장 번거롭고 난감할 일일 테죠. 특히 시베리아 기단이 몰고 오는 맹렬한 강추위를 버티려면 든든한 겨울옷은 필수이지만 이런 기온 변화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가격부터 부담스러울 테고요. 내일신문과 사단법인 밥일꿈이 주최하는 외국인 이웃을 위한 외투 나눔 프로젝트 ‘어서 와 겨울은 처음이지’는 올해 특별히 한대부고와 함께 행사를 진행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번 행사의 담당 교사에 따르면 부피가 큰 겨울옷을 모으다 보니 옷을 넣을 커다란 가방이 학교 복도에 가득한 바람에 오히려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더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옷이 많이 모이지 않아 모두가 고민할 때 커다란 여행 가방에 외투 12벌을 꽉 채워 나타난 학생은 모두의 환호를 받기도 했고요.

모든 게 순조롭지만은 않았어요. 행사 전날 국제난민지원연구반의 몇몇 학생이 행사 부스를 준비하고 준비물을 살 동아리 지원금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다행히 돈은 경찰서를 통해 고스란히 돌아왔고 무사히 행사 준비를 마칠 수 있었어요.

한대부고 2학년 구시현 학생은 “그동안 입지 않은 외투를 그냥 버리려고 했는데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난민 지원 방법을 모색하는 국제난민지원연구반

한대부고의 국제난민지원연구반은 학생이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동아리입니다. 학생이 직접 강연자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하고 ‘난민의 날’을 알리기 위한 포스터도 제작합니다. 회장을 맡고 있는 한대부고 2학년 백다연 학생은 “국제난민지원연구반은 난민을 깊이 이해하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라고 자랑했어요.

특히 비영리 단체 ‘리홉’의 서지은 팀장을 초청해 진행했던 강연이 기억에 남았다고요. 추상적으로 이해했던 ‘돕는다’는 말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난민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이들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고 덧붙였어요.

동아리의 부회장인 한대부고 2학년 천유경 학생은 튀르키예 구호 봉사를 다녀온 대학생을 초청해 소감을 들었던 시간이 특별했다고 합니다. 구호 활동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들으면서 난민 지원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수 있었다고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아마 ‘연결’과 동의어가 아닐까요?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이 전달되어 아낌없이 쓰일 수 있도록 온기를 나누는 거죠. 그 어려운 일을 한대부고 국제난민지원연구반의 여러 학생이 해냈습니다. 입지 않은 외투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영향력, 엄청나죠?



/MINI INTERVIEW/


나도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니!


백다연
한대부고 2학년 국제난민지원연구반 회장


“평소 타인을 돕는 의미 있는 봉사 활동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겨울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매우 기뻤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하며 큰 보람을 느꼈고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봉사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어요.”



기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



천유경
한대부고 2학년 국제난민지원연구반 부회장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작은 행동이 모여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따뜻한 외투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했고 물품을 재사용하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어 의미 있었습니다.
기부는 단순히 물건을 나누는 일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있다면 주저 없이 참여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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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4년 11월 06일 11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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