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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2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메타버스 타고 역사 방 탈출 게임 속으로

취재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
도움말·자료 김동은 교사(서울 번동중학교)



한국엔 독립군, 프랑스엔 레지스탕스

최근 둘로 쪼개진 광복절과 독도 지우기 논란 등으로 가뜩이나 더운 여름, 울화통이 터지는 날이 많았는데요. 1년 중 가장 덥다는 ‘중복’,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아주 특별한 역사 수업이 펼쳐져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국과 프랑스 학생이 교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독립 정신을 되새기는 메타버스 역사 방 탈출 게임에 참여한 건데요. 그 현장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지난 7월 21일, 프랑스 친구를 기다리는 서울 번동중 학생의 표정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찼습니다. 코로나로 뚝 끊긴 국제 교류 수업이 다시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기다리던 프랑스 클레몽페랑 한글학교 학생이 강당에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환영의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프랑스어를 아예 몰라 수업 전에 걱정이 많았다는 2학년 김제야 학생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표정과 몸짓, 웃음을 통해 대화가 이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케이팝 이야기로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요. 국적은 달라도 또래끼리는 통하는 게 있나 봅니다.




역사 통찰력과 협력으로 방 탈출 성공

이제는 우리가 역사 여행을 떠날 시간! 1940~1945년은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인 한국광복군(K.I.A)이 활동했던 시기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독일 나치의 지배에 맞서 레지스탕스가 활동했던 시기이기도 하죠.
강당에 모인 40명의 학생은 교실로 이동해 두 나라의 독립운동사를 간단하게 배우고 본격적인 게임에 나섰습니다. 모두 5개 모둠으로 나뉘어 타임머신, 아니 메타버스 교육용 게임 플랫폼에 접속해 QR코드부터 추론 문제까지 단계별 공략에 돌입했죠.

선생님이 물건마다 꽁꽁 숨겨둔 QR코드 문제는 모든 모둠이 15분 만에 해결할 만큼 진도가 쑥쑥 나갔지만, 2단계인 추론 문제에서 살짝 제동이 걸렸습니다. 역사에 대한 통찰력과 사고력에 게임에 대한 이해력까지 갖춰야 풀리는 문제였거든요.

협력의 힘은 놀라웠습니다. 제한 시간 안에 모든 모둠이 방 탈출에 성공했거든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해 제자리에서 펄쩍 뛰는 학생도 있었고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성을 지른 학생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은 승리의 브이 포즈로 기념사진 찰칵!

뜻깊은 역사 수업은 하루로 끝났지만 여운은 길었습니다. 기획부터 교육, 메타버스 게임 문제 제작까지 1인 다역을 도맡은 서울 번동중의 김동은 쌤은 “1886년 조선-프랑스 수호통상조약부터 1940~1945년 한국과 프랑스의 독립운동, 오늘날의 정상 회담까지 양국 학생이 역사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이자 더 나은 미래 설계를 위한 나침반인 만큼 이번 수업을 계기로 학생 눈높이에 맞춘 역사 교육이 확대되기를 희망합니다.



/Mini Interview/

“생생한 역사 수업으로 독립 의미 되새겼어요”


2학년 김제야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프랑스에도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프랑스 학생과 그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어요.”


2학년 이세아

“프랑스 학생과 대화를 나누면서 언어나 문화가 달라도 서로에 대한 존중만 있다면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해서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짜릿함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3학년 이예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프랑스 학생과 함께 하니 뜻깊고 새로웠어요. 아픈 역사를 간직한 나라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다른 나라가 더 가깝게 다가왔어요. 동시에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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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4년 09월 04일 1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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