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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실천! ‘쉬운 우리말’

1101호에 소개됐던 ‘유쾌발랄 우리학교_도전! 쉬운 우리말’ 편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서울 원묵고와 중화고 태릉고 배재고 대원여고 등 5개 학교의 신문 동아리 학생 50여 명이 의기투합해 ‘언어는 배려다’를 주제로 신문을 제작한다는 예고편을 담은 기사였습니다.
그때 (그 누구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우리 학생들은 9월 출고를 약속하고 방학 동안 모든 시간을 쏟아부어 결국 아름다운 결과물인 ‘진짜 신문’을 손에 들고 만세를 불렀는데요. 세상에나~ 원묵고와 태릉고의 멋진 친구들이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실천”이라며 ‘쉬운 우리말 쓰기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지 뭡니까! 그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취재 김한나 ybbnni@naeil.com



#1. 어려운 공공언어, 바꿔요 우리~ (feat. 원묵고)

경찰서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는 매우, 몹시, 엄청난 기관이죠. 하지만 경찰서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한 번 들어보실래요? ‘손괴’ ‘시정’ ‘위계’ ‘제반 규정’ ‘영치’ ‘잔형’… 어떤가요? 너무 어렵지 않나요? 이번엔 국민 생명 지킴이 소방서로 출동! ‘취명’ ‘피스톨관창’ ‘융점’ ‘비점’ ‘손괴’… 여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원묵고 기자단은 “관공서의 어려운 용어 사용은 많은 이들의 불편을 초래한다. 말을 이해하지 못해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거나 복지 혜택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주장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학생들은 두 기관을 찾아 업무 중인 분들을 모아모아서 앞서 거론한 어려운 말들을 쫙~ 나열한 뒤 “이런 용어들은 일반인들에겐 외계어예요”를 외치며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해요. 이후 시민의 지킴이들답게 모두가 격하게 공감하며 고쳐나가겠다고 하셨다니, 장하다 원묵고의 용사들이여!





#2. 어려운 말 때문에 도서관을 못 간다고?! (feat. 태릉고)

‘상호대차’ ‘개가제’ ‘폐가제’ ‘복본도서’ ‘배가’. 이 5개 단어의 뜻을 모두 알고 계시는 분~ 손! 혹시 있으심 멀리서나마 물개박수 쳐드림. 암호문으로나 어울릴 듯한 이 용어들은 바로 도서관에서 쓰이고 있는 공공언어입니다.

이보다 더 난도 높은 용어도 있는데요. ‘댄스 ETC’ ‘살스테이션’을 어르신들이 주로 방문하는 체육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다니. 오~ 놀라워라!

이 같은 문제점, 즉 교육기관에서 사용되는 어려운 어휘로 학습권이 침해받는 사례를 기사로 작성한 태릉고 학생들은 학교 근처에 위치한 구립정보도서관과 체육센터를 찾아 쉬운 우리말 쓰기의 필요성을 ‘강하게’ 홍보했습니다. 특히 기관별로 시민들이 어렵게 인식하는 용어를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뒤 이를 쉬운 말로 바꾼 홍보물을 제작 배포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해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미래의 주역, 나와 친구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태릉고 1학년 전 학생을 대상으로 ‘언어는 배려다’ 신문을 배포하며 쉬운 우리말 쓰기의 중요성을 외치는 캠페인도 벌였다지 뭡니까.

더 훌륭한 건 호락호락하게 설명을 듣지 않을 친구들의 특성까지 파악해 ‘당근과 채찍’ 기법을 사용했다는 건데요. 신문과 함께 예쁜 문구를 붙여 배포한 간식이 폭발적 반향을 일으켰다고 하네요. 학생들이 신문을 읽으며 ‘쉬운 우리말을 쓰는 건 참으로 달콤한 일이구나~’ 했다나요? (믿거나 말거나, 급 마무리)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건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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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나 ybbnni@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3년 12월 06일 1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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