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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94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검색 너머 사색! 갤러리에서 만난 수학

취재 정은아 기자 galax@naeil.com
사진·도움말 김창규 교감 선생님(서울 동작고등학교)·김선우 학생·이다인 학생





중간고사가 끝난 5월, 경기 양평 ‘이재효 갤러리’에 학생들이 북적였습니다. 작품 앞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혹은 홀로 작품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하며 무엇인가 적고 있었죠. 그런데 어라? 나무, 나뭇잎, 돌로 만들어진 작품들 앞에 선 학생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각종 수학 공식이네요. 어찌된 일인지 서울 동작고 김창규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중간고사를 마친 학생들이 학업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도록 기획한 ‘수학 캠프’입니다. 교외에서 자유롭게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동시에 예술품에 숨어 있는 ‘수학’을 발견하는 재미를 경험해보길 바랐습니다. 예술도 수학도 새롭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검색 너머 사색으로, 미술과 수학과의 인문학적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기획했죠. 학생들도 관심이 갔는지, 40명 정원에 120명이 지원해 결국 처음 계획의 두 배인 80명이 캠프를 떠나게 됐습니다.”

이재효 갤러리에 방문한 것은 의도적이었습니다. 자연물로 만들어진, 제목 없는 작품들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했죠. 안 그래도 낯선 갤러리, 제목조차 없는 작품에 학생들은 어색해했습니다. 습관적으로 제목을 검색하려다, 이내 멈추고 사색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작품에 담긴 수학적 요소를 조용히 탐구해보았다네요.




어느덧 해가 저물고, 학생들은 인근 ‘금왕리 벗고개’를 찾아 잠시 몸을 뉘였습니다. 도심에선 볼 수 없었던 별이 가득한 밤하늘은 놀랍도록 아름다웠죠. 그래서였을까요?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시리우스 별의 온도로 에너지를 구하는 문제에 빠져 있었다네요.

교감 선생님은 이런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셨다고 해요.

“요즘 사람들은 내일 날씨가 궁금하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검색합니다. 하지만 옛날엔 새가 낮게 날고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며 스스로 생각했죠. 요즘 아이들에게 스스로 마음껏 생각해볼 시간을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번 캠프를 통해 수학이 예술과도 융합된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합니다. 새로운 사실을 깨달으며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을 보니 뿌듯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이 같은 행사를 더 기획해볼까 합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건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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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아 기자 galax@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3년 05월 31일 10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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