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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78호

소(笑)·심(心)한 일상 톡톡

다꾸 VS 학습 계획표

취재·사진 김기선 리포터 quokka@naeil.com



자꾸 해보고 싶은 소소한 꾸밈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4주 차인 딸아이는 동네 문방구 쇼핑으로 오늘도 분주하네요.

“엄마, 오늘 학원 끝나고 ‘다있소’에 다녀올 거야.”
“어제 친구들이랑 문방구에서 쇼핑했잖아!”
“한 개만 살게. ㅋㅋ”
“용돈 다 떨어졌다면서 다꾸템 살 돈은 아직 남았어?”
“펭귄 떡메(접착 메모지)가 너무 귀여워서.”
“떡메랑 포스트잇이랑 뭐가 다른데? 그냥 쓰면 안 될까?”

엄마 눈치 보느라 다꾸 용품들을 맘껏 살 수 없다고 투덜대지만 육공 다이어리부터 인스(인쇄 스티커)까지 쟁여둔 ‘다꾸템’들이 넘쳐나고 있어요. 매일 해야 제맛인 다이어리 꾸미기는 이제 아이의 잠자리 루틴이 되었죠. 아이 책상 위에 놓인 화려한 색상의 ‘다있소’ 마스킹테이프를 보니, 제 무채색 마스킹테이프가 떠올랐어요. 늘 가방 한편에 두었다가 그림이나 사진을 방문에 붙이거나 필요할 때 꺼내 원하는 길이만큼 쭉쭉 찢어 썼거든요. 떼어냈을 때 자국이 남지 않아 지금도 살림 필수 아이템이에요. 손닿는 곳마다 보관하고 있죠.

한껏 멋을 낸 아이의 다이어리를 보니, 여행 가서 만들었던 여행일지가 생각나 보여줬어요. 낯선 곳에서 받은 전시 팸플릿, 포스터, 박물관 입장권, 대중교통 충전 카드 등 추억이 담긴 용품들로 꾸민 엄마의 여행일지를 흥미롭게 살펴보더니 아이는 “친구가 생일 선물로 준 문구용품이랑 내가 직접 그린 캐릭터로 다이어리를 꾸며봐야겠어! 기념도 되고 더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아”라고 하더군요.

순간 아이에게 보여주길 잘한 것 같아 뿌듯했어요. ㅎㅎ




학습 계획표? 학습량보다 습관!


“방학한 지 얼마나 됐지?”
“이제 보름 됐네.”
“어때? 겨울방학 학습 계획표대로 잘 실행하고 있어?”
“음~~, 할게.”

방학 한 달 전부터 계획표를 어떻게 만들지 들뜬 마음으로 거창한 계획을 세우더니, 꿈속에서 한 이야기인가요? 막상 방학이 시작되니 흐지부지되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났어요.

“중학교 때 자기 주도 학습이 훈련돼야 하고 자기 주도는….”

갑자기 잔소리가 슬슬 고개를 드네요. 체계적인 학습 계획표를 작성해서 꾸준히 실천하는 습관이 중요한데….
일단 따뜻한 캐모마일 차를 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어봤어요.
아직 계획표를 세워본 경험이 없을 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의 방학 일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계획표는 특별한 양식이 없단다. 알아보기 편하면 충분해! 참, 공부 계획표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가 아니다. 보여주기식 계획표는 안 만드느니만 못해~ 계획표를 만들기 전에 방학 때 어떤 학습을 할지 정리한 것을 보고 요일별로 먼저 해야 할 과목과 분량을 적어보자.”

ㅎㅎ 마음을 안정시켜준다는 캐모마일 차의 효과가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여유를 찾은 엄마를 보더니 아이가 갑자기 속마음을 털어놨어요.

“엄마, 사실 계획표를 짰는데 다 실천하지 못하니까 찝찝해서 며칠 하다 말게 된 거 같아.”

아이와의 대화 끝에 목표 학습량을 확 줄여서 양보다는 꾸준한 습관 만들기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예비 중2의 고민을 듣고 있으니 즐겁기만 한 방학은 언제였던가 그립기만 하네요.





매일 비슷해한 일상 속 특별한 날이 있죠. 학생,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담는 코너입니다. 재밌거나 의미 있어 공유하고 싶은 사연 혹은 마음 터놓고 나누고 싶은 고민까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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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 TALK_ 소(笑)‧심(心)한 일상 톡톡 (2023년 02월 01일 10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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