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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76호

소(笑)·심(心)한 일상 톡톡

잘 세워야 할(?) 방학 계획

취재·사진 김기선 리포터 quokka@naeil.com



방학과 함께 시작된 ‘돌밥돌밥’





아이가 갑자기 춤을 추며 말합니다.

“엄마 다음주 수요일 방학이야. 너무 좋아. ㅋㅋ”
“뭐! 벌써 방학이라고?”
“응, 단축수업 시작했어. 이제 학교 일찍 끝나!”

아이의 말을 듣고 있으니 어느새 어깨가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 점심 먹고 돌아서면 간식, 간식 먹고 돌아서면 저녁, 저녁 먹고 돌아서면 야식! 앗, 이제 본격적인 ‘돌밥돌밥’이 시작되는구나 싶어서요.

마트에서 장을 잔뜩 봐도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 식재료는 새벽 배송으로 채우고 있어요. 삼시세끼에 간식까지 준비하려면 집 근처 마늘빵집, 꼬마김밥집, 버거왕, 1+1 피자집, 정육점, 반찬 가게들을 돌아가며 다녀와야 해요. 솥뚜껑 운전 20년이 넘어가니 ‘밥하고 싶지 않은 날’이 꼬박꼬박 너무 자주 찾아와 기나긴 겨울방학이 달갑지만은 않아요.

가족들에게 미안한 어미 속도 모르고 아이는 “엄마, 내가 오늘 떡볶이랑 꼬마김밥 먹고 싶은지 어떻게 알았어? 역시 엄마 센스는 알아줘야 돼~”라고 말하네요.

너무 행복해하는 아이를 보면 ‘그래 집밥이 다가 아니야~ 기분 좋고 맛있으면 됐지’ 싶다가도 한 달 100만 원이 훌쩍 넘는 후덜덜한 식비를 생각하면 후회가 밀려오기도 해요.

‘묶음 과자는 조금 덜 살 걸…. 배달 떡볶이집 고르고 주문할 시간에 1시간 푹 삶아 영양 삼계탕 만들 걸….’ 매달 날아오는 카드 명세서는 월말 성적표 받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오답 노트를 작성해봐야 할까요? 하하



공부 계획 vs 놀 계획



“방학 때 늦잠 자고 싶어! 친구들이랑 놀이공원은 무조건 한 번은 가기로 했어.”

기나긴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낼 거냐는 물음에 아이는 놀 궁리만 얘기하더군요. 그동안은 공부보다는 여행을 자주 데리고 다녔어요. 낯선 도시에서 불시에 버스커가 되기도 하고, 초행길에 만난 사람들과 허물없이 대화도 잘했어요. 여행 중에 알게 된 사람과 1년 뒤에 다른 여행지에서 또 만나는 기막힌 추억도 쌓았죠. 둘째가 벌써 예비 중2라니. 마냥 발랄하게 웃고 먹고 자고 재롱 떨기 바쁜 귀염둥이인데 말이죠.

“엄마, 우리 반에 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어.”
“그래? 혹시 너도 하고 싶니?”
“재밌을 거 같기는 해. 나도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럼, 이번 겨울방학 동안 놀 계획과 공부 계획을 같이 세워보면 어떨까?”

또래 친구들의 학습 계획을 알아볼 겸 온라인 교육 카페에 들어가봤어요. 방학 계획을 고민 중인 중딩맘들의 글이 가득하더군요. 지금 선행은 어디까지 했는데 방학 동안 부족한 부분을 더 학습할지 아니면 더 앞선 선행을 할지, 과학은 인강을 활용해도 될지 등 학년이 앞선 선배맘들의 답글을 기다리는 질문들이 많았어요.

또래 친구들의 학습 계획을 읽다 보니 어느새 긴장되어서 얼른 온라인 카페를 빠져나왔어요. 학습 계획도 좋고, 놀 궁리도 좋지만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죠! 요즘 독감에 코로나에 아이들이 많이 아프다고 하네요. 거창한 계획도 좋지만 일단 감기부터 조심해야겠어요.





매일 비슷해한 일상 속 특별한 날이 있죠. 학생,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담는 코너입니다. 재밌거나 의미 있어 공유하고 싶은 사연 혹은 마음 터놓고 나누고 싶은 고민까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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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 TALK_ 소(笑)‧심(心)한 일상 톡톡 (2023년 01월 11일 10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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