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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54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교과서 궁금하니? 드루와 드루와~

취재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도움말·사진 이재우 교사(경기 호매실고등학교)








학생들이 과목 선택을 앞두고 자신이 배울 교과서를 미리 볼 수 있다면 좋겠죠. 대충 느낌으로(?) 알고 있다가 선택한 과목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 흥미를 잃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학생들의 이런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모든 학교에 교과서 전시회가 권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하루 날 잡고 후다닥 둘러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과목 선택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지금! 경기 호매실고에서 뜻깊은 전시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기왕 하는 거, 아이들 눈높이에서 직접 기획하게 하면 취지를 더 잘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교과서 전시회 기획을 앞두고 고심하던 호매실고 이재우 쌤은 문득 ‘학생 주도 프로젝트’가 떠올랐는데요. 아이들이 교과서 홍보대사가 되어 친구들에게 앞으로 배울 과목들을 설명하는 거죠.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이유는 간단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저 역시 아이들은 뭐든 머리를 맞댈 때 시너지가 생긴다는 것을 오랜만에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재우 쌤은 ‘교육과정 리더’라는 이름으로 대표 학생들을 선발했습니다. 그리고 기획팀, 홍보팀, 교과서 설명팀 등으로 팀을 나눠 선발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도록 했지요.

“저는 아이들을 지원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는 정도의 역할을 했어요. 한 달가량의 준비 끝에 총 5일간의 전시회를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게 할까?’였습니다. 여기에도 아이들의 아이디어가 번뜩였는데요. 전시회 참석 후 돌아갈 때 간식을 나눠주는 것이죠. 이 제안을 처음 들었을 때 이재우 쌤은 반대했다고 합니다. “간식 먹으려고 참여하는 건 아니지 않니?” 하지만 “놉놉. 이거 무조건 됩니다~”라고 했던 아이들. 결국 간식 아이디어가 채택됐는데요. 선생님의 우려와 달리 오로지(?) 간식을 위해 왔던 학생들도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한 번쯤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된 거죠.

“간식이 효과가 좋았던 거 같아요. 기대 이상으로 굉장히 많은 아이들이 왔고, 5일 중 3일 이상 참여도가 정말 높았어요. 역시 아이들을 믿고 간 게 좋은 효과를 본 것 아닌가 싶었죠.”

전시회를 둘러본 학생들에게도 좋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교과서 설명팀에게 이것저것 질문하며 “내가 생각했던 거랑 다른 내용이네?”라며 놀라는 아이들도 있었죠. 예체능 전공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효율적인 과목 선택을 위한 유익한 시간이 됐습니다.

“코로나로 2년간 아무것도 못했던 학생들이 스스로 행사를 기획하고 많은 친구들을 만나니 얼마나 신났을까요? 처음에는 우왕좌왕했지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도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알찬 전시회를 구상 중이라면 아이들에게 맡겨보는 건 어떨까요? 학생들의 역량도 강화되고, 무엇보다 결과가 좋잖아요!”

이재우 쌤은 내년에도 학생들의 기획력을 더 끌어내보고 싶다고 했는데요. 거듭 발전할 호매실고 교과서 전시회가 기대됩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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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07월 20일 10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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