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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호

토닥토닥 Talk Zone 토·톡·존

학업 스트레스 완전 극복 꿀팁

자녀의 학업 스트레스, 어떻게 풀어주시나요? 중·고교생들은 시험 압박과 넘치는 과제, 선행, 학업 경쟁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겪는데요. 자녀의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인지하고, 적절하게 대처해 타파한 학부모들의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취재 박선영 리포터 hena20@naeil.com



엄마, 나랑 ‘코노’ 갈래?

딸이 외고 준비에 사춘기까지 맞물리면서 얼마나 날을 세우던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어요. 그런데 그날이 오고야 말았죠. 제 잔소리에 발끈한 딸아이가 갑자기 화를 분출했어요. 저도 순간 화가 났지만 일단 후퇴하고, 안방에 들어가 열을 삭히고 있었는데요. 황당한 딸아이의 제안. “엄마, 나랑 코노(코인 노래방) 갈래?” 눈만 껌뻑이다 거절하기 그래서 못미더운 마음으로 일단 아이를 따라나섰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 우리 모녀 최애 곡들을 얼마나 목청이 터져라 불렀는지 몰라요. 스트레스를 팡팡 날리고 올 수 있었죠. 그날 이후론 가끔 딸에게 제가 먼저 말해요. “딸, 엄마랑 코노 갈래?”



어느 날 찾아온 불청객, 빈뇨

독서실에 다녀온 예비 고1 아이가 “요즘 소변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가게 돼요” 라고 털어놓아 비상이 걸렸어요. 순간, 학원의 도움 없이 외롭게 혼자 공부하는 아이의 스트레스가 느껴졌죠. 아이와 얘기한 후 당분간 충전하는 데 ‘올인’하기로 했고, 평소에 가고 싶어 했던 대형 서점을 찾았어요. 그 소소한 일상에도 활짝 핀 아이의 얼굴을 잊을 수 없네요. 내친김에 다음날 늦잠도 허락해주고, 예능 프로그램도 몰아 보면서 같이 배꼽 잡고 웃기도 했는데요. 재충전 덕분이었을까요? 그렇게 딱 3일 휴식을 취하고 나니까 아이의 빈뇨가 거짓말처럼 없어진 거예요. 지금은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신의 한 수’였던 밤바다

“엄마는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잖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잔소리 좀 그만해!”
고2 딸아이의 말에 정적이 흘렀어요. 저희는 서울 학군지에서 지내다 내신 성적을 위해 고1 때 수도권 전학을 감행했는데요. 전교 1등을 하며 생각보다 잘 적응한다 싶었는데 터지고야 만 거죠. 아이가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게 어려웠고, 중학교 친구들과도 교류가 끊겨 외로웠다고 하는데, 그동안 아이 혼자 겪었을 마음고생에 저도 눈물이 핑 돌더군요. 잠깐 고민하다 바람이나 쐬러 가자며 아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어요. 어리둥절해하는 아이를 차에 태우고 무작정 액셀을 밟았죠. 동해 밤바다로요. 도착해서 오랫동안 밤바다를 보면서 딸아이와 그동안 못했던 깊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올해 대학에 합격한 딸이 종종 말해요. 그날 바다로 갔던 건 ‘신의 한 수’였다고.



떠나요~ 제주로~

어느 날, 중학생 아이가 문장이 잘 읽히지 않아서 너무 불편하다고 말하더군요. 순간 놀라서 아이를 데리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는데, 의사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강박 사고’ 증상이라고 했어요. 몇 달간 약물을 복용하고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게 하라면서 여행을 권하더군요. 바로 학교에 체험신청서를 제출하고, 3박 4일간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어요. 맛있는 흑돼지도 먹고, 바다 위 패들보드에 누워 하늘도 보고, 바다 수영도 즐기고요. 지금은 다행히 약 없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 중이라 한시름 놨네요. 스트레스가 이렇게도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홍삼을 이긴 엄마표 라볶이!

고등학교 입학 후, 이른 기상 시간과 시험, 야간자율학습(야자)에 적응하느라 아이가 1년 동안 살도 빠지고 많이 피곤해했어요. 홍삼에 비타민도 챙겨줬지만 아이의 컨디션은 늘 좋지 않았죠. 제가 아이 입에 들어가는 먹을거리엔 엄격한 편인데요. 야자가 끝나고 지쳐 돌아온 아이를 보면서 그날만큼은 아이가 좋아하는 걸 같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늦은 밤에 엄마표 즉석 라볶이를 대령했죠. 아이가 얼마나 맛있게 ‘흡입’하던지요. 저도 덩달아 다이어트도 잊고 같이 즐겼어요. 다 먹고 난 뒤 아이가 그러더군요. 오랜만에 스트레스가 확 날아갈 정도로 맛있었다고요. 때론 홍삼보다 엄마표 요리가 보약이 되는구나 싶었어요!





‘토닥토닥 Talk Zone(토·톡·존)’은 학부모님들의 공간입니다. 입시 고민에 소소한 푸념, 깨알같은 일상 꿀팁까지 학부모님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는 학업 스트레스로 힘들었던 아이와의 극복기를 생각해봤습니다. <내일교육> 학부모님들의 보호구역! 토·톡·존이 언제나 응원합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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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Talk Zone [토·톡·존] (2024년 02월 21일 11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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