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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호

토닥토닥 Talk Zone 토·톡·존

머리 식히는 나만의 비법

공부에 지친 학생들, 쉴 때만큼은 눈도 쉬었으면 하는데 유튜브와 웹툰에 빠져 꼼짝하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아요. 다른 집 친구들은 무엇을 하며 쉴까요? 각자의 방법으로 머리를 식히는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



스트레스도 오븐 속으로~

10년째 수납 공간으로 쓰던 우리 집 오븐이 얼마 전부터 쉴 틈 없이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바로 딸아이가 제빵에 푹 빠졌기 때문인데요. 평소 틈만 나면 이불 속에서 유튜브 보는 게 일상이던 딸이 베이킹 영상을 보다가 “엄마, 우리 집 오븐 고장 난 거 아니지?”라고 묻더군요. 쿠키를 시작으로 소금빵, 고난도의 스노볼 쿠키, 베이비슈까지 직접 만들었어요. 게다가 맛도 웬만한 제과점 수준! 고2 올라가는 시점이라 주말에만 빵을 만드는 걸로 합의했어요. 이불 속에서 휴대전화 보는 시간이 줄어드니 공부 집중력이 좋아지는 건 물론, 식구들과의 대화도 늘었답니다. 그러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겠죠? ‘베이킹 여신’ 딸 덕분에 체중계 올라가기가 두려워요! 저와 남편 얼굴이 빵실빵실 변해갑니다. ^^



머리가 뜨거울 땐 윷놀이 한판!

저희 중3, 고3 남매는 종종 윷놀이를 합니다. “오빠, 나 오늘 학원에서 재시험 걸렸어. 기분 꽝이야, 윷놀이 어때?” 평소 소 닭 보듯 하는 사이가 이때만 되면 아주 돈독해져요. 담요 밖으로 윷가락이 나가면 아웃, 걸과 개의 판단은 기울기 20도, 말을 뒤로 한 칸 옮기는 백도, 소리내서 방귀 뀌면 ‘게임 비매너 벌칙’에 따라 순번 거르기 등 곳곳에 재미난 게임 요소가 많아요. 머리 식히자고 시작했던 윷놀이에서 딸아이가 지면 펑펑 울면서 “다시는 안 한다”고도 하지만 어김없이 또 합니다. 이제 대학생이 된 오빠가 동생을 위해 계속 윷놀이 파트너를 해줘야 할 것 같아요.




방 정리하면 머릿속도 정리돼요~

평소 아들 방은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수준으로 정리가 안 돼 있어요. 입은 옷부터 책상, 책장 할 것 없이 심각합니다. 잔소리를 하다 하다 포기하고 제가 치워주기를 여러 번. 치워놓으면 자기만의 질서가 있다는 궤변만 늘어놔요. 그러다가 중간·기말고사 한 달 전이면 영락없이 마음 잡고 몇 시간 동안 방 정리를 합니다. 마스크에 장갑까지 끼고요. “나는 이렇게 모았다가 극적으로 방을 치우면 도파민이 마구 생겨”라는데,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ㅠㅠ 늘 깨끗하면 좋으련만…. 방을 정리하면서 머릿속이 맑아진다니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아이돌 포스터 만들기

우리 딸은 한 번 들어온 돈은 나가는 법이 없는 짠순이예요. 그런 딸아이가 알뜰살뜰 모은 용돈으로 아이돌 앨범을 사더군요. 공부를 마치고 자기 전에 방에서 뭘 하나 싶어 들여다보니 앨범을 손으로 쫙~쫙~ 찢고 있더라고요. “돈 모아 산 앨범을 왜 죄다 찢어?”라고 놀라서 물어보니 “나만의 포스터를 만드는 중이야~ 가위를 쓰면 안 돼. 손으로 이렇게 찢어야 감성이 살아~”라고 말하네요. 앨범을 찢으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포스터 하나를 만들 때마다 너무 신난답니다. 예비 고1이라 학원 일정이 빡빡한 편이기에 안쓰럽기도 했는데 자투리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아이가 보기 좋습니다. 다만, 벌써 앨범을 여섯 개째 사고 있어요. 아무리 ‘내돈내산’이라지만 말려야 할까요?



무념무상 머릿속 정리 레고 조립

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우리 딸의 유일한 취미는 ‘레고 조립’이에요. 어렸을 때는 유난히 뛰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미대 입시를 준비하다 보니 아이가 과묵해지고 운동도 멀리하더군요. 그런데 요즘은 시간 날 때마다 레고를 조립해요. 미술 학원에서도 몇 시간씩 앉아 있다가 오는데 레고 조립한다고 꼼짝하지 않고 쪼그려 앉아 있는 모습이 조금 속상하기도 합니다. “레고 조립이 왜 좋아?”라고 물으니 “설명서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조립하는 쾌감이 끝내줘~”라고 말하네요.






‘토닥토닥 Talk Zone(토·톡·존)’은 학부모님들의 공간입니다. 입시 고민에 소소한 푸념, 깨알같은 일상 꿀팁까지 학부모님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는 공부로 뜨거워진 머리 식히는 방법을 들어봤습니다. <내일교육> 학부모님들의 보호구역! 토·톡·존이 언제나 응원합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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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Talk Zone [토·톡·존] (2024년 02월 28일 1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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