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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호

일상톡톡 | 토크

사춘기 아이와의 극한 줄다리기

사춘기 아이와의 하루하루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살얼음판의 연속이죠. 갑자기 몰려온 폭풍처럼, 때로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장맛비처럼 무섭게 퍼붓는 존재 ‘사춘기’. 사춘기 아이와의 팽팽한 줄다리기에 속앓이하는 학부모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취재 박선영 리포터 hena20@naeil.com



갱년기 VS 사춘기

제가 결혼을 늦게 해서 딸아이의 사춘기와 함께 갱년기라는 복병을 맞이했지요. 아이는 아이대로 감정이 초예민해지고, 저는 저대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 기복과 함께 몸이 너무 무겁고 피곤해지는 일상이 계속됐어요. 항상 저와 친구 같던 딸아이의 눈빛이 바뀌고, 대화를 거부하고, 방문을 닫게 되면서 제 갱년기 증상도 함께 심해지더군요. 사춘기는 기다리는 게 답이라고 하는데 너무 우울해져서 안 되겠더라고요. 어느 날 딸아이를 조용히 불러 말했습니다.

“딸, 너도 사춘기가 처음이라 힘든 거 아는데, 엄마도 갱년기라 너무 힘드네? 사실 갱년기랑 사춘기랑 붙으면 갱년기가 무조건 이겨. 엄마는 너랑 싸우고 싶지 않은데 협조 좀 해줄래?”

그 뒤 사춘기 딸아이는 최대한 저와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눈에 보일 정도로 조심하네요. 딸아이 사춘기보다 제 갱년기가 무서운 요즘입니다.



용돈 거부하고 뚜벅이 등교 선언!

저희 아들은 중학교 2학년에 들어서면서부터 고집이 엄청나게 강해지더군요. 반항기 가득한 눈빛은 기본이고 단답형 대꾸에,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일상이 계속됐죠. 계속 저와 부딪치며 고성이 오가던 어느 날, 이 녀석이 자존심이 긁혔는지 “진짜 짜증나. 앞으로 용돈 안 받을 거니까 그렇게 알아요”라고 반항을 하더군요. 용돈을 안 받으면 좋은 거 아니냐고요? 아뇨. 최근에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이사를 해서 기존에 다니던 중학교까지 아이가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당장 용돈을 안 받겠다는 건 그 거리를 걸어서 다니겠다는 선언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지금 저희 아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왕복 2시간 넘는 길을 등하교하고 있습니다. 매일 시커멓게 속이 타는 제 심정, 공감해주실 분 계신가요?




호칭 거부! ‘님’이라니!

아무리 사춘기라지만 사사건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에게 따박따박 말대답을 하는 딸. 벼르고 벼르다 혼을 좀 냈지요. 그런데 제 딸이 싸움의 방점을 찍더군요. “님이 먼저 잘못하셨잖아요!”라는 겁니다? ‘님? 님이라니!’ 제 귀를 의심했어요. 아이는 제게 엄마라는 호칭을 쓰는 게 자존심이 상해 ‘님’이라고 부른 거였죠. 정말 충격 그 자체! 그 사건 이후, 아이의 핸드폰과 화장품을 모조리 압수했어요. 아이는 얼마 뒤 제게 사과를 했지만, 아직도 저는 충격입니다. 딸아이의 입에서 나온 ‘님’이라는 단어가요.



방인지 쓰레기장인지~

저희 딸은 정말 사춘기의 직격탄을 맞았나 봅니다. 엄마와 대화를 거부하는 수준은 그나마 애교고, 딸의 방을 보고 있으면 너무 속이 뒤집혀요. 방바닥에는 본인이 입었던 옷들이 뒹구는 건 기본이고, 책상 위에는 먹다 버린 간식 쓰레기와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책들, ‘덕질’을 증명하는 아이돌 포토 카드까지 널브러져 있죠. 이게 보통 수준이면 참을 만할 텐데 정말 발을 디딜 틈이 없는 게 문제예요. 치워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요즘 쓰레기장 같은 딸아이의 방을 보고 있으면 너무 우울하고 화가 나요!




‘일상톡톡’은 학부모님들의 공간입니다. 학업에 도움되는 굿즈, 입시 고민에 대한 푸념, 깨알같은 일상 꿀팁까지 학부모님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내일교육> 학부모님들의 보호구역! 일상톡톡이 언제나 응원합니다!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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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 CHAT | 일상톡톡 (2024년 03월 13일 11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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