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생활&문화

1041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새 학기, 새로운 만남

취재 양지선 기자 jsyang@naeil.com






부모님께 가장 하고 싶지만, 왠지 쑥스러워 입이 떨어지지 않는 말. 아마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닐까요? 강원 정선고 김문섭 쌤이 학생들의 큐피드 역할을 자처해 학부모님께 감동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했다는데요~ 장소는 학기초 열린 학교 교육 설명회 현장이었습니다!

“평소 수업할 때 쓰던 ‘멘티미터’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아이들에게 미리 부모님께 전하고 싶은 말을 받았어요. 익명성이 보장돼서인지 전부 다 참여하더라고요. 하하. 역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왔네요.”

조금은 딱딱한 분위기 속에 시작된 설명회는 아이들의 메시지를 본 부모님들의 환한 미소로 분위기가 확 반전됐다고 해요. 그 와중에 “시험 망칠 것 같아요. 미안해요” “약혼자가 생겼어요ㅎㅎ”라는 깜짝 고백(!)도 눈에 띄네요.^^;;

“부모님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건 아이들의 속마음이에요. 하교하면 말도 안 하고 방문 ‘쾅’ 닫고 방에만 ‘콕’ 박혀 있다고 섭섭해하시고요. 이런 기회로 ‘우리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죠.”

문섭 쌤은 앞으로도 교사로서 아이들과 학부모님 사이에서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어요. 학교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도 함께 덧붙여서요.

아이들의 메시지를 본 학부모님들도 이런 답장을 남겼다고 하네요.

“사랑해.”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고마워, 좀만 더 힘내자!”





“왜 우리 학교에는 축구부가 없죠?” 한 여학생의 의문에서 시작된 이 질문으로 서울 숭의여고에 축구부 ‘FC숭의’가 탄생했습니다. 10명의 골 때리는(!) 소녀들을 모은 이 여학생은 다름 아닌 1학년 과학 중점반 학생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이었는지 숭의여고 정제원 창체부장쌤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자연계 학생들이 많아서 특히 화학실험, 물리실험 동아리가 인기가 많아요. 그런데 1학년 과학 중점반 학생이 찾아와서는 대뜸 축구부를 만들어달라고 하더라고요. 직접 게시판에 홍보 글을 올리고, 친구들도 섭외해서요. 여학생들에게는 축구가 생소할 텐데 용기가 가상하기도 하고, 선배도 없이 1학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동아리를 꾸린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4월 1일 대망의 첫 만남을 가진 FC숭의 선수들. 첫날에는 학생들이 직접 구단 엠블럼 디자인을 하고, 유니폼 티셔츠를 맞추기 위해 각자 사이즈도 쟀다고 해요. 제원 쌤은 활동을 쉬고 있는 축구선수 중 코치를 섭외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요즘엔 동아리도 입시와 연관 짓게 되는데, 사실 동아리의 본래 목적은 학생들이 심신을 단련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직접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어보고, 건강하게 체력을 키워나간 경험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정말 의미 있는 교육으로 남을 것 같아요.”
펜만 잡던 소녀들의 볼 좀 차는 모습, 기대되지 않나요? 앞으로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춰나갈 FC숭의 선수들의 멋진 활약 응원하겠습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일교육
  • 양지선 기자 jsyang@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04월 13일 1041호)

댓글 0

댓글쓰기
240318 숭실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