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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33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우리들의 해피엔딩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질풍노도의 시기. 전쟁도 막는 그들. 바로 중2입니다. 중2 24명의 담임으로 경기 효자중에서 1년을 보낸 박수민 선생님. 앳되고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지만 학생들에게는 걸리지 말아야 할(?) 학교 제1의 호랑이 쌤이셨다는데요. 그런 호랑이 쌤을 학생들이 펑펑 울렸다고 합니다. 수민 쌤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종례를 하러 갔더니, 창가에 검은 패딩이 다닥다닥 붙어 있더라고요. ‘뭐지?’ 하며 문을 열었는데 아이들이 케이크를 ‘짠’ 하고 내밀더라고요. 노래도 해주고요. 이미 감동받았는데 24명의 얼굴을 캐리커처로 그린 그림 한 장과, 제 얼굴 캐릭터가 그려진 롤링페이퍼까지 받고 울컥했어요. 아이들도 호랑이 쌤 아니고 울보 쌤이라며 울더군요. 하하.”

효자중은 경기 북부의 유일한 음악중점학교로 오케스트라 활동이 유명한데요. 지난해 12월 29일 2년 만에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연초 약속을 지키려 서로 노력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만든 기적이었죠. ‘칼퇴’ 없는 1년을 보낸 수민 쌤, 악기 한 번 다뤄보지 않았던 학생들도 결국 친구들과 근사한 연주회를 마친 2학년 8반. 좋은 기억만 갖고, 올해 힘차게 출발하길 바랄게요!





지난 1월 7일은 경기 광동고 2학년 3반에게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1년 가까이 함께한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의 마지막 날이었죠. 학생들은 특별한 이벤트를 꾸몄습니다. 바로 깜짝 파티! 케이크와 과자는 거들 뿐, 담임 송승훈 쌤께 마음을 표현한 롤링페이퍼를 전달하는 게 핵심이었죠. 쌤께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청했더니, ‘미화’ 방지를 위해 학생들에게 들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두 학생에게 바로 ‘콜!’했습니다.

“아쉬움이 컸어요. 아이들은 물론이고 선생님과도 친했거든요. 쌤은 특히 제가 학교에 마음을 잘 못 붙였는데 전화는 물론이고 집까지 찾아와 얘기를 들어주셨어요. 저랑 비슷한 다른 친구들에게도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구나 싶어서 쌤과 가까워졌죠. 공감도 잘해주셔서 대화하기 편했고 상담하며 조언도 많이 얻었고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깜짝 파티를 하자기에 같이 준비했죠. 선생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에 저도 감동했어요.” _김민성 학생

“선생님이 종업실 날 ‘점수에 연연하지 마라. 인생은 태도에서 결정된다.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은 언제고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또(!) 말씀하셨어요. 1년 내내 들었는데.(웃음), 이날은 달리 들렸죠. 쌤이 국어 담당이셨는데, 모든 수업과 수행평가가 독서와 연관됐어요. 학기초에 버거워서 이게 도움이 될까 의심도 했죠. 한데 국어 이론을 책이나 기사를 통해 스스로 고민하며 읽고 쓰고 말하며 수업 시간에 배운 것들이 학교 시험에 나오고, 모의고사를 풀 때도 유용하더라고요. 눈앞의 점수가 아닌 내 것인 실력·태도의 중요성을 체감해서인지 고개가 끄덕여졌죠.” _황혜민 학생



미화 없는(!) 학생들의 말에 쌤에 대한 진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모두에게 감동과 추억을 남겼을 종업식 현장은 승훈 쌤의 SNS에 기록됐습니다. 돌아오는 봄, 학생들은 고3이 되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강추위와 코로나도 막지 못한 사제 간의 뜨거운 추억이 입시를 넘어 그 후 삶, 생의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나아가는 힘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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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02월 09일 10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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