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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25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오늘도 ‘한 뼘’ 자랐습니다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feat. 간디고_‘리모를 찾아서’ 동아리 편)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간디고에서 올라온 따끈한 소식 하나 들려드립니다. 학교에서 ‘장애이해교육’이 실시된 날, 2학년 임채원 학생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전교생 앞에서 사람들에게 들린 채 무대에 입장하는 강연자의 모습은 꾸준히 교육받았던 ‘장애에 대한 이해’를 되돌아보게 만들었거든요.

“휠체어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턱을 마주했을 거다. 학교가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 데다 온통 돌계단으로 이뤄져 있으니까. 장애인 화장실도 구비돼 있지만 모순적이게도 이용하려면 또다시 문턱과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부끄러웠다. 잘못된 건 바꿔야 한다 배웠고 배운 바를 실천하기 위해 궁리하던 중 ‘안전한 학교 공모전’을 알게 됐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우수상을 받았다.”

채원 학생과 ‘도원결의’를 한 2학년 이여주, 3학년 황예은 학생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화장실은 모든 이가 마음 편히 누려야 할 권리다. 하지만 대부분 성인과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돼 있는 게 현실 아닌가. 문제를 직시하니 변화시키고 싶었다.” “안전에 대한 정의를 다양한 기준으로 바라보게 됐다. 배움이 삶으로 확장·연결됨을 경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공모전을 발판 삼아 8인이 모여 ‘리(다시 출발!)모(모두를 위한 학교)를 찾아서’를 결성했다고 하는데요, 학교와 쌤들도 적극적인 지지를 표했다고 합니다.

p.S. 이 모든 건 간디고 박종훈 쌤의 도움으로 작성했음을 밝힘.

“학생들이 주인공이 됐으면 합니다.” (쌤 빼고 담느라 무지 힘들었습니다. ㅠㅠ) 학생들 덕에 부끄러움에 대해 멈추지 않고 늘 고민할 수 있음에, 이런 학생들을 만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종훈 쌤. 이 감동 어쩔~









서연이가 누구냐고요? 비밀입니다. 음하하!

지난 10월 29일 서연고(맞습니다, 서연이) 2학년 학생들이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시와 친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는)라는 이 예쁜 문장의 주인공, 나태주 시인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는 제보를 듣고 출동해봤습니다. 강연회 전 학생들은 시인의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내면화하는 과정까지 마무리했다고 해요. 덕분에 시인과의 만남에서 각자 마음에 쏙 든 시를 낭독할 수 있었고, 엽서에 예쁘게 담은 시화 작품과 시인의 작품을 주제로 한 연극도 선보일 수 있었죠.

행사를 주최한 김미향 쌤은 “하이라이트는 눈물과 감동 그리고 격려와 위로가 가득했던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예상보다 두 배 이상 긴 시간 동안 진행됐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나태주 시인의 작품을 공부하며 궁금했던 시인의 삶과 작품, 그에 담긴 사연과 철학에 대해 물었으며 자신의 고민도 털어놓았다. 시인은 학생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성실하게, 10대의 눈높이에서 간간이 유머까지 담뿍 담아 답했으며 학생들의 진지한 태도와 질문 수준이 놀랍다고 거듭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시인님의 애창곡을 들려주세요!”라는 맹랑한(?) 요청도 있었는데요, 시인은 “강연회 와서 노래 부르기는 난생처음”이라며 (마치 준비한 듯) <매기의 추억>을 즉석에서 열창했다고 합니다. 그러곤 “서연고 학생들과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져 내가 오히려 위로와 에너지를 받았다”며 재차 감사를 표했다는 건 안 비밀.

2학년 대표로 시 낭독을 한 유은서 학생의 소감을 들어볼까요? “낭독을 마치고 엽서를 전달할 때 시인님이 따뜻한 손으로 제 손을 살포시 잡아주셔서 긴장했던 마음이 녹아내렸어요. 이날은 평생 잊지 못할거예요.” 암요~ 시인님도 ‘찌찌뽕’이실 겁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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