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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호

팩트체크_ 자연 계열 지원한다면 <확률과 통계> 안 배워도 된다?

2022 대입부터 선택형 수능 체계가 도입됐다. 수능 수학의 경우,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중 1과목을 선택하는데, 대다수 서울 주요 대학들은 정시 전형이나 수시 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으로 자연 계열은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을 명시하고 있다. 선택형 수능의 영향으로, 자연 계열 진로를 생각하는 학생들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과목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자연 계열 진로를 생각하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냐는 질문이 제법 올라오고 있다. <확률과 통계>, 자연 계열에서 소홀히 해도 되는 과목인지, 팩트를 체크했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김창재 교사(인천 하늘고등학교)·이치우 입시평가소장(비상교육)·방유리나 입학사정관(건국대학교 입학처)


Reader’s Question

자연 계열, 고교 교육과정에서 <확률과 통계> 꼭 선택해야 할까?

서울 주요 대학은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해야 정시에서 자연 계열에 지원할 수 있어요. 정시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인지, 학교에서도 자연 계열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겐 <확률과 통계>를 꼭 들으라고 하지 않아요. 입시 측면에서 보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한편으론 진짜 안 들어도 되나 걱정도 돼요. 인공지능이나 데이터 관련 신설 학과도 많은데, <확률과 통계>를 이수하지 않아도 정말 상관없을까요?
_강서영(47·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연 계열은 <확률과 통계> 안 배워도 된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2022 수능부터 수학 영역은 <미적분><기하> <확률과 통계> 중 선택해야 한다. 서울 주요 대학은 정시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설정한 수시 전형에서 자연 계열의 경우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해야 지원할 수 있다. 따라서 수능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해 정시 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한다면, 입시 측면에서 <확률과 통계>를 꼭 배워야 하는 건 아니다.

인천하늘고 김창재 교사는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이 부여되면서 집중하는 대입 전형이나 진로에 따라 과목 선택 폭이 달라졌다. 특히 <확률과 통계> 는 자연 계열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에겐 꼭 들어야 하는 과목이 아닌, 선택 과목 중 하나가 되는 분위기다. 만약 고3 때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가 같이 개설된다면, 자연 계열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은 <미적분>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두 과목을 다 선택하면 좋겠지만, <미적분>이 학습량이 많고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확률과 통계> 선택은 고민이 된다. 입시 관점에서 보면 전략적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경우라면, 전공과 관련 있는 과목을 좀 더 신경써야 한다. 자연 계열에서도 컴퓨터공학이나 소프트웨어학과, 통계학과 등 일부 모집 단위에서는 <확률과 통계>가 다른 수학 과목에 비해 직접적인 연관성이나 활용도가 크다.

선택형 수능과 별도로 대다수 대학의 자연 계열 논술 전형에서도 공통 과목인 <수학>부터 일반선택 과목인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미적분> 그리고 진로선택 과목인 <기하>까지 많은 수학 과목을 포함한다. 비상교육 이치우 입시평가소장은 “대학들이 논술 전형에서 정규 교육과정 내의 수학 과목을 전부 포함하는 것은 자연 계열 진학을 희망한다면 다양한 수학 과목을 이수하고 공부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지 않으면 고교 교육과정에서 굳이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종합 전형이나 논술 전형 등에서 <확률과 통계>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계열을 구분한 과목 선택이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라는 취지가 강하다. 따라서 입시 관점으로만 보더라도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대학은 일반선택 과목인 <확률과 통계> 이수 원해

<확률과 통계>는 ‘경우의 수’ ‘확률’ ‘통계’ 등 3개의 핵심 영역으로 구성된다. ‘경우의 수’영역에서는 원순열, 중복순열, 중복조합, 이항정리를, ‘확률’ 영역에서는 통계적 확률과 수학적 확률, 확률의 성질과 활용, 조건부확률을, ‘통계’ 영역에서는 확률변수와 확률분포, 이항분포, 정규분포, 통계적 추정을 다룬다. 특히 통계는 자료 수집과 정리, 결과를 분석하고 추정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으로,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미래 예측의 중요한 도구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건국대 입학처 방유리나 입학사정관은 “고교별로 교육과정 편성이 다양해 특정 과목을 꼭 들어야 한다거나 과목을 듣지 않았다고 해서 서류 평가에 불리하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대학은 교육과정 편성표나 학생부의 과목 이수자 수를 통해 고교 현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과목 선택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살펴보고 있다. 다만, 대학에서는 고교 교사 연수를 통해 일반선택 과목인 <확률과 통계>는 계열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이수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 건국대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입학 전 온라인 진단 평가를 하는데, 공과대학 중 컴퓨터공학부, 상허생명과학대학 축산식품생명공학과는 <미적분>과 함께 <확률과 통계> 시험을 치른다. 만약 시험에서 기준 점수에 도달하지 못하면 관련 기초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입시적인 관점으로만 선택 과목에 접근하기보다는 관심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관심을 두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확률과 통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학과는 통계학, 수학, 수리과학, 금융정보통계학, 정보통계학, 수학교육학, 경제학, 응용정보통계학, 빅데이터 등이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전공에서도 <확률과 통계>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교육부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학생 진로진학 연계 과목 선택 가이드북>에서도 <확률과 통계>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뿐만 아니라 경제·경영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 및 체육 분야 학습에 기초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본은 <확률과 통계>

대학은 산업 수요와 동향에 맞춰 새로운 학과를 신설한다. 2022학년 대학별 신설 학과들의 특징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 분야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융합 관련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올해 신설 학과로는 경희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컴퓨터학부 인공지능학과, 스마트팜과학과를 비롯해 국민대 인공지능학부와 미래모빌리티학과, 연세대 인공지능융합대학의 인공지능학과, 이화여대 AI융합학부 인공지능전공 등 다양하다.
인공지능 관련 학과는 기존의 컴퓨터공학과를 융합하거나 세분화한 학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학 알고리즘, 통계학 등의 토대 위에 인공지능 관련 최신 기술을 공부한다.

이 입시평가소장은 “사회 구조가 바뀌고 있다. 최근 신설된 학과들은 자연 계열에 속하지만, 사회과학적인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사회 변화를 통찰하는 능력,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학, 통계학을 학습할 수 있는 역량 등이 중요하다. 고교 교육과정의 수학 교과에서는 <확률과 통계>가 관련성이 높다. 입시에서의 계열 또는 과목 선택 유불리를 떠나 현대 사회에서 <확률과 통계>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영역임이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자연 계열, 교육과정에서 <확률과 통계> 선택 중요해져

서울대는 2024학년 대학 신입생 입학 전형 예고 사항에서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을 제시했다(표). 이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진로와 연계된 교과 과목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한 측면이 크다. 서울대가 발표한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은 핵심 권장 과목과 권장 과목으로 구분돼 있다. 학생이 희망하는 학과(부)에서 전공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목을 제시한 것이다. 모집 단위별 핵심 권장 과목은 학생이 희망하는 전공 분야의 학문적 기초 소양을 쌓을 수 있는 필수 연계 과목이며, 권장 과목은 모집 단위 수학을 위해 교육과정에서 배우기를 추천하는 과목이다. 서울대는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 이수 여부와 지원 자격은 무관하지만, 모집 단위별 권장 과목의 이수 여부는 수시 모집 서류 평가 및 정시 모집 교과 평가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 입시평가소장은 “그동안 서울대는 관심 있는 과목을 다양하게 선택해 들으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왔다. 2024학년 신입생 입학 전형 예고 사항에서 권장 과목을 명시한 것도 그런 의미라고 본다. 2025년부터 도입될 고교학점제를 염두에 둔 발표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대 지원을 염두에 둔다면 모집 단위별 핵심 권장 과목이나 권장 과목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도 “서울대가 발표한 2024학년 예고안을 보면 자연 계열 거의 모든 모집 단위에 <확률과 통계>가 권장 과목으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2024 대입을 치러야 하는 고1 학생들은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경우가 현재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교도 고2와 고3에 탄력적으로 분산 편성해 고3의 교육과정을 학업 부담을 줄이면서 <확률과 통계>를 공부하게 할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Mini INterview

“<확률과 통계>의 다양한 연계, 깜짝 놀랄걸요!”

이정원
서울시립대 공간정보공학과 4학년



Q. 공간정보공학과에서 <확률과 통계>를 배우나?

공간정보공학과는 주로 공간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현상에 대한 공간적 분포를 알기 위해서 통계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서울시 여성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시공간적으로 분석하고 싶을 때 공간적 밀도와 패턴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확률과 통계>의 개념이 사용되는 식이다. 따라서 공간정보공학과는 <확률과 통계>의 개념을 활용한 교과목이 많은 편이다. 공간정보 자료의 관측값으로부터 최적의 값을 구하는 <조정계산론>, 위성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공간정보 딥러닝>과 <사진측량학>, 공간 데이터를 분석하는 <공간분석론>과 <공간빅데이터마이닝> 등도 <확률과 통계>와 관련 있는 과목들이다.


Q. 공간정보공학 전공자로서 <확률과 통계>의 중요성을 설명한다면?

공간정보공학과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확률과 통계>가 매우 중요하다. 요즘 이슈인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을 이해하고 구현하기 위해서도 <확률과 통계>가 핵심이다. 빅데이터와 딥러닝, 머신러닝 모두 ‘통계학’과 프로그래밍의 결합으로 응용된 분야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자동차에서 쓰이는 센서가 얻은 데이터를 딥러닝을 통해 장애물과 사람을 구분하는 알고리즘으로 만들거나, 인공위성, 드론으로 얻은 이미지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활용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이미지 속 사물을 구별하고 인지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하기도 한다. 이처럼 공간정보공학과를 포함해 데이터를 다루는 모든 분야에서 <확률과 통계>는 중요한 과목이다.


Q. 요즘 다양한 전공에서 <확률과 통계>를 접목한다. 현대 사회에서 <확률과 통계>가중요한 이유를 꼽는다면?

현대 사회는 데이터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졌으며, 모든 기록이 전자화돼 있다. 교통카드 데이터도 하루에 2천만 건이 나오고,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시청 기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활용과 해석 측면에서 <확률과 통계>는 더 중요해지리라 예상한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고 프로그래밍은 <확률과 통계>의 논리적 사고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Q. 고교 교육과정에서 <확률과 통계> 선택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인문 계열 대학원생이 통계학과 관련해 계산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인문 계열에서도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인과관계를 증명할 때 통계학을 사용하며, 최근에는 그 활용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자연 계열에서 <확률과 통계>의 필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확률과 통계>의 개념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에 진학하면 <확률과 통계>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교과목이 막막할 수 있다. 물론 대학에 와서 <확률과 통계>의 기초부터 공부할 수도 있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비해 수업을 따라가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산업이 더 커질 텐데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통계학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과목에 대한 부담이 클 수는 있지만, 생각보다 겁먹을 과목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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