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영역 비문학 지문의 단골손님으로 해마다 수많은 수험생들을 울리고 있는 ‘경제와 금융’ 파트.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친숙해지지 않는 영역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경제, 금융은 중·고교 교과서에 실려 꾸준히 수업에서 만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왜 이토록 멀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다. 교과서를 다시 한 번 ‘제대로’ 보는 것이 경제와 금융을 정복하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수능 고난도 지문을 넘어 미래 안정적인 경제 생활을 위한 자산 관리까지 가능케 하는 경제와 금융, <통합사회> 교과서로 속속들이 파헤쳐보자.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참고 <통합사회를 잡아라> <자이스토리 통합사회> <1등급 만들기 통합사회>
덮은 교과서, 다시 봐야 하는 이유
‘오마하의 현인’ ‘자산 관리의 귀재’라 불리는 할아버지의 성함은? 워런 버핏! 딩동댕~ 버핏은 매년 점심식사 자선 경매를 진행하며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하지.
버핏과 점심 한 끼를 나누며 잠깐의 조언을 듣는 것이 전부인 이 이벤트의 낙찰 금액은 자그마치 267만 달러(약 30억 원)에 달해. (매년 더 비싸지고 있다니 원하면 빨리 신청해! hurry up!)
경매에 참여한 사람들이 버핏에게 듣고 싶은 핵심 내용은 ‘성공하는 자산 관리 철학과 행동지침’이라고 해.
엄훠나~ 우리가 중학교 <사회Ⅱ> 3단원 ‘경제 생활과 선택’, 고등학교 <통합사회> 5단원 ‘경제와 금융’에서 배운 것들이구먼! 오우, 30억 원 아꼈어.
인간은 평생에 걸쳐 소비 활동을 해. 하지만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제한돼 있지. 현재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10대의 평균 수명은 약 140세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어. 향후 70세까지 일을 해서 돈을 번다고 쳐도, 이후 70년은 벌어둔 돈을 운용해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야. 따라서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자산을 잘 관리해야만 하겠지. 너희의 행복을 위해(?) 수능에서 문제를 안 내려고 해도 안 낼 수가 없는 이유랄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 <통합사회> 교과서를 펼쳐보자.
<통합사회>, 용어를 알면 쉬워진다!
교과서 내용이 어렵게 느껴졌다면 ‘용어 해석 불가’인 경우가 커. 경제 금융을 이해하는 데 기본이 되는 핵심 용어를 몰라 교과 수업 시간에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했다면 관련 문제를 접했을 때 풀이가 쉽지 않았을 거야. 그럼 지금부터 핵심 용어를 좀 살펴볼까나?
경제와 금융 속 ‘자산 관리’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풍족한 삶을 영위하는 것은 모두의 소망이지. 하지만 평생 돈을 벌고 쓰는 과정은 불규칙하게 이뤄질 때가 많아. 안정적인 경제 생활을 오래도록 누리려면 소득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자산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 자신의 소득을 적절하게 배분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소비하고 저축하는 자세가 필요한 거지.
특히 요즘은 국경을 뛰어넘는 금융 거래가 증가하고 있고 위험성이 높은 금융 상품도 개발되고 있는 만큼, 금융 환경 변화에 발맞춰 자산을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관리하려면 이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
교과 개념 ‘현실 소환’
남준 애써서 번 돈을 모르는 사람이나 장소에 맡길 순 없지! 난 현금으로 금고에 넣어두는 게 가장 마음이 놓이더라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꺼내 쓸 수도 있고 말야. 은행에 예금하라고? 그러다 은행이 문을 닫기라도 하면 어째? 완전 낭패잖아~
석진 은행이 그렇게 쉽게 망하겠냐? 은행에 예금하고 이자를 받는 게 훨씬 이익이지! 정기 예금으로 일정 기간 자금을 맡겨두면 나중에 원금과 함께 이자도 받을 수 있다니까. 적금을 꾸준히 들어놓으면 어느새 목돈이 돼 있어 뿌듯함도 덤으로 느낄 수 있다네~
윤기 석진이 너, 보기보다 참 소박하구나. 그 적은 은행 이자에 뿌듯함을 느끼다니. 요즘은 기업이 경영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주식’이 대세야. 서점에 가봐~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주식 관련 책이 절반이야! 깨어 있는 영혼인 나는 일찌감치 눈여겨봐둔 기업에 투자해 주주가 됐지, 음하하하! 그중 한 기업은 이번에 경영 실적이 좋다며 배당금도 주더군. 또 주식 가치가 올랐을 때 팔면 시세 차익만큼 돈도 벌 수 있다니까.
호석 주식으로 웃는 자, 주식으로 울게 될지니. 주식 투자를 잘못했다가 눈물 콧물 쏙 뺐다는 이야기를 아직 못 들어보셨나? 회사 실적이 급 나빠지거나 하루아침에 망한다면? 에이, 그렇게 화내지 말고 들어봐~ 위태로운 회사에 투자하고 불안해하는 것보다 든든한 정부에서 발행한 채권을 사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어? 정부가 자금이 필요할 때 발행해 판매하고 대신 이자를 지급하는 게 채권이야. 경제 상황에 따라 채권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이익을 볼 수도 있으니, 채권 추천!
지민 얘들아, 그… 그만! 주식, 채권 다 너무 어렵다. 그리고 들어보니 주식이나 채권 모두 사회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거 같은데? 은행 이자는 너무 적고. 난 마음 편하게 펀드에 투자할래. 경제 상황과 주식·채권 시장을 잘 아는 펀드 매니저한테 부탁하면 알아서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을 나눠주니 아주 편하고 좋아~
태형 그러니까 너희들 말을 종합해보면 자산 관리의 3대 원칙은 ‘안전성, 수익성, 유동성’이라는 거네. 금고는 안정성을 택한 거고(과연 안전할까?), 은행은 안전성과 유동성은 높지만 수익성은 낮고, 주식과 채권은 안전성은 낮은 반면 수익성에 대한 기대는 높다 이거로구먼. 펀드는 전문가가 맡아주니 직접 투자보다 덜 위험하다는 거고. 뭐? 보험이나 연금도 있다고? 고령화 시대를 맞아 요즘 뜨고 있는 금융 상품이란 말이지? 이제 좀 이해가 가는군.
정국 오호~ 역시 사람은 배우고 봐야 한다니까~ 큭! 얘들아 그럼 난 이만 안녕한 내일을 위해 보험이랑 연금 신청하러 간다!
이 정도쯤은 웃으며 풀 수 있지? 답은 ① 유동성 ② 안전성 ③ 수익성이야. 만약 틀렸다면 음… 당황하지 말고 다시 앞 페이지를 찬찬히 읽어보자고!
(가)가 가리키는 건 뭐? 채권! 그럼 (나)는? 주식! 오 제법이야~ 채권은 원칙적으로 만기가 있는 상품이야. 주식은 예금자 보호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해. 기업의 경영 실적이 나쁘거나 파산할 경우 투자한 원금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지. 그러니까 이 문제의 해답은 ①ㄱ,ㄴ이 되겠군.
답은 ③! 오, 이제 척척박사네~ 맞아, 갑은 채권에 을은 예금에 병은 주식에 투자했어. 예금은 예금자 보호법 적용 대상이지. 병은 ‘대출금 이자 5% <주가상승률 10%’로 수익을 내긴 했지만 만약 주가가 하락했다면… 그만 말할게.
교과서로 시작해 문제 풀이까지 잘 끝냈다면 당당하게 부모님께 맛난 거 사달라고 말씀드려 봐. 지금 이 순간만큼은 먹을 자격이 충분해!
교과서는 학생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도 친해지지 않는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교과서의 재미를 알아가고,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서 파먹기’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나도 모르게 놓쳤거나, 어려워서 지나친 교과 단원을 쉽게 만나고 싶다면 이메일(lena@naeil.com)로 문의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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