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전형 경쟁률은 70:1, 80:1을 넘는 일이 흔하다. 경쟁률이 이렇게 높으니 합격했다는 학생도 많지 않다. 그러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고 논술 고사장에 나타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질 경쟁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어떤 모집 단위는 학생부 종합 전형보다 낮으니 최저 기준을 충족하면 논술 전형도 해볼 만하다. 반면 어떤 모집 단위는 지원한 인원이 많은 데다 실질 경쟁률까지 높아 선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실질 경쟁률을 중심으로 논술 전형 경쟁률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도움말 장문성 학력개발원장(종로학원하늘교육)·정문찬 입시연구소장(신어지학원)
자료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 <2020 대입 수시 전형별 지원 전략>
논술 고사장에 듬성듬성 앉아 있더라
논술 고사를 보고 온 수험생들은 고사장에 응시생이 많지 않았다고 전한다. 수험생이 논술 고사장에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 같아서 혹은 수능 성적이 좋아 수시로 지원한 곳보다 정시로 더 원하는 곳에 갈 것 같아서다. 약 절반이 넘는 학생이 고사장에 나타나지 않아 논술 응시율은 50%를 넘지 않는다. 2018학년 중앙대 자연 계열의 응시율은 37.1%였다.
서울 주요 대학의 논술 전형 명목 경쟁률은 50:1을 훌쩍 넘어 70:1, 80:1을 넘는 경우가 흔하지만, 실질 경쟁률은 10:1~30:1 안팎이다. 논술 고사에 응시하고 최저 기준을 충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질 경쟁률이 중요하다. 논술 전형도 지원 시 경쟁률에 주의하면 합격 확률이 성큼 올라간다(표 1).
마니아층이 지원하는 학과는 실질 경쟁률 낮아
모집 단위별로 명목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을 공개한 2020학년 중앙대 논술 전형을 살펴보자. 실질 경쟁률이 10:1 미만인 모집 단위는 제2외국어 관련 학과와 간호학부, 사범대에 주로 모여 있다. 종합 전형이라면 전공 적합성이 높거나 지원 동기가 뚜렷한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과들이다.
종합 전형인 다빈치형 인재 전형과 탐구형 인재 전형의 경쟁률은 모두 10:1 이상이다. 신어지학원 정문찬 입시연구소장은 “일부 모집 단위는 실질 경쟁률이 낮아 종합 전형 경쟁률과 비교해서 볼 만하다.
논술 전형의 경쟁률이 높다고 꺼리지 말고 대학에서 발표하는 입시 결과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최저 기준이 있는 전형은 실질 경쟁률이 3분의 1에서 4분의 1로 많이 낮다”고 말했다(표 2).
반면 실질 경쟁률이 20:1이 넘어가는 모집 단위도 있다. 화학신소재공학부·소프트웨어대학·생명과학과 등으로 학생들에게 친숙하고 선호도가 높은 자연 계열 학과들이다. 명목 경쟁률이 80:1이 넘었으니 최저 기준을 충족하고 논술 고사에 응시한 학생도 많을 수밖에 없다(표 3).
컴퓨터와 ‘전화기’ 경쟁률 높아
논술 전형은 상위권 대학일수록, 모집 인원이 적을수록, 최저 기준이 없을수록 경쟁률이 높아진다.
인문 계열에서는 5명 내외로 모집하는 학과가 많은 한양대(서울)가 매년 경쟁률 1위를 기록한다. 자연 계열에서는 의대를 비롯한 의학 계열의 경쟁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의학 계열을 제외하고 자연 계열에서 경쟁률이 높은 대학은 모집 인원이 적은 서강대다. 자연 계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컴퓨터공학과와 ‘전화기’ 즉 전기전자공학과 화학공학과 기계공학과는 어느 대학이든 경쟁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장문성 학력개발원장은 “경쟁률은 모집 인원이 적으면 과도하게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지원자 수가 가장 많은 성균관대 공학 계열을 살펴보자. 작년까지 3년 연속 1만여 명이 지원했는데 160명 선발한 2020학년엔 9천800여 명이 불합격했다. 경쟁률은 62:1로 다른 모집 단위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불합격 인원으로 보면 압도적이다. 경쟁률뿐만 아니라 지원자 수와 모집 인원을 함께 살펴봐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21학년 성균관대 공학 계열은 140명 선발에 6천300여 명이 지원, 45: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22학년엔 더욱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경쟁률과 가장 큰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모집 인원이다. 서울시립대 인문 계열은 올해 모집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경쟁률은 2배 가까이 올라갔다.
2022학년은 논술 전형 모집 인원이 더 줄어드니 전년과 비교해서 모집 인원을 확인해야 한다. 100명 이상 논술 전형 선발 인원이 감소한 대학은 중앙대(103명), 동국대(112명), 덕성여대(127명), 한양대(서울, 132명), 이화여대(149명), 성균관대(175명), 경희대(191명), 경북대(300명) 등이다.
2022학년엔 정시가 늘어나니 수시에서 논술 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도 늘겠지만 모집 인원이 큰 폭으로 감소해 경쟁률은 더 올라갈 것이다. ‘6논술’을 지원하더라도 실질 경쟁률이 낮은 모집 단위를 섞어서 지원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입은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뉩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 전형, 논술 전형, 정시 전형이 대표적이죠. 전반적인 대입 전형이 궁금하거나, 내게 맞는 전형 정보만 집중적으로 보고 싶다면 ‘골라 읽는 전형 분석’ 시리즈를 활용하세요. 매주 하나씩 각 전형을 세밀하게 파헤칠 예정입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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