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원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입학 예정
(서울 한대부고)
고2 2학기를 마친 후 본인의 내신 성적과 학생부를 냉정하게 돌아봤다는 현주원씨. 희망하는 서울 주요 대학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하는 건 쉽지 않겠단 판단이 섰다. 자연 계열 진학을 고집할 이유도 없었기에 인문 계열 지원을 결심했고, 논술전형이라는 또 하나의 선택지도 생각해냈다. 학교 시험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수능에도, 논술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주원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김원묘 리포터 fasciner@naeil.com
Q. 논술전형 준비를 시작한 시기는?
고2 때까지는 막연히 자연 계열 진학이 목표였어요. 하지만 제가 가고 싶은 대학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하기에는 내신 성적이 다소 부족했죠. 2학년 탐구 선택 과목이 <생명과학Ⅰ> <화학Ⅰ> <생활과 윤리>였는데 <생활과 윤리>만 유일하게 1등급이었고요. 내신 성적과 탐구 활동, 제 관심사를 고려해 통계나 경제, 사회학 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종합전형으로는 합격을 보장할 수 없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논술전형을 또 하나의 선택지로 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고2 겨울방학부터 논술도 함께 준비했고, 고3 수시 모집에서 종합전형으로 3곳, 논술전형으로 3곳에 지원했어요. 수능에서는 국어 3등급, 수학 3등급, 영어 2등급, <윤리와 사상> 1등급을 받아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였던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논술전형에 최초 합격했습니다.
Q. 고교 생활 및 학생부 관리는 어떻게 했나?
저는 ‘수시러’였기에 3학년 1학기까지 내신 성적 관리를 놓지 않았어요. 모교는 자습 프로그램이 있어서 토요일에도 자습실을 개방했어요. 평일에는 오후 10시 30분까지 매일 자습실에서 공부했고 토요일에는 오후 5시까지 학교 자습실에서 공부하다가 6시에 논술 학원에 갔습니다. 논술 학원에서는 수업 때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는데 해당 주제를 깊이 생각해 보고 나만의 관점으로 글을 써본 경험이 도움이 됐어요.
1, 2학년 때 <내일교육>에서 진행한 ‘FTA 데이터 캠프’에 참여해 2년 연속 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다른 교과목 탐구 활동으로 회귀 분석이나 통계와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고요. 아쉽게도 종합전형으로 합격하진 못했지만, 고교 시절 내내 모든 과목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탐구 활동도 열심히 했기에 학생부가 충실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습니다.
Q. 논술과 수능 공부는 어떻게 병행했나?
제 경우 논술전형으로 지원할 학교를 정할 때 일부러 최저 기준이 높은 대학을 골랐어요. 책을 특별히 많이 읽었거나 글쓰기에 특출한 재능을 가진 건 아니기에 인문 계열 논술을 철저히 준비해온 학생과 비교하면 논술 실력이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최저가 높을수록 논술 시험이 덜 어렵다’는 얘기도 종종 들었고요. 지원 대학을 결정한 후 고3 여름방학 때부터는 논술 학원도 다니지 않고 수능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논술은 혼자 기출문제를 풀고 복습이 부족했던 부분을 다시 써보면서 시험 때까지 감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Q.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논술 공부를 하면서도 줄곧 계속하는 게 맞나, 이렇게 시간을 들여도 되나 의문이 들었어요. 내 실력이 나아지고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불안했고요. 그래도 기본기부터 철저히 다지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했더니, 마지막으로 남은 건 시험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었죠. 시험장에선 ‘나에게는 이 학교밖에 없다는 간절함으로 문제를 풀자. 글을 읽는 사람에게는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는 말을 되뇌었고요.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고 나니 그때의 다짐이 더 와닿습니다. 논술전형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면, 이렇다 저렇다 하는 주위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 본인과 잘 맞는 대학을 선택한 후 시간을 들여 준비하길 권합니다. 성실하게 대비한다면 높은 경쟁률과 상관없이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댓글 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