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주
연세대(미래) 의예과 입학 예정
(서울 영동고)
오성주씨는 재도전 끝에 의대 진학을 결정지었다. 두 번째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했을 때, 원래는 정시전형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모의평가 성적이 다소 불안했다. 그러던 중 논술전형을 떠올렸다. 평소 어렵고 새로운 유형의 문제 풀이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성향과 수리 논술이 잘 맞겠다 싶었다. 결국 2달 남짓의 짧은 준비 기간에도 논술전형으로 두 곳의 대학에 합격했다. 본인의 성향과 성적을 냉철하게 분석한 결과였다.
취재 김원묘 리포터 fasciner@naeil.com
Q. 논술전형 준비를 시작한 시기는?
현역 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한 대학에 한 학기를 다녔는데 원래 희망하던 전공이 아니었다 보니 줄곧 미련이 남더라고요. 결국 희망했던 의약학 계열에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죠. 반수를 결심한 후 마음을 다잡고 수능 공부를 시작했지만 6월, 9월 모의평가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어요. 수능을 이미 한 번 치러봤기에 이대로라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아보니 수리 논술이 제게 맞겠더라고요. 결국 논술전형에 도전해보자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때부터 논술 학원에 등록하고 각 대학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준비했어요.
수시 모집에서 1곳의 대학에 학생부종합전형, 5곳의 대학에 논술전형으로 지원했고 연세대(미래) 의예과와 경희대 약학과에 최초 합격했습니다.
Q. 고등학교 생활은 어떻게 했나?
고3 1학기 때까지 학교 성적은 물론 활동까지 열심히 챙겼어요. 객관적으로 학생부가 특출나거나 탁월한 탐구 활동을 했다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학교에서 주관하는 각종 심화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의학 관련 동아리에서도 활동하는 등 성실하게 임했죠. 교과 성적 확보에도 힘썼고요.
고2 때는 2시간 동안 4문제를 풀어야 하는 교내 수학문제해결력 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학 경시대회와 비슷한 유형의 대회였는데, 수학 중에서도 특히 그런 복잡하고 풀이 과정이 긴 유형의 문제에 강했기에 결과적으로 논술시험에서도 유리했던 것 같아요.
Q. 논술과 수능 공부는 어떻게 병행했나?
반수를 하면서 9월 모의평가 이후 본격적으로 논술고사 대비를 시작했기에 절대적인 공부 시간이 부족했어요. 하지만 올해는 무조건 원하는 결과를 얻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평소보다 1시간 더 일찍 일어나고 1시간 더 늦게 자는 식으로 하루 2시간의 추가 공부 시간을 확보해 논술 공부에 할애했습니다.
수리 논술의 경우 대학별 기출문제를 풀다 보니 <확률과 통계> <기하> 문제에서 개념이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두 과목의 수능 기출문제, 그중에서도 21번과 29번 등 중~고난도 문제를 다시 쭉 풀어보면서 철저하게 개념부터 다시 복습했어요. 운이 좋았는지 올해 연세대(미래) 의예과 논술고사와 경희대 약대 논술고사 모두 <기하> <확률과 통계>에서 문제가 나왔어요. 과학 논술은 두 번의 수능에서 <화학Ⅱ>를 선택해 공부한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Q.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지원할 때부터 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 마음을 잡기가 가장 어려운 전형이 논술전형이에요. 일단 경쟁률부터 어마어마하고, 특히 의약학 계열 수리 논술은 수학 천재나 풀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많죠.
또 논술고사는 대부분 수능이 끝난 후 진행되는데, 수험생 카페 등에 올라오는 후기를 읽다 보면 나만 못 푼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요. 저 역시 수능 이후 다섯 번의 논술고사를 치르면서 갈수록 자신감이 떨어져 마지막 시험은 아예 가지 말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하지만 논술고사도 결국 시험이기에 실전을 여러 번 거칠수록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실수도 줄어요. 제 경우 제일 나중에 시험을 치른 두 대학에 최초 합격했습니다. 주위에서 들리는 이런저런 얘기나, 잠깐의 기분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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