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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호

선배들의 전형별 합격기 | 논술전형 ⑳

한 곳만 지원해 합격 행운 아닌 최선의 결과

김두얼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
(서울 영동고)


논술전형은 수시 원서 접수 전까지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수시 6장 중 1장을 고민하던 중 마침 부활한 고려대 논술전형이 눈에 띄었다. 당시 자유전공학부의 경쟁률은 43:1. 인문 계열에서 가장 높았다. 단 한 번의 도전에서 합격을 거머쥔 비결이 무엇일까. 두얼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Q. 논술전형에 도전한 이유는?

사실 대입을 준비하면서 논술전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학교생활에 집중하며 학생부종합전형을 주력 전형으로 생각했고, 제가 지망했던 대학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았기에 수능도 함께 대비했어요. 논술까지 준비할 여유가 없어 아예 눈길을 주지 않았죠. 한데 고3 9월 수시 원서 중 5장을 종합전형에 쓰고 나니 1장이 좀 애매하더라고요. 마침 고려대가 7년 만에 논술전형을 부활시켰고, 알아보니 최저 기준이 4개 영역 합 8 이내로 꽤 까다롭더군요. 논술고사 일정도 수능 이후라 도전했죠.


Q. 수시 접수 후엔 수능을 집중 준비했다고 들었는데, 논술은 언제 어떻게 대비했나?

수능을 본 후 시작했어요. 다만 고려대 논술의 특징은 수능 전에 파악해뒀습니다. 모의 논술 문항을 봤을 때 문제 자체는 쉬운 편이었어요. 대신 논술의 답변은 응시생의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인 만큼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주어진 자료를 잘 조합해 질문에 걸맞은 답안을 내놓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했죠. 특히 논리적인 사고력과 표현력이 중요하겠다 판단했고요.

논술전형으로 응시한 곳이 고려대 한 곳뿐이라 수능 후 대학이 제공한 모의논술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 유형을 익히고, 모범 답안을 보며 논리 전개와 표현법을 다듬었습니다. 또 서론 본론 결론의 구성과 답안의 전개 방향을 정리하고 실제 답변을 쓰는 시간도 미리 배분해뒀어요. 제 경우 모교에서 3년간 다양한 탐구 활동을 하며 서평부터 보고서까지 자료를 바탕으로 한 논리적인 글쓰기에 익숙해진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논술전형의 출제 범위가 교과서인데, 실제 교과 개념과 연계성을 느꼈는지?

작년 고려대 논술 문항을 떠올려보면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세계사> <세계지리> <통합사회> <문학> 등과의 연계가 확실히 느껴졌어요. 세계 시민 의식이나 공정무역, 시장 윤리 등 세계화의 부작용과 고전적 자유주의(자유 시장 경제)를 다뤘는데 모두 앞서 말한 교과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이죠.

다만 교과서의 개념만 학습하기보다 관련 개념을 주장한 철학자의 저서나 교과서가 참고한 원문을 찾아본다면 문제 이해나 답안 작성에 좀 더 깊이를 더할 수 있어요. 탐구 활동을 하면서 찾아본 책과 논문, 기사들이 논술에서도 실제적인 도움이 됐거든요. 어차피 수행평가나 탐구 활동을 하며 학생부 기록도 챙겨야 할 테니, 하는 김에 독서 활동도 제대로 해둔다면 인문 논술을 준비할 때 꽤 보탬이 될 거예요.

사탐 <수능특강>을 꼼꼼히 봐두는 것도 추천해요. 영동고는 탐구 과목을 다양하게 선택·이수하길 권장하고 있어, 저는 9개 수능 사탐 선택 과목 중 <정치와 법> <경제> 외 나머지 7개 과목의 <수능특강>을 내신 대비용으로 봤는데 논술 준비를 할 때도 유용했어요.


Q. 수능 준비는 어떻게 했나?

내신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수능도 함께 대비했어요. 수시라고 해도 수능을 잘 대비할수록 지원 폭이 넓어지고 합격 확률도 높아진다고 생각했거든요. 다행히 모교는 내신 시험도 수능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아 학교 공부를 하면서, 기출문제도 꾸준히 풀며 대비했습니다.

수능 탐구는 <세계사> <동아시아사>에 응시했어요. 난도가 높고 응시자 수는 적어 부담스럽게 여기는 수험생이 많은 과목이지만 저는 학교에서도 선택할 만큼 흥미가 있었고, 모의고사에서 꾸준히 1등급을 받아 성적도 안정적이었거든요. 일찌감치 두 과목 응시를 결정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이 됐고 수능 4개 영역에 골고루 학습 시간을 안배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수능에서 고려대 논술전형을 포함해 수시 지망 대학은 대부분 최저 기준 충족이 예상됐됐죠. 논술고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 오히려 더 잘 준비할 수 있었고요. 응시자 수나 과목의 난도보다 내 성향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실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게 좋은 결과를 내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Q.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은?

부정확한 정보에 현혹되지 않길 바라요.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에서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그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어요. 입시에선 데이터에 근거해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한데, 그조차도 내가 준비가 돼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죠. 결국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걸 열심히 주워 담는 시간이 필요해요. 정시든 논술이든 결국 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기반해 출제되니까요. 수행평가나 내신 한번 삐끗했다고 수능이나 논술 ‘한 방’을 꿈꾸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길 당부합니다.



/TIP 논술은 최후의 선택&수능 후 긴장 유지/


수능 루틴대로 논술 대비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는 수능 후 짧은 기간에 몰려 있다. 수능을 치른 후 긴장이 풀어지기 쉬운데, 논술을 보는 날까지는 집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 문제지를 접할 때 할 것, 답안을 쓸 때 할 것 등 나름의 할 일을 정리해둬야 한다.
실제 논술 당일은 정말 어수선하다. 마음이 혼란한 상태에서 긴 지문과 문제를 마주하면 몰입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실수하기도 쉽다. 수능을 준비하던 일정이나 방식 그대로 논술을 준비해두면 현장에서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


논술, 고3 9월 모평 후 선택 가능

지금 고1~2라면 논술을 염두에 두지 않길 바란다. 내신과 수능, 학생부를 챙겨야 할 시기에 논술까지 선택지에 넣으면 부담이 커진다. 그렇다고 논술만 준비하는 건 스스로 대입 성공 확률을 낮추는 일이다. 특히 인문 논술은 여러 교과를 융합한 문항이 출제되기에 학교에서 다양한 국어·사회 과목을 충실히 배웠다면 어렵지 않게 대응할 수 있다. 아는 내용에 각 대학의 출제 경향과 채점 기준만 반영해 답안을 정리하면 된다. 지금은 내신과 수능 대비에 집중하다 고3 6월 모평이나 9월 모평 이후에 논술 응시를 결정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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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고등 (2025년 11월 19일 1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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