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서
한국외대 LD학부 1학년
(서울 서문여고)
고2 때까지 학교생활을 충실히 했지만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할 만큼의 내신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는 최현서씨.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세 곳, 논술전형으로 세 곳에 응시해 한 곳에만 합격했다. 원래 내신 성적보다 모의평가 성적이 좋은 편이었으나 실제 수능 결과는 좋지 않았고,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해 지원했던 논술전형에 응시조차 못한 대학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결국 반수를 결심한 후 논술고사 공부를 체계적으로 시작했고 최저 기준을 맞추기 위한 수능 공부에도 몰입했다. 목표 대학을 미리 정해놓고 대학별 논술고사 경향을 꼼꼼히 분석해 철저히 준비했던 게 논술 반수 성공의 비법이었다는 현서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취재 김원묘 리포터 fasciner@naeil.com
Q. 논술전형 준비를 시작한 시기는?
고2 때까지 종합전형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에는 내신 성적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어요. 고민 끝에 고3 올라가면서 논술전형을 염두에 두고, 최저 기준을 맞추기 위한 수능 공부에 매진했죠. 당시 주위에서 논술전형은 거의 ‘운’에 좌우된다며 주력으로 매달리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여름방학쯤부터 논술 학원에 다니긴 했지만 시간만 보내다 오는 느낌으로 대충 준비했죠. 하지만 논술로 원하던 대학에 합격한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좀 더 열심히 준비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어 미련이 계속 남더라고요. 결국 종합전형으로 진학한 대학을 한 학기 다닌 후 반수를 결심하고 논술고사를 더 체계적으로 준비해보기로 했어요.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꼭 가고 싶은 대학 6곳에 논술로만 지원해 한국외대 LD(Language&Diplomacy)학부에 최초 합격했습니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2개 영역 등급 합 3 이내였고, 저는 국어 2등급, 영어 1등급으로 충족했어요.
Q. 고교 생활 및 학생부 관리는 어떻게 했나?
모교는 고3 내신 시험 범위가 <EBS 수능특강>에서 출제되었기에 수능을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내신을 챙겼습니다. 어릴 때부터 기자를 꿈꿨고 외국어 공부에도 관심이 많아 학생부는 미디어와 영문학 관련 활동이 많았어요. 특히 교지 편집 동아리에선 원하는 주제의 기사를 주기적으로 쓸 수 있어 즐겁게 활동했죠. 의도하진 않았으나 꾸준히 논리적으로 글 쓰는 연습을 할 수 있었던 셈이라 결과적으로 논술전형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됐고요.
Q. 논술과 수능 공부는 어떻게 병행했나?
반수를 결심한 후 9월 모의평가 전까지는 일주일에 이틀, 각각 4시간 정도씩 논술 공부에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수능 공부에 집중했어요. 현역 때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해 지원한 논술전형 중 하나는 아예 응시조차 못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었거든요. 수능을 직접 경험해보니 모의평가에서 받는 등급에 마음을 놓아선 안되더라고요. 논술은 일단 목표 대학을 정한 후 대학별 기출 문제를 3년 치 이상 풀며 준비했습니다. 예시 답안과 비교하면서 풀다 보면 대학이 원하는 방향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걸 따로 정리해 대학별로 저만의 ‘논술 노트’를 만들었죠.
9월 모의평가 이후에는 수능 공부에 집중하느라 따로 논술 공부를 하지는 못했고 미리 만들어둔 논술 노트를 틈틈이 보면서 감을 잃지 않는 정도로 준비했습니다.
Q.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논술은 운이다’ ‘타고난 재능의 영역이다’ 같은 말들이 끊임없이 들려올 거예요. 준비하면서도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을 거고요. 하지만 제시문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독해력만 있다면 철저한 공부와 연습을 통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게 논술전형입니다. 학원에 다니는 것도 방법이지만, 주체적으로 제시문을 분석하고 해답을 골똘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해요. 저 역시 현역 때의 실패를 돌이켜보면 논술 학원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 공부를 다 했다는 착각에 빠졌었더라고요.
누군가가 알려주는 공부는 내가 탄 배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키를 잡아줄 뿐, 내가 직접 노를 젓지 않는다면 배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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