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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7호

EDU CULTURE | 알아두면 있어 보이는 TMI 28

빌 게이츠도 제프 베조스도 우습다 인류 역사상 최고 갑부, 만사 무사

알아두면 있어 보이는 TMI 28 | 만사 무사

빌 게이츠도 제프 베조스도 우습다
인류 역사상 최고 갑부,만사 무사



현재 지구 최고 부자가 누구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라고? 그 친구 재산이 얼만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천149억 달러(약 133조 원)란 말이지. 그다음이 빌 게이츠인데 1천131억 달러라고? 이봐, 이 정도를 부자라고 하면 곤란해. 어딜 감히 내 앞에서 이런 껌값(?)을 ‘부자’라는 칭호와 동일어로 쓰느냐 이 말씀이야! 내 소개를 잠시 하지. 내 이름은 만사 무사, 14세기 서아프리카 말리 제국의 9대 왕으로 ‘아프리카의 황금왕’이란 애칭으로 불렸지. 도대체 내 재산이 얼마였기에 현재 세계 최대 글로벌 기업이라 불리는 아마존과 MS 설립자의 재산을 무시하냐고? 풋! 진정한 부자는 그깟 숫자 안에 돈을 가두지 않는단다~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1. 황금왕 만사 무사
탐험가 형을 대신해 왕위에 오르다





난 1280년 말리 제국의 왕자로 태어났어. 부모님은 내게 ‘무사’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지. 용감한 무사로 자라라고 붙여진 이름이냐고? 무사의 뜻은 선지자 ‘모세’를 뜻해. 혹시 디즈니의 <이집트 왕자>라는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는 친구라면 그 주인공인 모세를 알거야. 당시 이집트 최강 권력자 람세스 2세와 맞짱 뜨고 유대 민족을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킨 걸출한 인물 말야. 이렇듯 약자의 편에 섰던 모세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에서 동시에 추앙받는 위대한 인물이지. 말리 제국은 독실한 이슬람 국가였던 만큼 부모님은 모세 같은 위대한 인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게 그 이름을 선사하셨던 거야.

사실 난 왕위에 오를 팔자는 아니었어. 형인 아부 바크르가 말리 제국의 8대 왕으로 나라를 통치했고 난 부자 나라의 철없는 왕자로 한가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

“무사야! 너 잠깐 왕 좀 해. 저 바다가 나를 부른다, 캬~! 바다 끝에는 뭐가 있는지만 금방 보고 올게.” 어느 날부턴가 매일 바다만 바라보던 형은 이 말을 남긴 뒤 수천 명을 태운 2천여 척의 배를 이끌고 대서양을 향해 원정을 떠났어. 그 뒤 바다 속 용왕님과 형, 아우 하기로 했는지 영영 돌아오지 않았어. 일부 학자 중에는 우리 형이 콜럼버스보다 200년 먼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해 정착했기 때문에 돌아오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해. 덕분에(?) 난 생각지도 못하게 9대 왕에 등극했지. 여기까지가 내 이름 앞에 ‘만사(왕)’가 붙여진 이유야.



#2. 이슬람 세계의 미미한 존재 말리 제국
메카 성지순례로 위세를 떨치다



말리 제국의 세력 범위.


내가 집권한 뒤 말리 제국은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어. 팀북투를 포함해 24개 도시를 병합했고 대서양 해안에서 현재의 니제르, 세네갈, 모리타니, 부르키나파소 일부까지 약 3천200km에 걸친 광활한 영토를 통치했지. 이러한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말리 제국은 아프리카인과 유럽인들이 드나드는 무역 국가로 번영하게 됐단다. 영토만 광활한 게 아니었어. 전 세계 황금의 70%를 생산했고 전 세계 소금 공급의 50%를 차지했단 말씀.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막대한 부는 다 누구 거? 나!

그런데 아무리 가진 게 많아도 난 기쁘지 않았어. 세계 제일의 부자 나라인데도 당시 이슬람 세계에선 우리나라를 그저 금과 소금을 제공하는 교역소로만 인식했거든. 독실한 이슬람 신자인 난 큰 결심을 했지. 모든 이슬람 국가에게 내 조국의 위대함을 제대로 보여주리라. 사하라 사막과 이집트를 거쳐 이슬람의 성지, 메카로 떠나자!

왕이 떠나는데 그냥 갈 순 없지. 사랑하는 800명의 아내와 신하들, 시종들이 모두 함께 가야 하지 않겠니? 1324년, 나의 가족들과 신하들, 군사, 재담꾼, 상인, 낙타를 끄는 사람, 1만2천 명의 하인 등이 포함된 6만여 명의 성지순례단이 식량으로 쓸 염소 떼, 양 떼와 함께 메카를 향해 길을 나섰지. 빈자(貧者)에 대한 베풂을 실천하라는 알라의 가르침에 충실하기 위해 가난한 이들을 만나면 선사할 11톤의 황금도 잊지 않고 챙겨서 말야.


#3. 만사 무사의 관대함
세계 곳곳에 초인플레이션을 가져오다



만사 무사의 성지순례 행렬.


세상에 가난한 사람은 왜 이리 많은 거니? 순례길에 만난 이들에게 난 아낌없이 금덩이를 선물했어. 특히 이집트 카이로에 3개월간 머물며 금을 좀 썼는데, 이런…. 나 때문에 카이로의 금값이 폭락해 경제 전체가 무너져버렸지 뭐니. 더 큰 문제는 이게 나비효과가 돼 지중해권과 서아시아 전체의 물가까지 엉망이 됐고, 아프리카 전역의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거야. 초인플레이션(물가가 극단적인 속도로 상승하는 현상)이 펼쳐진 거지. 이걸 극복하는 데 10년이 넘게 걸렸으니, 선의의 결과가 늘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걸 통렬하게 깨달았지 뭐야.

그럼에도 나의 성지순례는 성공적이었다고 봐. 나의 제국과 내 이름을 역사에 남겼으니 말야. 메카에서 돌아올 때는 건축가를 비롯한 이슬람 학자들을 데려왔어. 그들이 말리 제국에 학교, 도서관, 사원을 지어 백성들을 교육하게 했지. 팀북투는 이내 교육의 중심지가 됐고 세계 각국에서 유학생이 찾아왔어. 서아프리카에 ‘교육’의 뿌리를 심은 게 바로 나란 말씀이지.

1337년, 나는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단다. 안타깝게도 내 아들들은 나라를 나눠 통치했고, 이후 말리 제국은 날로 쇠락해갔지. 훗날 유럽인들의 침략에 의해 말리 제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전역이 무참히 짓밟혔어. 위대하고 찬란했던 우리의 역사가 기록되고 전해지지 못한 이유지.

있잖니 친구, 시간이 나면 말야 아프리카의 역사도 한 번 살펴봐주련? 자세히 봐야 예쁘고 오래 봐야 사랑스러운 법이니. 미개한 아프리카가 아닌 찬란했던, 그리고 찬란할 아프리카를 알아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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