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춘기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천태만상으로 나타나는데요. 대부분 우리 아이만 이러는 건 아닌지 속앓이를 합니다. 오늘도 미소 반, 걱정 반으로 버티는 부모님의 어깨를 토닥여봅니다.
글·사진 김은진 리포터 likemer@naeil.com
/내 방 출입 금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아이 방 앞에 귀여운 경고(?)가 붙습니다. ‘노크를 하세요’ ‘내 방 출입금지’. 불쑥불쑥 들어가는 동생이나 남자 형제가 있으면 더 예민해져요. 어느 날 방 청소를 위해 문을 열었는데 굳게 잠겨 있기도 하더라고요. 문을 닫아도 좋으니 잠그지는 말자고 얘기했는데 글쎄요. 좀 더 크면 밥도 방에서 먹겠다고 할 태세라 걱정입니다.
/매일 샤워를 1시간씩/
우리 집 중학생의 시계는 다르게 흘러가는 게 분명해요. 언제부터인가 등교 시간에 딱 맞춰 가거나 아예 등교 시간이 다 돼서 집에서 나가기도 해요. 방학 내내 오전 느지막이 일어나다가 새 학기가 시작된 첫날, 결국 제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어요. 처음 만난 선생님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네요.
샤워 시간은 또 어떤가요? 몸의 변화로 예민한 건 알지만 매일 1시간 이상 샤워하는 정성은 이해하기 힘들어요. 다른 집 아이는 아침에 샤워를 1시간씩 해서 매일 지각한답니다.
/스마트폰 그만하라고? 내가 알아서 할게~/
기나긴 겨울방학 동안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몰라요. 가족 계정을 쓰도록 하고 시간을 제한해도 소용없더라고요. 부모의 감시망을 뚫는 건 대수롭지 않다나요.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아이들의 몸과 마음 건강을 해칠까 봐 걱정이에요. 그렇다고 없앨 수도 없고. 정말 애물단지입니다.
/화장품이 많다고? 이 정도는 적은 거야~/
요즘 청소년의 쇼핑 필수 코스 중 하나는 올리브영이랍니다. 피부 관리를 위해 선크림이나 립밤은 허용했지만 어느 날 아이의 화장대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엄마보다 화장품이 이렇게나 많다니! 이게 다 뭐냐고 물어보니 “이 정도는 적은 편이야”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젠 제가 화장품을 빌려야 할 것 같네요. 하하하.
/밖에서 나 아는 척하지 마!/
밖에서 아이를 만났을 때 아이의 행동을 보면 사춘기가 왔는지 알 수 있대요. 늘 손을 잡고 다니던 아이가 엄마 손을 놓고, 반가운 마음에 아이를 보고 손을 흔들면 홱~ 돌아서며 모르는 사람처럼 굴어요.
많은 부모가 이런 아이의 모습에 상처를 받죠. 동네에서의 외식도 점점 어려워집니다. 아는 사람을 만날까 봐 신경 쓰는 눈치예요. 아이들은 가족과의 친밀한 모습이 어린이처럼 보인다며 꺼리더라고요. 그래서 입학식에 참석한 아빠가 아이와 멀찌감치 떨어져 걸었다니 웃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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