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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1140호

2024 공신들의 NEW 진로쾌담 | 두 번째 주제_ 우당탕탕 고교 생활

발목 잡은 수학, 정면 돌파로 두려움 극복!


글 오승주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2학년 ohsjsj1@naver.com


현재의 나는 사회 문제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변호사를 꿈꾼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경영인을 꿈꿨다.
서로 다른 분야를 넘나든 이유는 다사다난했던 고교생활, 성적과 입시의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
썩 모범 답안 같지는 않았던 내 지난 시간이, 같은 길을 걸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3 때 공부 잘하는 친구를 따라 특목·자사고 입학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고등학교가 그렇게 힘든 곳일 줄은 몰랐다. 나는 수시와 정시를 모두 준비하기에 역량은 물론 시간도 부족할 것 같아 반드시 수시로 대학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덕분에 내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도 중심을 유지할 수 있었고 꾸준한 비교과 활동으로 내신의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


어려웠지만 꿈을 위해 필요했던 수학

모든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시험이 다가올 때마다 급성 장염에 걸려서 한 달 전부터 고생했고 좋지 않았던 결과 때문에 상심한 적도 많다. 첫 번째 중간고사에서 받은 국·영·수·사·과의 등급은 ‘43423’이었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나 싶어 많이 좌절했다.

알아보니 석차 등급은 과목별 표준편차가 좁고 원점수가 높으면 등급이 낮아도 입시에서 어느 정도 감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표준편차는 6.5~13.3 사이였고 평균도 높은 편이었으므로 여러 선배의 사례를 참고해 평균 3등급 정도만 받으면 목표하는 대학에 진학하기에 큰 무리가 없으리라 판단했다. 국어나 영어에서는 좋은 성적이 나와 전 과목 평균 3등급대는 맞추고 있었으나 문제는 과목별 평균이었다.

수학은 항상 발목을 잡았다. 고등학교 전 과정 통틀어 수학 성적이 가장 높았던 게 3등급이었다. 고2 때부터 수학을 선택하지 않아도 됐지만 수학을 통해 배우는 사고력은 사회 약자를 돕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수학을 회피하면 진로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 결국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까지 모두 들었다.

3학년에는 진로 선택 과목인 <경제 수학>도 수강하면서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정면 돌파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나름 용기 있는 선택이었지만 성적이 나아지진 않았다. <수학Ⅰ>은 3등급으로 나름 선방했지만 <수학Ⅱ>는 5등급, <확률과 통계>는 4등급이었다. 수학에서 요구하는 사고력이 부족하진 않았다. 이론은 완벽하게 이해했고 문제를 보면 어떻게 풀어야 할지 방향은 금세 잡혔지만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내신 문제가 어려웠고 문제를 풀 시간도 부족했다.


다수의 탐구 과정에 적용한 수학 사고력

이과는 설계하고 계산하는 과정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남지만 문과는 제안 같은 추상적인 도출 결과만 남는다. 때문에 탐구 과정에서 이과의 도구를 활용해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고 성적에서 드러나지 않는 수학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어필했다. 가장 많이 사용했던 이과의 도구는 R프로그램, 메타버스 등이었다.

고2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R프로그램을 배웠고 거의 모든 과목의 탐구에 적용시켰다. <확률과 통계>에서는 연설과 경제 성장을 연관시켜 역대 대통령의 연설에서 경제와 관련한 키워드와 실제 경제 성장률의 연관 관계를 분석했고, <수학Ⅱ>에서는 지니 계수와 기초생활 수급자 수의 관계를, <확률과 통계>에서는 국가 부채와 채권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경제 수학>에서는 국민연금 고갈을 주제로 통계 분석을 통해 연금 보험료율에 대해 고찰했다. 당시 한창 떠오르던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여 ESG 기업과 관련된 지도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졸업할 때쯤에는 100권 가까이 읽을 수 있었고 수학 내신도 보완할 수 있었다. 더불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탐구 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교내 전시나 발표를 함께 진행하면서 다양한 비교과 경험도 할 수 있었다. 결국 이 모든 활동이 차근차근 모여 합격으로 이어진 것 같다.

헝가리 철학자 게오르그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 서문에는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라는 글귀가 있다. 고등학교는 그런 지도를 읽을 수 있는 시대와 거리가 멀다. 항상 모든 것이 막연하고 불확실한 시기다. 내가 그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는지 가끔 의문이 들곤 한다. 그 지도를 읽을 수는 없을지라도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떠날 수 있는 능력은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정하고 고민하면서 부족한 점을 능동적으로 채우고 가야 할 길의 지도를 채워나가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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