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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1140호

김동욱 교사의 월간 미대 입시 스케치 3

미술 계열 실기전형의 특징과 대비 전략

글 김동욱 교사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며 입시 지도를 병행한다. 교육학 박사(미술교육)로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원단에서 활동하며 자료집 집필, 컨설팅, 교사 연수, 입시 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공교육에서 미술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는 밑바탕이 되겠다는 목표가 있다.




미술 계열 입시의 꽃은 뭐니 해도 실기이다. 비실기전형이 있다 하지만 실기전형은 4년제 대학 수시 모집 인원의 75%, 정시는 90%에 달할 정도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비실기전형에 응시할 수 있는 학생의 수가 많지 않다는 점, 수시 비실기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도 정시까지 염두에 두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실기를 완전히 배제하고 미대 입시를 준비하기는 힘들다. 대부분의 수험생은 실기를 염두에 두고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술 계열의 실기전형 모집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일괄합산전형, 다단계전형, 그리고 실적(특기자)전형이 그것이다. 이중 실적전형은 수시에만 있으며, 학생부종합전형 유형과 실기대회 입상 실적을 기초로 하는 실기전형 유형으로 다시 나뉜다. 이번 칼럼에서는 수도권 대학 디자인 계열 위주로 수시 실기전형의 특징과 대비 전략을 알아본다.


CHECK POINT ① 일괄합산전형과 다단계전형

일괄합산전형은 학생부 교과(내신) 성적과 대학별 실기고사 성적을 일괄 합산해 선발하는 전형이다. 실기 반영 비율은 최소 60% 이상, 보통 70~80%가 많다. 서울여대 덕성여대 삼육대와 같이 실기 100%인 대학도 있다. 또한 교과 성적에 기본 점수를 부여해 실기 성적의 실질 반영 비율이 거의 90%에 달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수시 일괄합산전형의 경우 실기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그러나 교과 성적이 10%라도 반영된다면 합격선 인근에 위치한 학생은 교과 성적이 합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영향력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실기전형에서는 대부분 국어, 영어, 사회 교과 성적이 반영된다. 단, 국민대와 경희대 등 국어와 영어만 반영되거나, 경기대와 신한대와 같이 세 교과에 과학이 추가되거나, 상명대처럼 전 과목이 반영되는 등 대학마다 차이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수시 일괄합산전형의 주요 대학 합격자 평균 교과 성적은 4등급 대다. 경쟁률은 매우 높아 서울 내 대학은 보통 30~40:1이며, 실기 100% 전형은 80:1까지 치솟는다. 그래서 웬만한 실기 실력으로는 합격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서울 이외 지역 대학은 한 자릿수 경쟁률도 제법 있어 꼭 수시에서 합격하고자 한다면 경쟁이 덜한 대학도 일부 고려해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단계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실기고사를 실시하는 전형이다. 주로 상위권 대학에서 실시한다. 서울과학기술대, 숙명여대는 1단계에서 교과 성적으로 10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실기고사 100%로 최종 선발한다. 한양대 응용미술교육과는 실기 100%로 선발하며 단국대(죽전)는 1단계에서 20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20%와 실기고사 성적 80%를 합산해 최종 당락을 결정한다. 합격자 교과 성적은 국어 영어 사회 기준 평균 2등급 중후반에서 3등급 초중반 정도로 형성된다. 1단계만 통과하면 경쟁률이 10:1, 또는 20:1로 줄기에 지원이 가능하다면 다단계전형을 노리는 것이 좋다.


CHECK POINT ② 실적(특기자)전형

실적전형 중 실기전형 유형은 전국 규모 미술실기대회 입상자나 특정 국가기술 자격증 소지자가 지원할 수 있다. 대부분 4년제 대학 주최 전국 규모 미술실기대회를 기준으로 하며, 국민대처럼 대한민국청소년디자인전람회 수상 등을 자격 기준에 포함하는 대학도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실시 대학이 많지 않고 서울 내 대학 중에는 국민대 경희대 삼육대만 실시한다. 입상 실적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이므로 상위권 수상이 아니면 합격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미술실기대회는 특기자전형 응시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모의고사라 생각하고 응시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서울) 미술학부(회화·한국화·조소)의 경우 1단계에서 실적60%과 학생부40%으로 10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10%와 실기 90%를 합산해 최종 선발하기 때문에 실적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지원 자격을 얻기 위해 입선이라도 받는 것이 중요하므로 해당 전공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적극적으로 실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CHECK POINT ③ 실기고사 대비 전략

실기고사는 하루아침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소 2년 이상 긴 호흡을 가지고 차근차근 대비해야 한다. 디자인 계열 실기고사는 ‘기초 디자인’ ‘발상과 표현’ ‘사고의 전환’ ‘기초조형(기초소양)’ 등 네 종목이 주가 된다. 학교별로 특정 종목을 지정하거나 여러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진학 희망 대학의 실기 종목, 그리고 좀 더 자신 있는 실기 종목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기초디자인으로 응시할 수 있는 학교가 가장 많아 이를 기본으로 연습하며, 다른 종목들은 필요 시 추가하는 전략도 추천한다.


기초 디자인은 두세 개의 제시된 이미지를 활용해 공간을 연출해 표현한다. 특정 주제어가 제시되는 경우와 제시어 없이 자유롭게 연출하는 유형 두 가지로 나뉜다. 주제어가 제시되는 학교로는 숙명여대 상명대 서경대 연세대(미래) 인하대, 제시되지 않는 학교로는 성신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중앙대(안성) 삼육대 등이 있다. 주제어는 대칭·회전·울림·관계성·생동감 등 조형 원리 위주의 단어가 제시되며, 이를 반영해 화면을 구성해야 해 다소 어려운 편이다. 주제어가 없다면 평소 연습한 대로 화면을 구성하면 되므로 좀 더 수월하다. 따라서 실기 준비를 할 때는 이 두 유형에 모두 익숙해지도록 연습해야 한다.


발상과 표현은 보통 특정 상황을 일러스트와 같이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 기초 디자인과 같이 제시어가 주어지는 유형과 주어지지 않는 유형이 있다. 서경대 삼육대 등은 제시어를 준다. 예를 들어 서경대는 시계를 제시하며 ‘사이버파티를 표현하라(2023학년 수시)’, 삼육대는 ‘제시어(인공지능, 노동, 자연)들을 상상하여 표현하라(2023학년 실기대회)’고 했다. 수원대, 백석대 등은 제시어가 없는데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라(2020학년 수원대 수시)’, ‘선인장과 물의 도시를 표현하라(2023학년 백석대 수시)’ 등이 출제된 바 있다. 제시물의 형태와 질감을 정확하게 묘사해야 하는 기초 디자인보다는 표현이 수월한 장점이 있다. 단 중하위권 대학에서 주로 채택하는데, 그 수가 많지 않다.


사고의 전환은 일반적으로 화면을 두 개로 나누어 왼쪽에는 제시물을 사실적으로 소묘하고, 오른쪽에는 문제에서 요구하는 상황을 묘사하는 유형이다. 학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상위권 대학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덕성여대 경기대(수원) 신한대(의정부) 동양대(동두천) 등에서 실시하며, 서울과학기술대 경희대(국제)도 이름은 기초 디자인이지만 실제는 사고의 전환 유형의 문제가 제시된다. 정시에서는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연세대(미래) 등이 채택하고 있다. 소묘 실력이 좋은 학생이 선택하면 좋다.


기초조형(기초소양)은 문제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창의적인 발상을 보여주어야 하는 종목으로, 물감을 배제한 드로잉 용구로만 표현한다는 특징이 있다. 수시에서는 한예종 성신여대 가천대 삼육대 등에서 시행한다. 정시에서는 서울대 국민대 이화여대 건국대(다군) 등 미술 계열 최상위권 대학이 실시한다. 채색하고 묘사하는 기술보다는 문제에 맞춘 참신한 발상과 기초적인 드로잉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인 유형이라 다른 종목처럼 사물 묘사 연습보다는 다양한 문제에 따른 아이디어 발상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평소 책이나 기사, 뉴스 등을 많이 접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실기 준비는 긴 시간을 가지고 준비해야 하지만 무조건 열심히 그린다고 실력이 늘어나거나 합격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기초적인 드로잉과 채색 역량을 기르는 것은 기본이며 문제의 조건에 맞는 발상과 화면 구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평소 희망 대학의 기출문제를 보고 그에 맞는 발상과 실기 연습을 해야 한다. 4~5시간이라는 시간에 맞춰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자신만의 구도 패턴을 몇 개 숙달한 후 그에 맞춰 화면 구성을 하는 방법도 좋은 전략이다. 문제의 조건에 맞는 참신한 발상, 안정적인 구도, 탄탄한 묘사력과 색감, 눈길을 끄는 요소와 개성까지 있다면 실기로 합격하는 것이 결코 꿈은 아닐 것이다.







미술 계열 입시는 비실기전형 확대 및 디자인 수요 증대로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일반 모집 단위에 비해 입시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교육에서 손꼽히는 미대 입시 전문가인 서울사대부고 김동욱 교사가 매월 첫 번째 <내일교육>에 미대 입시 정보를 안내합니다. 미술 계열 진학을 꿈꾼다면 꼭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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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욱 교사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 COLUMN (2024년 06월 05일 1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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