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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호

김한나의 쏙쏙 한국사 19 | 문익점과 정천익 _ 의복 혁명 일으킨 고려의 영웅들

훔친 자, 기른 자 그리고 만든 자

마지막 5번째 씨앗마저 싹을 틔우지 못하고 말라죽자 문익점은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자신의 명예를 되찾는 일도,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열망도 모두 사그라져버렸다. 그때 진주에 사는 장인 정천익에게서 급히 내려와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시큰둥하게 자신을 맞는 장인의 모습에 잠시 품었던 희망을 날려 보내려던 찰나, 정천익은 짙푸른 목화 줄기를 사위에게 선사했다. 9톨의 실패를 딛고 성공한 1톨은 100톨이 됐고, 10년이 지나자 전국 방방곡곡에서 목화씨를 심고 목면으로 짠 옷을 입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후 고려 백성들은 아무리 껴입어도 추위를 피할 수 없었던 삼베옷이 아닌 포근한 면옷을 입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었다. 두 임금을 섬겼던 반역자 문익점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다시 조정의 부름을 받았다.
그 모습을 지켜본 정천익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한나 ybbnni@naeil.com
사진 위키백과
참고 <인물한국사> <문익점과 정천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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