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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호

김한나의 쏙쏙 한국사 17 | 최치원 _ ‘뼈 등급’에 억눌린 하늘이 준 재능

비운의 천재, 최치원

어린 아들이 4살에 글을 깨치고 10살이 될 무렵엔 어른도 버거워하는 사서삼경을 독파하자 아빠는 가슴으로 울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녔어도 신분의 한계를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신라에서 아들의 미래가 빤히 보였기 때문이다. ‘뼈 등급’, 즉 출신성분에 따라 계급을 나누는 ‘골품제’는 성골과 진골 외의 신분에겐 하늘 위까지 닿은 커다란 벽이었다. 골품에 따라 오를 수 있는 관직이 정해져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는 집의 크기, 입을 수 있는 옷, 사용할 수 있는 그릇, 수레의 재료나 소와 말의 장식까지도 규격화돼 있었다. 나랏일을 좌지우지하는 정책에 대한 결정권도 진골 이하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아빠는 아들을 더 넓은 세상, 기회를 움켜쥘 수 있는 나라로 떠나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12살 최치원은 당나라로 가는 장삿배에 몸을 실었다.

김한나 ybbnni@naeil.com
사진 위키백과
참고 <인물한국사> <삼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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