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11월, 올해도 어김없이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후회 없는 마무리를 위해 막판 스퍼트를 올린 수험생들도 이제는 몸과 마음을 가다듬을 시기인데요. 수능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마지막까지 애쓰는 각 가정의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취재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
수능에 맞춰 생활 패턴 바꿨어요
“이제는 공부보다 컨디션 관리가 더 중요한 시기라고 하더라고요. 수능 당일 컨디션에 따라 적게는 10점, 많게는 50~60점까지 점수가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아차 싶어 수능 시간표에 생체리듬을 맞추고 있어요. 수능 국어 시험이 아침 8시 40분 시작인데, 정신이 완전히 맑아지려면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늦어도 6시 30분에는 일어날 수 있게 아이를 일찍 깨워주고 있어요. 아침잠이 많은 아이가 짜증도 안 내고 한 번에 일어나는 걸 보니 정말 수능이 코앞에 왔다는 걸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아이 말로는 학교에서도 수능 시간표에 맞게 모의고사 실전 문제집을 푼다고 해요. ‘수능형 패턴’에 몸을 맞추고 있는 거죠.”
자극적인 식단은 금물, 두뇌 깨우는 아침밥 차리기
“한동안 스트레스 푼다고 친구들이랑 마라탕과 마라샹궈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엄청 먹더라고요. 괜찮나 싶었는데 결국 위장 장애가 생겨서,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싹 끊었어요. 위에 좋은 양배추즙을 꾸준히 먹고 사발로 들이켰던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도 확 줄였죠. 그동안 진수성찬을 차려줘도 바쁘다고 끼니를 거르더니, 2학기부터는 규칙적으로 아침밥을 챙겨 먹어요. 단백질이나 비타민, 미네랄이 많은 음식이 좋다고 해서 두부와 생선, 소고기, 멸치 반찬을 주로 차리고 뇌에 좋은 견과류도 꼭꼭 챙겨요. 속이 불편한 날에는 누룽지나 죽, 따뜻한 한방차가 효과가 있더라고요. 수능 도시락도 평소 먹는 반찬에 시래깃국을 챙겨주려고 해요.”
계단 오르기와 하루 30분 산책으로 체력 관리
“‘체력은 국력’이란 말이 있잖아요. 요즘엔 ‘체력이 곧 성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조급한 마음이 들더라도 마지막까지 체력 관리는 필수예요. 안 하던 고강도 운동을 갑자기 하는 건 무리겠지만, 집에서 학원까지 혹은 학원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시간을 활용해 가볍게 산책하는 건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걸으면서 주위 풍경도 둘러보고 내일은 어떤 공부를 할지 계획도 세워보고 말이죠. 또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체력 단련 비법(?)도 있는데요. 갑작스러운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로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한 계단 운동인데, 덕분에 온 가족의 체력이 좋아진 것 같아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속 터져도 잔소리는 STOP!
“새벽 2시인데도 아이 방에 불이 꺼지지 않아 ‘밤늦게까지 공부하나, 그래도 일찍 자는 게 좋을 텐데’라며 걱정했는데 웬걸. 그 시간까지 게임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이 게임이라니, 배신감이 들었지만 지금 큰소리를 내면 한 이틀 동안 괜한 감정싸움을 할 것 같아 꾹 참았어요. 별말 없이 자라고 한 뒤 저는 밤새 뒤척였는데 다음날 아이가 와서 그러더라고요. 모른 척해줘서 고맙다고요. 학교에서 억울한 일도 있고 생각만큼 시험 점수가 오르지 않아 화가 났는데,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고요. 다시 마음잡고 모의고사 실전 연습을 반복하며 마무리를 잘하겠답니다. 아이의 속마음을 들으니 마음의 빗장이 풀렸어요.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신뢰가 가장 큰 힘이라고 하잖아요. 지금은 아이를 믿고 안아줄 시간인 것 같아요.”
영양제 챙기기, 공진단 효과 쏠쏠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고 하죠. 코로나에 다시 걸리는 사람들도 종종 나오고요. 워낙 체력이 약한 아이라 공든 탑이 무너질까 두렵더라고요. 평소에 비타민과 유산균 등을 챙겨 먹이는데 요즘 따라 아침에도 도통 못 일어나고 환절기라 코피도 자주 흘렸어요. 학원에 다녀오면 소파 위에 널브러져 한참을 누워 있는 게 안쓰러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에 가서 공진단을 맞췄어요.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생각 외로 효과가 쏠쏠한 것 같아요. 영양제와 공진단 파워가 수능 당일까지 계속되면 좋겠네요. (웃음)”
‘잠이 보약’ 반신욕으로 불면증 잠재워요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인 10월 학평을 망쳐서 그런지 아이가 기운이 없고 풀이 죽었더라고요. 불안한 마음에 잠을 줄여가며 늦은 새벽까지 공부하는 눈치였는데, 스트레스가 더해져 실제로는 도통 잠을 못 이뤘다고 해요.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다 지난주부터 컨디션 관리를 위해 일찍 재우고 있어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따뜻한 우유와 바나나 같은 가벼운 간식을 먹여요. 또 족욕이나 반신욕을 한 날엔 잠이 더 잘 온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좋아하는 향의 입욕제로 목욕을 하니 긴장이 풀어지는 것 같다며 좋아했어요. 요새는 1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 한 시름 덜었습니다. 충분한 수면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어요.”
‘토닥토닥 Talk Zone(토·톡·존)’은 학부모님들의 공간입니다. 입시 고민에 소소한 푸념, 깨알같은 일상 꿀팁까지 학부모님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는 입시 막바지인 고3 수험생들의 컨디션 관리법을 알아봤습니다. <내일교육> 학부모님들의 보호구역! 토·톡·존이 언제나 응원합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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