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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46호

소(笑)·심(心)한 일상 톡톡

인생은 시험의 연속

취재·사진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시험의 추억

얼마 전 점심시간 즈음 동네 고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삼삼오오 교문을 나섭니다.
‘벌써 끝났나? 아직 이른데….’ 그러다가 이내 생각났네요. ‘아하, 중간고사구나.’

저도 모르게 잠시 멈춰서 아이들을 살핍니다. 고개 숙이고 바삐 가는 아이, 가방을 거칠게 흔들며 걷는 아이, 옆 친구 붙들고 열변을 토하는 아이, 그 와중에 밝은 얼굴로 통화하는 아이도 있네요. 남학생들이라 무덤덤한데도 딱~ 보면 알겠네요.

보고 있자니 큰아이의 파란만장했던 시험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갑니다. 우등생도 아니고 야무지지도 않은 덜렁이 아이는 시험마다 좌충우돌이었습니다. 대비 없이 치른 중학교 첫 시험의 황당한 성적, 범위를 잘못 알아 애쓰고도 무용지물이 됐던 시험 공부, 뒷장을 못 보고 그냥 낸 수학 서술형 답안지와 반토막 점수, 시간 배분을 잘못해 미처 마킹 다 못하고 제출한 오엠알…. 시험마다 사연이 넘쳤네요. 휴~~

자기가 제일 속상하겠지 싶어 치미는 화를 꾹꾹~ 누르며 애써 ‘괜찮아’하고 토닥여주면 정작 아이는 바로 두 손 쭉~ 내밀며 말했습니다.
“나 내일 시험 끝나고 애들이랑 롯데월드 갈 건데 용돈!”

영화관, 노래방, 쇼핑몰…. 밤늦도록 놀러 다녔던 얄미운(?) 기억도 절대 안 잊히네요.




학부모 시험 감독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을 회복하면서 멈췄던 학부모 시험 감독도 부활했어요. 그동안 아이들 학교에는 통 갈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나들이할 때가 왔지요.

“오지 마. 학교에서 엄마 보면 신경 쓰여서 시험 더 못 본단 말야.”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딱 지켜볼 테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

급식 검수, 학부모회를 제치고 앞다퉈 인기리에 마감되는 학부모 시험 감독! 선호도 원톱입니다. 아마 다 같은 마음인 듯해요.
감독 가는 시험 날, 주의 사항 메시지가 연달아 들어옵니다.
신발은 소리 나지 않는 편안한 것, 옷은 거슬리지 않는 단정한 차림, 향이 강한 화장품이나 향수 사용 금지, 화려한 네일 컬러 주의, 과한 액세서리 착용 금지….

“어머나, 주의 사항 난리다. 엄마가 다시 학생이 된 기분인데? 학주가 교문 지키고 있을 것 같네.”
“학주가 뭐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와 학교로 향합니다.

50분간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교실에선 시험지 넘기고 연필 굴리는 소리만 들리네요.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초조하게 문제 풀이에 몰두하는 아이들 한 무리를 직접 보니 짠한 마음도 몇 곱절입니다. 종료 종이 울리자 다시 신나게 떠들고 답 맞추고 왁자지껄~ 역시 애들이네요.

집으로 오는 길에 아이가 좋아할 음식으로 잔뜩 장을 봤습니다.
이번 시험도 어김없이 사연과 핑계가 난무하겠지만 아이를 대하는 마음은 한결 가벼울 것 같아요. 크게 보고 너그러워지는 이 맛에 자꾸 시험 감독 신청하나 봐요.






매일 비슷해한 일상 속 특별한 날이 있죠. 학생,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담는 코너입니다. 재밌거나 의미 있어 공유하고 싶은 사연 혹은 마음 터놓고 나누고 싶은 고민까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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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 TALK_ 소(笑)‧심(心)한 일상 톡톡 (2022년 05월 18일 10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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