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도 마음 편하게 하지 못한 지 2년이 넘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저런 여행과 체험으로 가득 채웠을 겨울방학. 아쉬운 시간이 지나가지만 지난 추억을 되새기고 새로운 여행을 꿈꾸며 위안 삼아본다. 올해 10대들은 어디에 가장 가고 싶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송은경 리포터 eksong@naeil.com
친구+놀이공원이 최고!
여행이라고 할 만한 건 2년 전 가을,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했을 때 가족들과 싱가포르에 다녀온 게 마지막이었어요. 해외여행이 꽤 오랜만이기도 했고, 머라이언 파크와 가든즈 바이 더 베이 실외정원,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 사진으로만 봤던 장소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즐거웠죠. 무엇보다 현지인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제가 하는 말을 잘 알아듣는 게 무척 신기했고 값진 경험으로 남았답니다.
올해는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갔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닐 수가 없었는데 친구들과 재미있는 놀이기구도 타고, 단체 사진도 찍고, 기억에 남을 기념품도 사고요. 그렇게 하고 나면 왠지 공부도 더 잘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하. 과연 올해 제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_여행이 고픈 예비 고1 현수
내 버킷리스트는 제주도 당일치기
제주도는 저에게 추억의 장소예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갔던 곳이거든요. 친구들과 함께한 첫 여행이라서 그런지 가장 기억에 남았답니다. 비가 마구 쏟아지던 여행 마지막 날, 다 같이 우비를 입고 관광지를 거닐었던 풍경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해요.
제주도를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게 제 버킷리스트이기도 한데요. 새벽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내려 맑고 시원한 바다를 보며 멍을 때리는 거예요. 그러다 배가 고파지면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찾아 행복하게 배를 채우고, 헬로키티 박물관에 들르는 거죠. 어릴 때 갔던 추억이 좋게 남아 있는데 다시 가보면 유치하려나요? 그래도 예쁜 건 눈에 가득가득 담아올래요. 아, 상상만 해도 설레네요~
_‘바다멍’을 꿈꾸는 중2 가윤
나에게 여행은 물걸레?!
이번 방학 때 친구들과 스타필드 고양에 있는 스포츠몬스터에 다녀왔어요. 코로나19가 걱정되긴 했지만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고, 지난 1년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마음이 잘 맞아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었거든요. 기대했던 대로 정말 재미있었어요. 양궁에 사격, 짚 코스터, 클라이밍, VR 체험까지요. 특히 ‘파라볼릭 슬라이드’라는 유명한 놀이기구가 있는데, 친구들 앞이라고 겁도 없이 도전했다가 죽다 살아난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이라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친구들과 마음껏 놀러 다니며 여행하고 싶어요. 가족 여행도 물론 좋지만 요즘은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재미있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부모님, 죄송해요!) 저에게 여행은 지치고 힘든 마음을 깨끗이 닦아주는 마법의 물걸레(?) 같아요.
_친구가 더 좋을 나이 중3 지호
워터파크가 날 부르네
지난달 가족 여행으로 휴양림에 갔어요. 겨울 휴양림은 별로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눈 쌓인 풍경도 예술이고, 얼음 미끄럼틀이며 얼음 썰매 등 놀거리가 많더라고요.
사람들도 많지 않아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거리 두기 여행지로 딱 좋았어요.
하지만 제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은 바로 워터파크예요. 지금은 겨울이라 덜하지만, 여름이 되면 워터파크 생각이 간절해진답니다. 전 아기 때부터 울다가도 물속에 들어가면 울음을 뚝 그칠 정도로 물을 좋아해요. 그런 제가 코로나19가 발생한 후로는 한 번도 워터파크에 가보질 못했네요. 넘실대는 파도풀과 스릴 넘치는 슬라이드, 배가 고파질 때쯤 먹는 맛있는 간식까지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려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없어져서 워터파크에 마음 놓고 갈 날을 손꼽아봅니다.
_코로나 없는 여름을 기다리는 중1 윤서
새로움을 즐기는 10대는 늘 독특한 또래 문화를 만들어왔습니다. 학부모들에게는 별세계인 10대들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어른들에게 말하고 싶은 우리 이야기 혹은 궁금한 자녀들의 문화가 있다면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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