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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호

도서관장 추천 중학생 도서 9 | 경기 파주중앙도서관 윤명희 관장

‘알지 못했던 차별’과 마주하기

우리는 누구나 사회 속에서 살아가요. 가정과 학교에서 맺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존재하죠. 그러한 관계는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마음에 상처를 남기기도 해요. 전문가들은 차별이라 불리는 사회적 폭력에 많이 노출될수록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신의 경험을 표현할 적절한 언어를 가지지 못하며 스스로를 헐값에 노동시장에 던지는 ‘의식적 자기 학대’를 자행한다고 말해요. 차별을 겪은 적이 있나요? 차별을 해본 적은요? 당해는 봤지만 절대 차별한 적은 없다고요?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우리 모두는 차별의 주동자이자 피해자’라고 알려줘요. ‘선량함과 배려 빼면 시체인 나’에게 이 무슨 얼토당토 않은 소리냐고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자고요!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도서관장과 함께 추천 도서 1분 맛보기>

1947년 케네스 클라크와 메이미 클라크의 인형 실험은 편견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내면화되는 효과를 안타까울 정도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실험에서 실험자는 3세부터 7세 흑인 아동들 앞에 백인 인형 2개와 유색인(갈색) 인형 두 개를 번갈아 놓았다. 그리고 질문을 하며 인형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흑인 아동들 대다수가 백인 인형을 선호했다. 흑인 아동의 67%가 백인 인형을 가지고 놀고 싶다고 했다. 59%가 백인 인형을 착한 인형이라고 골랐으며, 60%가 백인 인형의 색깔이 예쁘다고 말했다. 반면 59%가 유색 인형을 나빠 보이는 인형이라고 골랐다…
실험자는 마지막으로 질문했다. “자기랑 닮은 인형은 어느 것인가요?”
이 질문에 몇몇 아동은 울음을 터뜨렸다. 스스로를 부정했다는 불편함과 딜레마가 감정적으로 표출된 상황이었다. 한 아동은 자신과 닮은 인형으로 유색인 인형을 고르며 이렇게 자기변명을 하기도 했다. “제가 얼굴이 타서 엉망이 됐어요.” _ 76~77쪽 발췌



윤명희 관장
경기 파주 18개 공공도서관 중 9개관을 총괄하는 중앙도서관장이다. ‘청소년담당사서’ 제도를 도입해 청소년자원봉사단을 구성했으며 이를 토대로 독서토론한마당, 글쓰기, 진로독서기행, 작가와의 만남, 메이커 교육 등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찾아가는 아웃리치 서비스’를 통해 농촌 지역 청소년들에게 글쓰기와 독서 활동,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윤명희 관장의 ‘솔직 추천’1

차별과 쿨~하게 이별하는 법

선량한 차별주의자
지은이 김지혜
펴낸곳 창비


떠올리면 심장이 콕콕 아픈, 차별을 당했던 기억이 있나요? 오늘 담임쌤이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데 여자애들은 놔두고 남자애들만 시켰다고요? 생각해보니 왜 여자는 군대도 안 가냐고요?

우리 먼저 ‘차별’과 ‘차이’의 정의를 생각해봐요. 사람들은 모두 생김새나 말투, 행동거지가 달라요.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적 차이뿐 아니라 성격, 재능, 종교, 문화, 정치적 의견도 각기 다르죠. 이렇게 서로를 구별할 수 있는 특성을 차이라고 해요. 사회는 모든 것들이 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다양성에 우열은 존재하지 않죠.

반면 차별이란 합당한 이유 없이 이를 근거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해요. 대표적으로 남녀 차별, 장애인 차별, 학력 차별, 외국인 차별, 인종 차별 등이 있죠. 즉 담임쌤이 무거운 물건을 남학생들에게 옮기도록 한 건 차이를 존중한 거지 차별대우를 했다고 보긴 어려워요. 군대 또한 마찬가지라 할 수 있어요. 군에서 사용하는 무기를 포함한 대다수의 용품들이 남성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해 제작됐거든요. 바꿔 생각하면 여성이 차별당했다고도 여길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럼 이번에는 여러분이 차별을 한 기억을 말해볼까요? 없다!? 에이, 아닐 텐데요. ‘짜장이냐 짬뽕이냐, 오늘도 결정장애(혹은 선택장애)네’ ‘얼굴이 타서 동남아 사람 같아’ ‘남자가 수학은 더 잘하지’ ‘지방대생치고 똑똑한 걸?’ ‘이제 한국인 다 됐네’… 이런 말이 아무렇지 않다면 이미 차별감수성의 사각지대에 들어선 ‘선량한 차별주의자’라고 책은 들려줘요.

차별당하는 사람은 있는데 차별한다는 사람은 없는 세상, 나도 모르게 내뱉고 있는 차별의 언어에 그 누구도 다치지 않도록, 또 나 스스로를 차별로부터 지켜내도록 우리 모두 책을 펼치고 그 친절한 안내를 따라가봐요.



1덤BOOK 덤BOOK1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다면, 함께 그 비를 맞아야 한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지은이 김승섭 펴낸곳 동아시아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전된 의료기술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는 충분한 해법이 될 수 없다. 질병의 사회적 원인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분포돼 있지 않다. 더 약한 사람들이 더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더 자주 아프다. 그들에게 발전된 의료기술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세상은 나와 또 다른 나로 연결됐음을 깨달아야 한다. 늦기 전에.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이의 중학생. 다양한 책과 만나기 딱 좋을 나이지만 좋은 책을 찾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책과 관련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서관장에게 ‘바로 지금’ ‘중학생을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서관장 추천 중학생 도서’를 통해 입시나 학습을 넘어 읽는 자체로 즐거운 독서를 시작해보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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