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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토픽 ‘쫌’ 아는 10대 17 | 누리호

대한민국 ‘누리호’ 힘찬 도약 세계 7위 우주강국 결실 맺다

지난 10월 21일 오후 5시,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푸른빛의 불꽃을 뿜어내며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올랐다. 마지막 단계인 모형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실패해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1.5t급 위성을 700km 고도의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체 능력을 증명했다는 것만으로도 90%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주발사체는 국력과 과학 기술력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정밀 소재, 센서, 제어 기술 등이 융합된 첨단 기술의 결집체인 데다 이를 제작할 산업적 기반과 우수 인력 없이는 시도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의 독자 기술로 우주수송 능력을 확인시키며 세계 7위 우주강국으로 우뚝 서게 한 누리호, 그 1차 발사가 남긴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봤다.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연합·위키백과








STEP 1 이슈 맛보기




‘누리호 발사 소회’방

내일이 무상아, 누리호 발사 장면 봤어!?

무상이 당연하지 친구~ 두 손 곱게 모으고 반드시 성공하길 기도하며 시청했지.

내일이 기도? 너 믿는 종교 없잖아?

무상이 그래서 누구한테 부탁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하나님, 부처님, 알라, 제우스, 산신령님에게까지 다 청탁을 넣었다! 내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실패하다니, 흐흐흑!

내일이 실패라니 무슨 소리야?

무상이 궤도에 진입 못하고 떨어지는 거 못 봤냐?

내일이 아 뭐야, 이번 발사는 시험 발사잖아! 내년 5월 진짜 위성을 탑재한 2호를 쏘아 올리기 전에 어쩌면 있을지 모를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모사체를 올려 테스트해본 거라고. 그러니 이번 발사는 목적에 너무나 부합한, 성공적인 시험이었지. 게다가 지금까지의 우주 역사에서 최초 발사체 성공률은 30%가 채 되지 않아. 이건 진심 어마어마한 성공이지.

무상이 헐~ 나 방금 소름 쫙 돋았어. 내 기도발이 이렇게 영험할 줄이야.

내일이 나도 완전 소름 돋았어. 박수받아 마땅한 우리 과학자들의 노고를 본인 기도발로 해석할 줄이야!




STEP 2 이슈 꼼꼼 분석하기


누리호, 날아오르다

2021년 10월 21일은 대한민국 우주 역사가 새로 쓰인 기념비적인 날이야.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 로켓 누리호가 우주를 향한 첫 비행에 나섰거든.

47.2m(아파트 15층 정도 돼.) 높이의 새하얗고 매끈한 발사체가 불꽃을 내뿜으며 이륙해 1단 분리→2단 점화→페어링(위성을 보호하는 덮개) 분리→2단 분리→3단 점화를 거쳐 마침내 저 멀리 점으로 사라졌을 때 우리 모두는 참았던 숨을 내쉬고 손뼉을 치며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지.

비록 3단 엔진이 계획보다 46초 빨리 꺼지면서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이 부분에서 ‘어어? 왜 저래? 고장 난 거 아냐?’ 했던 사람 손!) 이번 시험 발사는 모사체가 아닌 진짜 위성을 쏘아 올리기 전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목표였던 만큼 수행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야. 우리나라는 이미 인공위성인 아리랑위성과 천리안위성, 나로과학위성까지 쏘아 올린 경력이 있는데 이번 누리호 발사에 왜 이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고? 어허~ 귀 열어라, 설명 들어간다!


인공위성과 발사체

인공위성은 지구와 같은 행성의 둘레를 돌며 관찰할 수 있도록 로켓을 이용해 쏘아 올린 인공장치를 뜻해. 이미 우리나라 위성 제작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큼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어. 위성이 하는 일이 뭐니? 카메라를 장착하고 지구 밖에서 지구 혹은 행성을 관찰해 결과물을 보내주는 거잖아. 결과물은 뭘로 나타난다?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과 사진이지. 그런데 우리 애들(?)이 보내주는 자료의 해상도가 그렇게 높다네~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실용 위성인 ‘아리랑위성’은 적외선, 즉 온도 차를 이용해 지구촌 곳곳을 관찰할 수 있는 저궤도 광학위성이야. 1999년에 최초로 발사된 1호는 미국, 2호는 2006년 이스라엘, 3호는 2012년 일본, 5호는 2013년 러시아 발사체를 빌려 날려 보냈지. (4호는 어디 갔냐고? 엘리베이터에 4층이 없는 이유… 과학자도 사람이다!)


정밀 지도 제작, 지리정보시스템(GIS), 국토 관리, 재해 예방(기상 예측·환경오염·수해·산불 감시·조난 구조 등에 사용되는 위성.



2010년에 1호가 발사된 ‘천리안위성’은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복합 위성이야. 정지궤도 위성은 일반 위성과 달리 지구의 자전 속도와 위성의 공전 속도가 똑같아 한 곳만 비추게 돼. 즉 천리안위성은 1년 365일 24시간 일편단심 대한민국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지. 그럼 담당하는 임무도 아리랑위성과는 다르겠다고? 똘똘해~ 맞아. 이 아이를 가리켜 ‘통신 해양 기상 위성’이라고도 하는데 한반도의 날씨부터 스마트폰이나 GPS 등을 아우르는 통신 쪽을 담당하고 있지. 현재까지 1호, 2A호, 2B호 3대가 발사된 천리안위성 또한 프랑스와 미국의 발사체에 위탁해 쏘아 올렸어.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의 실패를 딛고 2013년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나로호에 실려 고도 1천250km에 안착한 저궤도 위성인 나로과학위성. 나로과학위성은 14개월간 우주 환경 탐사를 수행한 뒤 통신이 두절되며 짧은 생을 마쳤지. 이렇듯 지금까진 우리 힘으로 만든 위성들을 우리가 자체적으로 우주 밖으로 보낼 수가 없었어. 발사체를 만들지 못했으니까.

인공위성과 발사체를 어떻게 표현하면 쉽게 확 와닿으려나~ 음… 그래! 택배와 택배기사라고 하면 되겠다. 위성은 택배고 발사체는 그 택배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반하는 택배기사 역할을 하는 거지. 아니, 발사체 그까짓 것 배워서 만들면 되지 지금까지 뭐했느냐고? 그건 말야,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야. 1987년 이후 시행된 미사일기술통제체제(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해 미국의 주도로 맺어진 조약)와 미국의 국제무기거래규정에 따라 발사체 제작 기술은 국가 간 이전이 엄격히 금지돼 있거든. 즉 설계, 제작, 시험 등 연구개발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보유 가능한 특수한 과학 기술이지.





STEP 3 생각 그릇 키우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톺아보기

누리호가 탄생하기까지 여정은 험난했어. 37만 개의 부품(자동차 부품이 약 2만 개니 상상해봐.)과 184회의 연소 시험, 장장 12년의 세월 동안 투입된 금액만 2조 원. 끝없는 시행착오와 도전.

누리호와 나로호를 헷갈려선 안 돼. 누리호는 3단 발사체, 나로호는 2단 발사체거든. 나로호는 1단 엔진을 러시아에서 들여와 조립만 했지만, 3단 발사체 누리호는 1·2·3단 엔진과 발사대까지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는 뜻이야. 발사체는 구조가 복잡한 데다 앞서 설명했듯 수십만 개의 부품이 모두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작동해야만 목표 궤도에 안착할 수 있어. 때문에 궤도 이탈은 아주 흔하고 발사 직후 폭발도 드물지 않지. (1단 엔진이 너무나 중요한 이유야.)

그렇다면 우주 선진국들의 발사체 첫 도전은 어땠을까? 자력이든 다른 나라의 기술협력(미사일기술통제체제가 시행되기 전)을 통해서든 처음 발사체를 개발한 나라 중 첫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구소련)·프랑스·이스라엘 3개국뿐이야. 지금까지의 우주 역사에서 최초 발사체 성공률은 30%미만이야.

누리호가 비록 완벽한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이유지. 누리호 같은 순수 발사체를 자력으로 개발한 국가도 러시아·일본·프랑스 3개국에 불과해. 우리나라가 4번째인 거지. 중국은 러시아, 일본은 미국, 인도는 유럽연합(프랑스)의 기술 협력과 엔진 도입 등을 통해 발사체를 개발했으니 열외!


가성비 떨어지는 누리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 더 발사 예정인 누리호. ‘누리’라는 말에는 ‘우리의 세상을 우주까지’라는 염원이 담겨 있어. 누리호의 성공은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지 우리의 위성을 우리 힘으로 우주에 보낼 수 있다’는 걸 의미해. 일각에서는 누리호가 성공하더라도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민간 우주 기술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스페이스X보다 20배 넘는 비용이 드니 차라리 위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가성비 면에서 떨어진다는 거지. 넌 어디에 손을 들어주고 싶니?

우리가 우주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지점은 크게 두 가지야. 안보로서의 우주와 미래 시장으로서의 우주. 2차 세계대전 후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전쟁은 살벌하다시피 했어. 최근에는 중국이 우주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과거 미·소 양국의 대결은 미·중 우주 경쟁으로 재연되고 있지. 게다가 중국은 달 뒷면과 화성 착륙에 이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설립 등을 추진하며 우주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어. 뿐만 아냐. 미·중에 이어 러시아, 프랑스 등도 우주 전담 부대를 창설했다고 해. 각국이 우주의 패권을 두고 다툴 때, 우린 로켓과 위성을 빌려 쓴다?

또한 우주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야. 1년간 우주에 올라가는 위성이 1천 개가 넘는다잖니. 누리호가 성공하고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위성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단 의미지. (‘우리가 쏴줄게!’하면서.) 게다가 우주 여행 성공 소식도 들리고 있잖아. 전문가들이 2040년엔 우주시장 규모가 1천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야. 그런데 여기서 고객으로 남는 게 낫다? 글쎄~

앞으로 제5차, 6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우주가 그 기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우리는 이제 우리 힘으로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고 세계 7대 우주강국이 됐어. 게다가 누리호는 향후 가성비를 생각해 재활용이 가능한 ‘클러스터링 기술’로 개발했지. 어때? 우리 꿈의 높이가 무려 700km까지 높아졌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니? 아마도 몇 년 뒤에는 달을 넘어 화성이나 태양계 끝까지, 나아가 심우주까지 우리의 희망이 닿을 수 있을지 몰라. 눈앞의 이익을 따지지 말고 누리호를 응원해야 하는 이유, 이제 확 와닿지!?


엔진을 여러 개 묶어서 하나의 엔진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로 엔진을 늘려가며 더 크고 무거운 장비를 쏘아 올릴 수도 있고 각 엔진을 재활용할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정보를 걸러내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거죠. 과학 기술의 발전, 가치관의 변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실생활과 밀접하거나 알아두면 도움이 될 이슈를 콕 집어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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