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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호

국어 비문학은 난공불락? 사례로 본 독서 지문 분석법

독서량이 많지 않으면 국어 비문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독서량이 많으면 다양한 분야의 배경지식과 독해력을 갖췄을 가능성이 커 지문을 읽고 이해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독서 지문의 배경지식을 갖추기는 어렵다. 또한 국어 모의고사의 목적이 다양한 분야의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어려운 영역이라도 지문만 제대로 분석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전한다. 지문 분석,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장동준 교사(인천 포스코고등학교, EBS 고등 국어 강사)·최서희 교사(서울 중동고등학교, EBS 고등 국어 강사)
강재희 교사(서울 배명고등학교)



국어, 지문 분석이 중요한 이유

국어 모의고사에서 비문학, 독서 영역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정보의 양이 많고 깊이가 깊어진 데다 인문·사회, 예술, 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문을 제시하고 있어 어떤 지문이 출제될지 예상할 수 없다. 다양한 영역의 배경지식을 갖추기도 어렵다. 독서는 출제 영역은 다양하지만, 지문에서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따라서 지문 분석 연습을 충분히 해두었다면 낯선 지문이 나오더라도 어렵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서울 중동고 최서희 교사는 “독서 지문은 출제를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글을 읽다 보면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지, 이 지문을 출제한 이유가 뭔지 파악할 수 있다. 독서 지문을 읽을 때는 내 생각이 아니라 사실로 주어진 정보를 토대로 사실적인 독해를 해야 한다. 실제 글을 읽다 보면 어떤 키워드나 주제로 글이 향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 배명고 강재희 교사 역시 “독서 지문에 담긴 정보를 제대로 분석해야 하는데, 그 연습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 따라서 더 어렵게 느낀다. 국어 교사인 나 역시 과학 지문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문을 정확하게 분석하기에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은 없다. 고1~2 학생들이 지문 분석 연습을 체화해야 하는 이유”라고 조언한다.


글에 드러난 정보 그대로 파악하는 사실적 독해 중요

최 교사는 “독해는 크게 사실적 독해, 추론적 독해, 비판적 독해, 감상적 독해, 창조적 독해로 구분할 수 있다. 사실적 독해는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정보를 통해 글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으로, 모든 독해의 기본이다. 사실적 독해를 위해서는 ‘화제’와 ‘핵심어’를 찾아야 한다. 또한, 글의 전체적인 짜임 속에서 중심 화제와 단락별 중심 내용을 찾는 연습이 필수다. 글쓴이가 무엇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면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화제다. 핵심어는 글쓴이의 뜻이 가장 잘 드러난 단어이기 때문에 화제와 핵심어를 찾는 것은 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인천 포스코고 장동준 교사는 “글에 제시된 정보의 개념, 특징, 원리 등 정보 간의 관계에 주목해서 읽어야 한다. 출제자들은 지문에 주어진 정보를 사용해 선지를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앞 문단에서 제시된 내용을 이해한 뒤 다음 문단을 읽어야 앞뒤 정보 간의 관계를 잘 파악할 수 있다. 경제나 과학 지문 등 독서 문제에서는 정보 간의 관계를 묻는 유형이 자주 출제된다”고 설명한다.

국어 모의고사가 낯설거나 글의 중심 문장을 찾는 것이 어렵다면 연습이 필요하다. 단락별로 핵심어나 주제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자신의 말로 요약문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충분히 실력을 향상할 수 있다. 처음에는 귀찮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번거로운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연습을 통해 지문을 유기적으로 해석해낼 수 있다. 그런 연습이 체화된다면 단락별 주제를 직접 쓰지 않아도 밑줄만으로 단락별 주제나 전체적인 구성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독서 지문에서는 글의 표제와 부제 등 제목을 묻는 문제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글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면 특정 단락에만 해당하는 선지를 찾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문단이 길수록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자. 지문을 읽어나가기 전에 문제와 선지를 먼저 살피면 선지에 반복되는 말을 통해 핵심어를 쉽게 알 수 있다. 최 교사는 “독서 지문은 보통 첫 문단에서 글의 방향을 제시하므로 첫 문단이 중요하다. 독서 지문을 읽을 때는 문단 앞에 번호를 매기는 게 좋다. 귀찮게 느낄 수 있지만, 문단을 정리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데 문단 번호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지문 분석의 시작은 문단 번호부터

문단 앞에 번호를 매겼으면 이제 문단의 중심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중심 내용은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화제에 대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나’ ‘왜냐하면’ ‘따라서’ ‘그러므로’ 등이 나오면 앞뒤 문장의 관계를 살피며 읽는 것도 중요하다.

최 교사는 “독서 지문에서는 따옴표로 핵심 단어를 표기하는 예도 많다. 따라서 따옴표 속에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이 문단의 중심 내용인 경우가 많으므로 눈여겨봐야 한다. 과학 지문의 경우 방향, 양의 관계, 사칙 연산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읽으면서 화살표나 과정, 증감 등을 기호로 표시하며 읽는 연습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서 지문에 등장한 생소한 단어는 지문 끝에 각주로 설명을 제공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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