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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호

우리 학교 도서관 6 | 서울 정신여고 _ 최애 공간에서 나누는 독서 수다

“취향저격 책 속으로 캠핑 떠나요!”

서울 정신여고 학생들의 독서는 하루 종일 계속된다. 등교 시간의 ‘아침 독서’는 수업 시간의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방과 후에 선생님과 함께하는 ‘스쿨핑’으로 이어진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독서 활동이지만 여기에는 ‘한끗’ 차이의 특별함이 숨어 있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수단으로서 책과 만날 수 있게 돕는 정신여고 도서관만의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특별한 공간 덕분이다.

취재·사진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ver.com
도움말 박예진 사서 교사(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



공부 부담 벗고 ‘즐기는’ 독서

정신여고는 독서 문화 조성을 위해 책 읽는 공간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였다. 5층짜리 단독 건물 ‘김필례 기념관’의 1~2층을 특색 있는 분위기의 도서관(사진 3·4)으로 꾸였다. 교실이 있는 본관 건물에도 다독다독 북카페(사진 2)를 마련해 언제든 찾아가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박예진 사서 교사는 “공부 부담을 잠시 내려놓고 즐거운 독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에 대해 많이 고민 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아 편하게 책을 읽게 하자는 취지를 담아 만든 곳이 지금의 도서관”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각 공간의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운영하고 있는 점도 재미나다. 예를 들어, ‘아침 독서’는 교문 바로 앞에 위치한 도서관 건물에서 하는데 등교하면서 도서관부터 들러 책을 읽거나 빌린 후 교실로 간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다독다독 북카페에서 독서 수다 모임 ‘스쿨핑’(사진 1)을 하는 것도 적절한 공간 활용 사례다.

박 사서 교사는 “스쿨핑은 토론이 아닌 독서 수다를 표방한 모임이라서 그런지 인기가 높다. 수업을 벗어나 선생님들과 책 얘기를 나누며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도 반응이 좋은 이유인 것 같다. 이렇게 독서를 즐기고 책과의 거리감을 좁혀가다 보면 결국 교과 공부나 입시에 도움이 되는 심도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는 힘도 길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친구야, 이 책 한 번 읽어볼래?

국어 시간에 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도 ‘즐기는’ 독서에 방점을 뒀다. 일주일에 한 번은 어떤 간섭도 없이 온전히 책 읽기로 1시간을 보낸다. 책 선택을 돕기 위해 분야별 추천 책 목록을 꾸렸다(표). 박 사서 교사는 “목록에서 읽고 싶은 책을 찾지 못한 학생은 개별 상담을 통해 책을 골라주기도 한다. 독서 경험이 별로 없는 경우 책 선택을 더 힘들어하는 것 같다. 이럴 땐 진로나 교과 연계 등에 얽매이기보다 그냥 제일 재밌을 것 같은 책을 골라보라”고 권했다. 도서부 2학년 학생들은 추천 책 중에서 어떤 책을 가장 인상 깊게 읽었는지 들어봤다.



“<열두 발자국>은 정재승 박사의 강연 중 큰 인기를 모은 12개의 강연을 소개한 책이에요. ‘뇌과학의 관점에서 본 인간의 존재’를 주제로 한 내용들이죠. 평소 심리학이나 생명공학 쪽에 관심이 많아서 뇌과학을 다룬 책에 자연스럽게 끌린 것 같아요. 읽기 전에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쉽고 재미있었어요. 뇌과학 중에서도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대중적인 내용들을 다뤘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는 관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페미니즘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책이에요. 제목을 자세히 보면 흔히 쓰는 표현인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다’라는 것과 반대로 표현됐음을 알 수 있죠. 틀린 논변은 틀린 것일 뿐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작가의 주장을 한 줄로 정리한 것이에요. 이 책을 읽고 여성 혐오가 당연시되는 비정상적인 사회의 정상화를 위한 걸음을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사서 추천 도서

“소중한 너만의 가치관 찾아봐!”


박예진 사서 교사


<자존가들>
지은이 김지수 | 펴낸곳 어떤책


청소년을 흔히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하죠. 하지만 저는 청소년들이 이미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주인공들이 입시라는 목표로 인해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존재인지 돌아볼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죠. 이 책은 김혜자, 리아킴, 이승엽, 알렉산드로 멘디니, 이적 등 자기다움을 지키며 세상에 존재감을 ‘뿜뿜’ 내뿜는 17인의 인터뷰를 수록한 책입니다. 뒷면에 쓰인 정여울 작가의 말처럼 ‘타인의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직 자기 안의 눈빛과 목소리로 삶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채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세워가기를 바랍니다.




학교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학생들의 쉼을 돕기도 하고, 학습이나 입시에 도움을 주기도 하죠. 학생들과 사서 교사가 전하는 각양각색 학교 도서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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