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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호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 10 | 에세이

지루한 독서는 가라! 상상초월 별별 책이 가득한 <있으려나 서점>

경기 안양시립평촌도서관은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득한 지역 명소다. 이는 ‘삶에서 책과 가장 가깝게 지내야 할 시기는 청소년기’라 믿는 유옥환 관장의 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청소년들의 학업 향상을 돕기 위해 ‘교과 연계 도서’를 선정, 제공해 눈길을 끈다. 학업과 독서는 하나이며 진정한 자기 주도 학습은 독서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하는 유 관장의 작품이다. 유 관장은 “청소년기는 나만의 ‘인생 책’을 만날 적기다. 그렇게 만난 한 권의 책은 긴 삶의 여정에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유 관장이 추천한 <있으려나 서점>을 만나보자.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추천 도서 1분 맛보기


있으려나 서점
지은이 요시타케 신스케
펴낸곳 온다


그 마을의 변두리 한 귀퉁이에 ‘있으려나 서점’이 있습니다.
이곳은 ‘책과 관련된 책’ 전문점이지요.
주인 아저씨에게 “혹시, ○○에 대한 책, 있나요?” 하고 물으면,
대개는 “있다마다요”라고 대답하고 찾아서 꺼내다줍니다.
_ 2~3쪽 발췌


‘작가의 나무’ 키우는 법

1. 좋아하는 책갈피에 씨앗을 넣고 흙에 묻습니다.
2. 날마다 다양한 책을 읽어주며 소중히 키웁니다.
3. 해마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 되면 책이 열립니다.
(열매 맺기까지 몇 년씩 걸리는 나무도 있습니다.)
4. 손이 많이 가지만 제대로 잘 돌봐주면 좋은 책이 됩니다.
5. 무심코 다른 책을 칭찬하면 토라져서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_ 8~9쪽 발췌


‘무덤 속 책장’

1. 1년에 한 번 찾아가는 무덤. 그 무덤은 그날 하루만 딱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2. 책장으로 된 내부는 그 사람이 자주 읽은 책, 영향을 받은 책,
그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이 언젠간 꼭 읽기를 바랐던 책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3. 그중에서 한 권을 골라 가방에 넣습니다.
4. 그리고 ‘천국에서 그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그해의 추천 도서’
한 권을 가져와 책장에 꽃아둡니다.
5. 문을 닫고 기도하고,
6. 가방 안에 든 책을 읽을 생각에 설레며 집으로 갑니다.
_ 56~57쪽 발췌



도서관장의 솔직한 추천사


책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알려주는 서점

여러분은 ‘서점’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어떤 친구는 “요즘은 책도 인터넷으로 주문하잖아요. 서점은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어릴 적엔 컴퓨터가 있는 집이 드물었어요. 당연히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죠. 명절이면 어른들이 주신 용돈을 들고 동네 서점으로 뛰어가는 게 가장 큰 기쁨이었어요. 딸의 용돈을 호시탐탐 노리시던(?) 부모님도 책을 산다고 하면 돈을 수거해가지 않으셨거든요. 서점은 제게 돈쓰는 재미와 책을 고르는 기쁨을 느끼게 해준 마음의 피신처였답니다.

여기 변두리 모퉁이에 있는 작은 서점인 ‘있으려나 서점’을 소개합니다. 이 서점은 말이죠, 없는 책이 없어요. “혹시 OO에 관한 책도 있을까요?” 하고 조심스레 물으면 마음씨 좋은 주인 아저씨는 “있다마다요. 이런 책은 어떨까요?” 하며 제각각인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한 책들을 가져와요. 마법사처럼 말이에요.

내 책장에 두고 싶은 희귀한 책뿐만 아니라 서점, 도서관, 출판사 등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 책 관련 이벤트, 책과 관련된 명소, 독서를 도와주는 도구 등 <있으려나 서점>은 온통 책 이야기뿐이에요. 하지만 조금도 따분하거나 지루하지 않아요. 오히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책에 대한 무한한 상상에 빠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죠. 아마 작가의 위트 넘치는 그림과 기발한 발상 때문일 거예요. ‘책에 관한, 책을 위한, 책에 의한’ 모든 것이 담긴 책이랄까요?

독서가 부담스러운 친구, 페이지마다 가득한 텍스트에 현기증이 나는 친구, “난 살면서 책이 재미있어본 적이 없다!”라고 자신 있게 외치는 친구에게 <있으려나 서점>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고 싶을걸요?


생각하는 힘 키워줄 권장 도서

태수는 도련님


지은이 도대체
펴낸곳 동그람이

별것 아닌 내 일상에도 반짝임은 있어

주인이 밖에서 어떤 실수를 하고 돌아오든 어떤 푸대접을 받든 ‘그게 뭐 대수인가’ 전혀 개의치 않고 꼬리를 흔들며 열광적으로 반기는 반려견 태수. 그런 태수를 보며 작가는 말해요. “나는 개처럼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해본 적이 있었나.” 어쩌면 의미 없이 지나갈 수도 있었을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채워가는 작가와 태수의 일상은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줘요.


도서관을 훔친 아이


지은이 알프레도 고메스 세르다
펴낸곳 풀빛미디어

나쁜 아이는 없다, 나쁜 어른이 있을 뿐

카밀로와 안드레스는 절친이에요. 두 친구 모두 가난한 집안 형편과 자식 교육에 관심 없는 부모 탓에 학교를 그만두었어요. 아이들은 시종일관 고통에 담담해요. 어느 날 마을에 도서관이 생겨요. 그리고 아이들의 삶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와요. 왜냐고요? 그곳엔 카밀로와 안드레스를 배려하고 응원해주는 진정한 어른, 마르 선생님이 계시거든요.



유옥환 관장

경기 안양시립평촌도서관장. 사서로 근무한 30년 중 13년은 자존감 향상을 돕는 리더십 교육 강사로 활동했다. 독서란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가장 평등한 혜택이며 행복한 삶을 위한 밑거름이라 믿는다. 도서관이 청소년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항상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특히 중·고교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독서 활동 ‘언니 오빠! 책 읽어주세요’는 관내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이의 중학생. 다양한 책과 만나기 딱 좋을 나이지만 좋은 책을 찾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책과 관련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서관장에게 ‘바로 지금’ ‘중학생을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서관장과 채우는 중학생 책장’을 통해 입시나 학습을 넘어 읽는 자체로 즐거운 독서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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