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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호

교과서로 세상 읽기 18 | 주식

부모님이 왜 갑자기 삼성전자 주식을 살까? 자본주의 속 경제 흐름 읽기

교과서로 세상 읽기 18
주식

부모님이 왜 갑자기 삼성전자 주식을 살까?
자본주의 속 경제 흐름 읽기

1929년 10월 24일, 미국의 뉴욕 증시 주가가 대폭락했다.
수많은 회사의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됐고 이는 세계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뉴욕 증권거래소가 문을 열자마자 주가가 순식간에 22%나 떨어지며, ‘블랙 먼데이’란 이름이 탄생했다.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주식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주가 하락 폭에 따라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CB)’를 도입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또 한 번 주가 대폭락이 일어났고 전 세계가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2020년 4월 뉴욕 증시는 앞서 말한 세 번의 증시 폭락과 비견될 만큼의 폭락을 거듭 중이다. 전광판에 보여지는 숫자, 상승과 하강의 곡선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주식은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경제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 주식이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자.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연합


☞뉴스는 넘치지만 의미를 제대로 알기는 더 어려워졌죠. 청소년의 실생활과 밀접하거나 알아두면 언제고 도움이 될 뉴스들을 ‘콕’ 집어서, 교과서 개념과 연결해 쉽게 읽어주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중·고등학생의 눈높이로 풀어보고 싶은 이슈가 있다면 내일교육(lena@naeil.com)으로 언제든 제보해주세요. _편집자




[ TV 뉴스와 신문기사로 본 세상 ]

※뉴스 출처_MBC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가 벌인 유가전쟁은 국제유가를 20년래 최저 가격인 배럴당 20달러대로 끌어내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번 감산 합의로 유가전쟁의 급한 불은 끈 셈이 됐다. 하지만 이런 ‘낭보’에도 미국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한파는 가시지 않고 있다.”

- 중앙일보 ‘유가전쟁보다 더 무서운 코로나發 올 1분기 어닝쇼크’ (2020. 4. 13) 기사 중



[ 교과서로 뉴스 이해하기 ]

역사 이래 최악의 불경기 ‘세계 대공황’

‘자본주의’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나, 친구? 자본주의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 체제를 뜻해. 현재 우리나라와 서유럽,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 아래 경제 생활을 영위하고 있어. 자본주의 시스템이 돌아가는 원동력은 ‘끊임없는 소비활동’이야.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물가가 절대 내려갈 수 없고 내려가서도 안 돼. 부모님께 어릴 적 자장면 값이 얼마였는지 여쭤볼래? 800원 안팎이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을 거야.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되지 않는 금액이지. ‘물가가 내려가면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 텐데,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옷도 사고 외식도 자주 하고 신나게 여행도 다니고~’ 만약 네가 이런 꿈을 꾸고 있다면 빨리 정신 차려! 왜냐! 자본주의에서 물가가 정체되거나 내려갔다는 소리는 돈의 흐름이 막혔다는 뜻이거든.
당장은 폭탄 세일하는 고급 브랜드의 옷을 사며 행복할지 몰라도 의류 회사는 그 손실을 만회하고자 수많은 가장의 일자리를 없앨 거야. 실업자가 많아질수록 소비는 줄어들 테고 결국 수많은 기업들이 줄줄이 비엔나소시지처럼 문을 닫게 되는 거지. 너무 오버 아니냐고?


중학교 <역사Ⅱ>의 6단원 ‘세계 대공황의 발생’ 편을 보면 진짜 이런 일이 현실로 존재했구나 하며 ‘깜놀’할 걸. 결론은, 자본주의에서 물가 하락이란 결코 있을 수 없으니 풍요로운 너의 미래를 꿈꾼다면 열심히 자본의 흐름을 공부해 부자가 되라는 거지.



[ 다시 읽는 경제 ]

뉴욕 증권거래소.

증권과 주식 그리고 주가

혹시 이런 질문이 실례가 안 된다면 말야~ 증권과 주식의 뜻을 아니? 이제 자본주의 알았는데 장난하냐고? 미안. 많은 이들이 증권시장을 자본주의의 꽃이라 칭하면서도 이 둘의 개념을 혼동하거든. 기업과 개인을 나눠 생각해보자. 기업은 늘 돈이 필요해. 물론 개인도 경제 활동을 하니 돈이 필요하긴 하지. 그러나 그 규모가 다르다는 것까지는 이해가 쉬울 거야. 때문에 기업과 개인은 돈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어. 기업은 낮은 이자에 대규모의 돈을 장기간 빌리길 원하지만 개인은 높은 이자에 소규모의 돈을 단기간 투자하길 원하는 거지. 이렇듯 서로 다른 둘의 의견을 절충해 주는 것을 ‘증권 제도’라고 해. 즉 증권은 기업과 개인 간에 돈을 빌리거나 투자한 것에 대한 증거 문서고, 주식은 기업(주식회사)의 자본을 구성하는 단위야. 이런 주식의 가격을 ‘주가’ 라고 하고.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주식을 10만 주 발행했는데 현재 주가가 1만 원이라면 이 회사의 가치는 10억 원이라는 뜻이지.
그렇다면 증권이 어떤 원리로 기업과 개인의 바라는 바를 절충해준다는 걸까? 기업은 증권을 발행하면서 그 안에 여러 가지 권리를 넣어둬. 이 권리는 기업마다 다양할 수 있는데 개인은 당장의 소득이 없더라도 훗날 증권에 명시된 권리를 행사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투자를 하지. 또한 증권은 소액으로 구입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도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어. 이러한 소액 자금들이 모여 거액이 돼 이른바 ‘자본화’가 이뤄지면 투자를 받은 기업은 경영이 안정화돼 인적·물적 자원에 원활하게 투자할 수 있지. 마지막으로 시장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주식을 사고팔 수 있으니까 개인은 돈이 필요하면 이를 팔아 자금을 회수하고 기업은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며 장기간 동안 돈을 사용할 수 있는 거란다.


경제의 흐름과 주식 곡선

부모님께 용돈 인상을 요구했을 때 웃으며 승낙하신다면 ‘아, 우리 집 경제는 안정적이구나’ 생각할 수 있겠지. 그 반대라면? ‘넌 언제 철들래?’ 하며 ‘등짝 스매싱’이 날아올 거야.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바로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거지.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엄청난 호황을 맞았다고 생각해보자. 공장들은 물량을 맞추느라 종일 가동하고 항구마다 곧 배에 실릴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백화점과 영화관, 호텔과 놀이공원도 여가를 즐기려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말이야.
이때 주가는 어떻게 될까? 그래~ 맞아.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니 주식의 가격도 폭등하겠지. 하지만 그 반대라면? 공장은 수요가 없어 가동을 멈추고, 수출도 막히고, 사람들은 소비할 돈이 없으니 주식의 가격은 폭락하게 될 거야.
그렇다면 경기가 좋아지면 주가가 상승만 하고, 경기가 나빠지면 주가는 하락만 할까? 노노~ 경제가 바닥을 쳐도 주가는 상승하기도 하고 경제가 봄날 같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기도 해. 이유는 간단해. 남들과 똑같은 발걸음으로 움직이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야. 그래서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경제가 바닥일 때, 모두가 미래를 비관하고 있을 때 다가올 봄날을 예측하고 미리 주식을 사기 시작하는 거지. 그래서 주식을 ‘도박이 아닌 투자’라 하는 거란다.



[ 한걸음 더 생각하기 ]

역대 금융 위기와 2020년 주가 대폭락

1929년의 세계 대공황, 1987년의 블랙 먼데이,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공통점은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번진 대규모 금융 위기라는 거야. 현대에 들어와 미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면서 발생한 일이지. 3월 9일에도 뉴욕 증시에서 12년 만에 최악의 주식 폭락 사태가 발생했어.
이 사태의 배경은 2가지 원인으로 요약돼. ‘코로나19’와 ‘유가전쟁’. 생각해봐. 코로나19로 3개월 가까이 집콕하고 있잖아.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 중이라 쇼핑도 못하고 여행도 못 가고 친구도 못 만나고. 소비가 멈췄지. 자, 친구~ 자본주의에서 돈의 흐름이 막히면? 그래, 곤란해.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어. 또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석유 수요가 줄어. 석유는 차량이나 냉난방기의 연료뿐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재부터 화장품, 세제 등 각종 제품의 원재료야. 겨울이 끝나 난방도 안 하고, 소비가 안 되니 제품도 덜 만들어 석유 쓸 일이 적어졌잖아.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는 중동의 몇몇 국가와 러시아, 미국 정도야. 그래서 이들은 세계 상황을 보고,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해왔어. 난방 수요가 많아 값이 오르는 겨울엔 슬쩍 생산량을 늘려 많이 팔고, 경기가 나쁠 땐 생산량을 줄여 유가가 덜 떨어지게 하는 식으로 말야. 이번에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대책 회의에 들어갔지. 여기서 일이 터졌어. 러시아가 미국이 싫다고 감산을 거부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예 증산을 선언했지. 쓰지도 않는 석유를 두 나라가 펑펑 팔아대니 유가는 바닥을 쳤고, 미국 증시는 급락했어.
왜 유가전쟁에 미국 증시가 피를 보냐고? 미국은 세계 자원 시장의 새로운 공급자야. 지하 암석층에 모래와 화학물질을 섞어 큰 압력을 가해 퍼져 있던 가스나 오일을 추출하는 신기술을 통해 셰일가스, 오일을 대량 생산하고 있거든. 이 기법은 종전에 비해 생산 기간이 짧고, 돈도 많이 들어. 유가와 수요가 계속 고점으로 유지돼야 수익이 난다는 얘기야. 러시아나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선 안그래도 얄미운 친구가, 가장 돈벌이가 되는 시장에까지 끼어드니 불편했던 참에 ‘잘됐다’며 반격을 한 거야. 자기 출혈을 감수한 증산으로 자원 시장의 패권을 되찾고, 미국에 타격을 주려 한 거지.
얼마 전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극적 감산합의가 도출됐지만 유가전쟁 후유증으로 인해 세계 증시는 당분간 출렁일 것 같아.


현명한 경제 주체로 살아가기

역사적으로 주가 폭락과 같은 금융 위기가 일어나는 원인은 늘 동일했어.
첫째, 많은 이들이 ‘주식 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 기대’를 할 때야. 새로운 산업이나 기술이 도입돼 발전 가능성이 지대해 보인다면 너나 할 것 없이 해당 산업에 과도한 투기 자본을 쏟아붓는 거지. 둘째, 노력 없이 막대한 부를 얻고 싶어 하는 ‘투기적 환상’이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했을 때지. 이 경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해도 큰 수익을 얻을 것이라 믿으며 주식을 매입해. 그러나 버블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흘러야만 알 수 있기에 알아차렸을 때는 큰 빚만 지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단다. 셋째,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이야. 주가 폭락으로 쓰라린 경험을 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금융 기법과 금융 상품을 개발했다는 전문가가 등장하면 다시 환호하지. 돈을 벌어서 장롱 속에 넣어두면 없어질 일은 없지 않느냐고? 모두 너처럼 생각한다면 금융 시장에 자금이 돌지 않겠지! 그러면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힘들어지고 수많은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고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공장이 문을 닫고… 무한의 쳇바퀴 시작!
용돈인상 협상을 잘 해내려면 경제 흐름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해. 주식의 오르내림은 곧 부모님의 지갑 사정과 연관이 깊으니까. 더불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는 눈도 키울 수 있는 건 보너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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