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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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906호

학교는 지금! 충남 태안여고
여고생들의 못 말리는 축구 사랑

달려라 비둘기!

충남 태안여고 창체 동아리 풋살반은 지난해 만든 축구 자율 동아리 ‘비둘기 축구단’이 모체입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학생들이 만든 자율 동아리 활동을 보고 학교에서 창체 활동으로 풋살팀을 만든 것입니다. 자율 동아리와 창체는 다른 요일에 진행하지만 두 동아리 활동을 모두 하는 학생도 적지 않습니다.
동아리 시간은 물론 짧은 점심시간에도 함께 축구를 하지요. 그늘 한 점 없는 운동장.
제 각각의 신발, 어설픈 드리블과 슈팅이지만 학생과 교사가 함께 뛰는 짧은 경기는 흥미진진합니다. 즐거움이 동아리 활동이 되고 교사들은 아이들의 활동을 학생부 기록으로 남기는 태안여고 축구 동아리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비둘기는 태안여고의 ‘학교 새’입니다.
취재·사진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300km를 달려도 힘들지 않았던 이유
‘태안’은 그저 지도 속 지역이었습니다. 한 SNS를 보기 전까지 말이지요. SNS 내용은 충남교육청연구정보원 고명환 교육연구사가 본 태안여고 축구부 이야기였습니다.
축구 자율 동아리를 만들고 비가 와도 축구하는 여학생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달려가 보았습니다. 연구사님이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라는 책에서 인용했던 “축구와 관련해서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자신의 몸에 새겨진 경험들로만 꽉 채워져 있는 여자들”이 바로 태안여고 운동장에 있었습니다.
입시와 직결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학생들, 그 활동의 의미를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겨주려는 교사들의 모습이 태안여고의 푸른 숲처럼 신선했습니다.
멋진 교육 현장을 알려주신 고명환 교육연구사님 고맙습니다.
김지민 리포터











▶▶축구, 누군가에겐 학교 오는 이유
점심시간 운동장은 뜨거운 햇살만 가득합니다. 그 쨍쨍함을 뚫고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은 체육관에서 골대를 꺼내고 연두와 주황 조끼로 팀을 가르고 축구를 시작합니다. 학생은 물론 축구를 좋아하는 선생님들도 합세했습니다. 멀리서 보면 누가 학생인지 교사인지 알 수 없습니다. 서로 한 치의 양보나 봐주기는 없습니다. 금쪽같은 점심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달리는 교사들의 마음을 김재근 교사에게 물었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뛰는 모습이 보기 좋지요. 좋아하는 축구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저도 좋고요. 지금 함께 뛰는 친구들 중에는 축구하러 학교 오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학교 오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니 더 함께하고 싶죠.”


▶▶장비 없어도 팀웍만은 최고
팀 조끼는 목에 두르고 누구는 반바지 누구는 체육복 누구는 교복 치마 그대로, 신발은 운동화에서 슬리퍼까지 천차만별, 아이들이 달리는 운동장은 까슬까슬한 흙바닥이어서 위험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한 학생은 헛다리 짚기 기술을 보이며 공을 다루다 미끄러져 무릎이 심하게 까지기도 했습니다. 보건실 선생님도 “축구하다가 생긴 제법 깊은 상처도 아이들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아이들의 축구 사랑을 증언합니다. 1~3학년이 골고루 모인 동아리지만 전혀 어색함이 없습니다. 서로 깍듯하고 다정합니다. ‘오시면 you=상전입니다’라는 동아리원 모집 공고 포스터 속의 말이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예의는 동아리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즐거움 중심 연계 활동!
교과 중심 연계 활동.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화두처럼 삼는 말입니다.
동아리 활동 또한 그 연장선으로 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여고의 축구 동아리는 입시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축구 자율 동아리와 창체를 함께 지도하는 양해평 교사는 “종합 전형이 확대되면서 학생부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창체에 풋살 동아리를 포함시킨 것도 기록 가능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특성과 장점을 학생부에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 중심의 학교생활 속에서 학생들이 즐거움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교사들의 마음도 담겨 있다”고 말씀하시네요.
학생 입장에서는 ‘일석이조’ ‘꿩 먹고 알 먹고’일 듯합니다. 즐겁게 열심히 운동하면 선생님들이 정성껏 기록으로 남겨주시니까요.





MINI INTERVIEW



자율 동아리 ‘비둘기 축구단’과 창체 풋살단 동아리장이다. 여고에 축구 동아리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축구부 활동을 했고 중학교 때는 도내 여학생 부문 2위까지 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축구팀이 없어 아쉬웠는데 자율 동아리 활동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2학년 때 만들었다. 지도교사가 있어야 동아리를 만들 수 있는데 다행히 선생님이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체육교육과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다.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게 힘들지 않나?
입시 때문에 하는 축구가 아니기에 힘들지 않다. 우리 팀은 선후배 사이에 격의 없이 지낸다. 편하게 대하지만 무례한 후배가 없다. 친구들에게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고 함께 뛰는 게 좋다. 장차 체육교사가 꿈인데 내가 가르칠 아이들에게도 동아리 활동 하듯 즐거운 축구를 알려주고 싶다.

축구 동아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축구가 아닌 ‘풋살’을 해야 하는 점, 운동장 바닥이 거칠어서 다치기 쉬운 점이 조금 아쉽다. 후배들을 위해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 인원을 채워 대회에 출전하고 싶었는데 아쉽게 그 목적은 못 이룰 것 같다. 후배들은 꼭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




간호사가 꿈인데 축구 동아리에 가입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해왔고 축구도 좋아했다. 중학교 때 여자는 피구, 남자는 축구로 종목을 정해 축구를 못 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고등학교에 와 축구 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가입했다. 많이 먹는데 살이 별로 안 찌는 것도 운동 덕분인 것 같다. 하하.

동아리 활동의 어떤 점이 좋은가?
축구를 좋아하긴 해도 잘하는 것은 아닌데 드리블 잘한다고 칭찬받으면 신난다. 패스나 드리블, 슈팅 같은 기본기, 간단한 전략 전술을 배우는 것도 재미있다. 이승우 선수를 좋아하는데 축구를 배우니 보는 축구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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