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처럼 다가오는 자녀의 사춘기. 느닷없는 변화에 부모도 자녀와 함께 사춘기를 앓는다.
사춘기 극복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책을 통해 가족이 함께 사춘기를 극복해보는 것은 어떨까?
책으로 대화하고 책을 주제로 여행을 계획하며, 진로 독서 로드맵을 통해 삶의 목적을 일깨워주면
질풍노도의 사춘기도 봄바람처럼 포근해진다.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도움말
홍선영 교사(서울 월촌중학교)·류한경 작가(<아이들은 길에서 배운다> <여행 잘하는 사람으로 큰다면> 지은이)
자료
홍선영 교사
편집부가 독자에게 ...
책 없어도 잘사는 사춘기랍니다
“안중근 선생은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하셨어.” “엄마, 구내염에는 비타민 B가 좋대. 가정 시간에 배웠어.” “배우고 익히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오늘 배웠어. 무슨 뜻이야?” “나는 안 배워도 즐겁던데 참 이상하지?” 지인과 지인의 중2 아들이 나눈 대화입니다. 아들과 대화를 나누면 5분 만에 골이 지끈지끈하답니다. 지인에게 보약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뭐야?” “게임….” 지인은 사춘기 부모로서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한 듯 보입니다.
_김지민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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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s letter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우리 아이, 아직 특별한 변화는 없지만 다른 엄마들이 자녀의 사춘기로 마음 앓이 하는 걸 보면 겁이 나기도 해요. 아이의 사춘기를 대비(?)해 부모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_중1 여학생 학부모
사춘기, 부모도 준비가 필요하다
굿바이 불안한 마음 자녀가 상급학교에 진학하면 부모는 일단 불안하다. 부모의 불안은 아이를 다그치게 하고 관계를 틀어지게 한다. ‘남보다 앞선’이 아닌 ‘어제보다 나은’을 기준으로 자녀를 바라보자. ‘아이가 어렸을 때 해주었던 것처럼’ 아이의 관심을 응원하며 함께 놀고 즐기며 자녀와 따듯한 라포를 만들자.
*라포 감정 교류가 잘되어 친밀하게 어떤 일이라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상태.
부모부터 행복해지기 ‘아이에게 필요한 부모는 아이가 필요 없는 부모’라는 말처럼 아이를 통해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인생의 가치를 찾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런 부모를 보며 자녀도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나간다.
당연하지! 사춘기 질풍노도 사춘기 호르몬과 뇌의 변화를 이해하면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가 아니라 “너도 크느라 많이 힘들구나”라며 토닥여주는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사춘기에는 사고력과 인성, 감정조절력 등을 담당하는 뇌 전두엽이 성장해 이성적인 생각과 판단이 미숙해지고 감정 조절 능력도 떨어진다. 사춘기에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적게 만들어지고, 충동적이고 자극적인 일을 하게 하는 도파민은 더 활발해진다.
책으로 대화하기
SNS 포스트잇 활용하기 얼굴 맞대는 것을 불편해하는 자녀들을 위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자. 가족 단톡방을 만들어 부모가 먼저 읽은 책의 표지와 짧은 소감을 올린다. 냉장고와 포스트잇도 좋은 도구. 일단 포스트잇은 길게 쓰지 않아도 되니 부담이 없고 한 장 한 장 붙일 때마다 눈으로 보이니 그다음도 얼른 이어 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방문이나 제일 많이 들여다보는 거울 옆도 좋은 장소.
묵독 파티 각자 읽을거리와 좋아하는 간식을 준비하자. 스마트폰도 끄고 온전히 책에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부터 시작하자.
책 여행 떠나기 책을 키워드로 한 여행을 준비한다. 문학 작품 속의 배경이 된 곳이나 작가가 살았던 곳을 찾아가보는 문학 여행, 특색 있는 서점이나 집 근처의 멋진 도서관도 좋은 여행 코스다. 명소나 맛집 등을 코스로 엮으면 문학에 관심 없는 아이들도 솔깃해한다.
Reader’s letter
“어릴 때는 유익한 책도 곧잘 읽던 아이가 만화책과 판타지 소설만 읽으려고 합니다. 학교의 필독 권장 도서는 거의 보지 않아요. 읽었으면 하는 책을 슬쩍 들이밀어도 효과가 없고요. 고입이나 대입 면접에서 독서 관련 질문을 하기도 한다는데….”
_중2 남학생 학부모
진로 독서로 사춘기 넘어가기
책 고르기, 키워드를 활용하라 부모가 읽기를 원하는 책과 자녀들이 즐겨 읽는 책은 영역 자체가 다르다. 읽을 책을 부모가 지정하기보다는 자녀의 관심사나 꿈을 키워드로 활용하면 좋다. 키워드로 책을 검색하고, 고른 책을 분야별로 나눈 뒤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 이런 과정은 자연스럽게 진로 독서로 연결된다(그림 1).
기록? 학교 독서 양식을 활용하라 아이들은 목적이 있어야 책을 읽는다. 학교에서 작성하는 독서 기록 카드를 활용한다. 스스로 선택하고 읽은 책에 관해 쓰는 일이라 아이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온 세상이 불만인 사춘기 아이들도 자신의 활동이 학교생활 기록부에 기록되고 길게는 입시와도 연관된다는 것을 알면 태도가 달라진다(그림 2).
인성·독서·진로 세 마리 토끼 잡기 자신의 관심·꿈과 연관된 책을 읽고 기록하는 과정을 거치며 아이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깨닫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게 미래를 준비하고 계발하게 된다. 미래와 꿈으로 관심이 옮겨가면 현재 느끼는 갈등에서 자유로워진다. 물론 책 한 권 읽는다고 바로 나타나는 효과는 아니다. 이런 선순환이 계속될 수 있도록 책을 고르고 읽는 과정을 자녀와 함께 하면 좋다.
TIP
‘3 다이어트’로 책 읽는 환경 만들기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책을 고르고 구입했더라도 책 표지와 눈싸움만 하고 있으면 의미가 없다. 엄마가 앞장서서 책 읽는 환경을 만들자.
사교육 다이어트
쉴 틈 없는 아이들에게 책 읽을 시간은 없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을 늘려 책을 가까이할 여유를 만들어 주자.
미디어 다이어트
SNS, 중독성 있는 웹툰, 동영상, TV 프로그램까지 책보다 재미있는 볼거리가 너무 많다. 스마트폰 아웃제도를 정해 가족이 함께 실천한다.
잔소리 다이어트
책을 읽으라는 부모의 잔소리는 아이들의 청개구리 심리를 발동시킨다. 부모가 먼저 편안한 독서 분위기를 만들고,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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