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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1170호

2025 공신들의 NEW 진로쾌담 | 두 번째 주제_ 우당탕탕 고교 생활

진로가 고민된다면 직접 체험해보는 건 어때?

천유나
대구한의대 한의예과 2학년
cyuna2003@naver.com

지역의 비평준화 일반고를 졸업했다. 가르치는 일과 교육 봉사를 좋아해 교대를 목표로 공부했지만
한의학에 매력을 느껴 반수 끝에 한의대생이 됐다.
많은 학생이 나의 이야기를 읽고 용기를 충전해 마음껏 도전하길 바란다.




진로 체험할 수 있었던 교육 봉사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도 여러 과정을 거쳐 한의대라는 길을 찾았기 때문에 누군가 같은 고민을 한다면 최대한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많이 하면서 직접 부딪쳐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교대에 가고 싶었던 나는 ‘김해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교육 봉사를 했다. 친구 4명과 함께 분기마다 테마를 정해 한 달에 한 번씩 수업을 맡고 다른 선생님의 수업에 보조 교사로 참여해 경험을 쌓았다. 그중 협동화 그리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우리는 학생에게 각자 색칠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고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의견을 나눴다. 다른 의견을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나갈지 함께 고민하며 여러 학생과 친해질 수 있었고 예쁜 협동화도 완성할 수 있었다. 나중에 한 학생이 선생님 덕분에 재밌었다며 인사하고 집에 갔던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뻤고 정말 보람찼다. 대학 면접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활동이라 기억에 남았다.

나는 화학을 좋아해서 자연 계열을 선택했다. <화학> <생명과학> <미적분> 문제를 풀 때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니 성적도 잘 나왔다. 특히 세특 탐구 프로그램에서 학교를 친환경으로 바꾸기 위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들었던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교실 천장, 운동장 트랙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를 바꾸고자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글리세롤과 베이킹 소다, 식초를 섞었는데 식초와 베이킹 소다의 비율이 안 맞아서 실패를 많이 했다. 끝내 완성된 결과물을 보며 같이 실험한 친구와 손뼉을 치면서 기뻐했던 그날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뿌듯함과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친환경 재료로 바꿔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신났다.




친구 도와준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훌쩍 성장

나는 교내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에게 <통합사회>와 <수학>을 가르치는 멘토로 활동했다. 부담감에 미리 공부하고 수업도 열심히 듣게 됐으며 친구한테 설명하면서 한 번 더 복습할 수 있었다. 친구가 암기에 약해 사회 용어를 넣어 노래를 만들고 시험지를 만들어서 배운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덕분에 함께 공부하는 즐거움을 배울 수 있었다. 수학 멘토링 이후 점수가 20~30점 오른 친구와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고2 때는 코로나로 모두가 우왕좌왕했다. 슬럼프에 빠지기 쉬운 시기이기도 했다. 나는 집에서는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 학교 정독실에 끝까지 남아 공부하곤 했다. 중간에 지치지 않도록 공부 계획을 짜고 한 주에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힘들 때는 계획표 밑에 ‘오늘도 수고했다’ ‘네가 제일 멋져’ 같은 응원 글을 쓰며 스스로를 북돋아주고 용기를 충전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말일지 몰라도 이런 말을 꾸준히 하다 보니 마음가짐이 조금씩 변했다.

시험 기간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잘 못 자서 예민했는데 시험이나 중요한 수행평가가 끝났을 때는 자전거를 타고 빙수를 먹거나 집에 천천히 걸어가면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았다. 석식 시간에 새로 나온 햄버거가 너무 먹고 싶어서 학교 밖으로 나갔다가 야간 자율 학습 시간까지 못 돌아오지 못해 선생님께 혼났던 적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힘들게 걸어가서 먹고 온 햄버거라서 더 맛있었다. 시간을 쪼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까지 차단할 필요는 없다.

수행평가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친구도 많았고 과목마다 수행평가 기간이 달라 소홀히 하는 친구도 더러 있었지만 최상위권이 목표라면 수행평가도 절대 놓치면 안 된다. 수행평가 계획서를 보면서 어떻게 배점되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춰 미리 연습하면서 빠진 건 없는지 점검했다. 사소한 부분이라도 확인하는 습관을 만들었던 덕분에 모든 수행평가를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혹시 많은 수행평가를 챙기기가 어렵다면 일단 수행평가 일정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길 추천한다. 꼭 계획표가 아니더라도 눈에 잘 띄는 곳에 메모를 붙여두거나 휴대폰 메모장 앱에 저장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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