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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호

2024 공신들의 NEW 진로쾌담 | 두 번째 칼럼_ 우당탕탕 고교 생활

자연 계열이라고? <미적분>과 친해지길 바라

글 김종호
한양대(ERICA) 수리데이터사이언스학과 1학년
joey20041030@gmail.com


‘꿈은 이루어진다.’ 수없이 들어온 말이지만 정작 ‘꿈’이 무엇인지 찾지 못했다. 대외 활동 및 학교생활을 통해 가슴 뛰는 일을 찾았지만 그 길로 나아가기 위해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발전을 위한 중요한 시간이었다. 진로, 대입 등 여러 문제로 힘든 친구에게 나의 실패가 조그마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에서 생각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나는 선생님의 추천에 따라 수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내신 성적은 그 후로 들쑥날쑥했다. 여러 대회를 통해 비교과 활동으로 내신을 보완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수시를 준비했지만 고3 학기초에 결국 학생부종합전형을 포기하고 논술과 정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고2가 되면서 다양한 선택 과목이 생겨났다. 기하학적 거리 개념을 사용하고 타원 곡선 기하학이 기반인 암호화 기법 등이 컴퓨터에서 많이 사용하는 과목이라고 판단해 <기하>를 선택했다. 고등 교육과정의 <기하>에서 요구하는 사고력이 부족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론은 완벽하게 이해했어도 <기하>의 특성상 여러 도형에 낯설었던 나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문제를 풀 시간도 부족했다.

<기하>는 나에게 좌절감을 심어줬다. 어떤 친구들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바로 문제를 풀었지만 나는 친구들보다 몇 배 더 시간을 들여 노력해야 했다. 수능 선택 과목을 정해야 하는 시기가 오자 고민은 깊어졌다. 수능에서 <기하>를 선택한 후에 대학에 가서 <미적분>을 공부할 수도 있지만 다른 친구들이 기본적으로 갖춘 지식을 따로 뒤늦게 공부한다는 게 않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오랜 고민 끝에 <미적분>을 선택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대학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미적분> 지식

대학에서 기하는 보통 보안 수업에서 많이 사용하고 미적분은 마치 사칙연산처럼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고등학교에서 단순한 계산 능력보다 계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에 초점을 맞춰 공부했다면 대학 공부의 기틀을 조금 더 쉽게 다질 수 있을 것 같다. 머신 러닝 및 데이터 과학, 수치 해석 등 여러 분야에서 기하보다는 미적분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의 자연 계열에서는 학생이 기본으로 <미적분>을 공부했다고 가정하고 수업하며, 만약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을 이수하지 않았다면 따로 선 수강 강좌를 들어야 한다. 혹시라도 나와 같은 진로를 고민 중인 학생이 있다면 장기 관점에서 <미적분>을 추천하고 싶다.

나처럼 <기하>를 공부하다가 <미적분>을 배우면 진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하지만 <수학Ⅱ>를 어느 정도 이해했다는 가정하에 무리 없이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시도해 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진 않았으면 한다.


꿈에 확신을 심어준 교내 데이터 대회 우승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여러 공모전과 경시대회 등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서 ‘정보의 바다’라는 데이터 시각화 대회를 알게 됐다. 주제는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방법’이었고 나는 국가통계포털에 들어가 적절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문제점을 제시했다. 코딩도 접목시킬까 고민했지만 시간 제한 때문에 CSV 파일만 입력하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결과물을 제출했다. 제한 시간이 2시간이었지만 나는 1시간 만에 완성했고 1등까지 했다.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꿈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동아리는 특별한 목적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분야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선택한 상담 동아리에서는 학생이 실제 상담을 진행하지는 않고 주로 다른 학생을 위한 여러 이벤트, 행사 등을 진행했다. 행사 전에 상담 선생님과 간단히 심리학에 대해 수업하고 학생에게 어떤 활동이 도움이 되는지 배우기도 했다.

고1 때 학교에 건의하는 게시판을 만들고 점심시간에 급식실 앞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소통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무더위를 잊을 만큼 뿌듯한 경험이었고 친구들과 선생님의 응원 덕분에 성공적으로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고2 때는 성적이 하락하면서 부모님과의 갈등도 커지고 대입이라는 압박감에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힘들었는데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중·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대학 진학이라는 엄청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에 힘들어한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말하고 한 번쯤은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 무엇보다 선생님, 친구에게 힘든 마음을 숨기지 않고 감정에 솔직해지면 좋겠다. 힘든 수험 생활을 보내고 있을 많은 후배에게 내 글이 조그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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