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동욱 교사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며 입시 지도를 병행한다. 교육학 박사(미술교육)로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원단에서 활동하며 자료집 집필, 컨설팅, 교사 연수, 입시 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공교육에서 미술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는 밑바탕이 되겠다는 목표가 있다.
지난 5월 말 각 대학이 2025학년 수시 모집 요강을 일제히 발표하면서 올해 입시의 막이 올랐다. 수험생도 슬슬 바빠진다. 9월 초부터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에 이맘때쯤 지원 희망 대학을 결정하고 그에 맞춰 입시를 준비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입시를 처음 맞는 고3 수험생은 막연한 불안감에 공부도, 그림도 잘 안 되는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지나가는 것이 올해 입시 관문을 넘을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수시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전년도 입시 결과를 분석하고 올해 입시에서 변화된 지점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올해 수시에서는 전국 4년제 대학 미술 계열 모집 인원 8천664명 중 약 58%인 5천62명을 모집한다. 이중 실기 위주 전형으로 대략 75%, 학생부종합전형으로 16%, 학생부교과전형으로 8%, 실적/논술전형으로 1%를 모집한다. 그런데 서울 내 대학만 한정하면 수시(49%)가 정시(51%)보다 적고, 수시에선 비실기전형이 43%(종합전형 35%, 교과전형 6%, 실적/논술전형 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즉 수시에서 실기로 서울 내 대학에 들어가는 건 매우 힘들다는 의미다. 반면 수시 비실기전형은 모집 대학이 많고 경쟁률도 실기전형에 비해 낮아 가능하다면 비실기전형으로 응시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서울대 홍익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최상위권 대학이 수시에선 비실기전형으로만 선발한다. 2025학년 미술 계열 수시 모집의 특징과 대비 전략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에는 먼저 비실기전형에 대해 알아본다.
CHECK POINT ① 무전공 선발 확대
교육부의 무전공 선발 확대 정책에 따라 무전공이나 자유전공(자율전공)으로 입학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모집 단위가 예술 계열에도 일부 신설됐다. 실기 위주라는 특성상 예체능 계열은 의학·보건 계열처럼 모든 계열과 학과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1’의 전공 선택 범위에서 거의 제외되는데, 일부 대학은 제약을 두지 않았다. 서울대 성신여대 을지대 한양대(ERICA) 성신여대가 대표적이다. 서울대는 종합전형, 한양대(ERICA)는 종합·교과전형, 성신여대 용인대 을지대는 교과전형으로 선발한다.
한편 성신여대 상명대(천안) 을지대는 단과대학이나 계열 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2’로 분류되는 자유전공 모집 단위를 신설했다. 또 학과별로 분리 모집하던 한양대(ERICA) 한국공학대 한세대는 올해부터 학부로 통합 모집한다. 이런 입학 후 전공 선택 모집 단위도 미리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대학에서 충분히 탐색한 후 선택한다는 장점이 있다. 단 전년도 입시 결과가 없기 때문에 지원 가능한 등급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쎈진학나침판 앱에 가입해 배치 점수 등 입시 정보를 살펴보길 추천한다.
CHECK POINT ②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우수자전형, 지역균형전형, 학교장추천전형 등의 전형명으로 모집한다. 대부분 학생부 교과 성적 100%로 선발하며, 일부는 2단계에서 면접을 병행한다. 교과 성적은 대체로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또는 전 과목을 반영한다. 진로선택 과목은 대체로 성취도 A는 1등급, B는 3등급, C는 5등급 등으로 인정하며, 최대 3과목 또는 반영 교과별 전 과목을 반영한다. 무엇보다 주요 대학은 대부분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전년도 수도권 주요 대학 합격자 성적은 1~3등급 초반대로 형성됐으며, 일반 계열과 큰 차이가 없었다. 교과전형은 보통 전년도 합격자 성적에 맞춰 지원하기에 모집 인원이나 교과 반영, 선발 방식 등에 큰 차이가 없다면 비교적 예측이 쉽다. 수시에 꼭 합격하고자 한다면 6장의 지원 기회 중 한두 개 정도는 교과전형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교과 성적은 우수하지만 학생부 기록이 부족하거나 실기 준비가 덜 되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길 추천한다. 특히 올해 신규 모집하는 자유전공은 교과전형에서 적지 않은 인원을 모집하기에 한두 개 정도 고려해보길 권한다.
CHECK POINT ③ 학생부종합전형
종합전형은 서류(학생부) 100% 또는 1단계 서류와 2단계 면접 성적을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일부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 최저 기준이 없다. 학생부 모든 영역을 정성 평가하므로 교과 성적이 고루 우수하고 교과와 비교과 기록이 풍부해야 한다. 대체로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을 평가하는데, 특히 모집 학과(학부)와 관련된 교과목 이수, 해당 과목 성적과 학생부 기록이 중요하다. 실적전형으로 모집하는 고려대 이화여대 홍익대는 내용상 종합전형의 정성 평가로 진행된다. 이 세 대학은 중앙대(공간연출)와 함께 대학 자체 양식의 보고서를 요구한다는 점을 주의하자. 면접은 주로 학생부 내용과 활동을 확인하는 서류 기반 면접이며, 홍익대와 세종대는 드로잉을 포함한 제시문 기반 구술 면접을 실시한다.
2024학년 종합전형에서 상위권 대학의 입시 결과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경쟁률은 서울대 디자인과(29.9→31.6), 고려대 디자인조형학부(17.8→22.7), 연세대 통합디자인학과(9.7→13.5)는 상승했고, 홍익대 디자인학부(7.3→6.1),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19.2→17.1)는 다소 하락했다. 반면 합격자의 교과 성적 평균이 3등급대에서 형성되는 중위권 대학은 경쟁률이 급등했다. 명지대 디지털콘텐츠디자인(34.8→50.8), 상명대 게임전공(16.7→23.4),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15.3→29.7), 동덕여대 미디어디자인학과(14.3→26.3)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명지대(3.78→3.38) 경기대(3.43→3.24) 등은 합격자 교과 성적도 함께 올랐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처럼 수도권 주요 대학의 종합전형 경쟁률은 10:1~40:1 정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서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전년도 합격자 교과 성적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상위권 대학은 예고 재학생의 서류 경쟁력이 우수해 일반고 재학생은 활동 보고서를 최선을 다해 작성하고 서류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또 상위권 대학에서 공개하는 종합전형 합격자 교과 성적은 예고 학생을 다수 포함하기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상위권 재수생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수능에서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저 기준이 없는 대학을 적절히 섞어 분산 지원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미술 계열 입시는 비실기전형 확대 및 디자인 수요 증대로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일반 모집 단위에 비해 입시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교육에서 손꼽히는 미대 입시 전문가인 서울사대부고 김동욱 교사가 매월 첫 번째 <내일교육>에 미대 입시 정보를 안내합니다. 미술 계열 진학을 꿈꾼다면 꼭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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