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사진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수능 6교시 ‘원서’ 영역
“회원 가입은 아이 이름으로만 가능한가요?” 1
“사진을 수능 사진으로 써도 돼요? 교복 차림이라….” 2
“한 학교에 세 가지 전형 지원하면 여섯 개 중 하나인가요? 셋인가요?” 3
“사이트에 성적을 잘못 입력하면 불합격될 수 있나요?” 4
“접수 첫날 제가 테스트 겸 접수했는데 아이가 그 학과가 마음에 안 든다며 울고불고…. 대학에 얘기하면 바꿔줄까요?” 5
“전화번호는 누구 걸로 쓰세요? 전화 잘 안 받는 아들 말고 엄마 번호로 해도 되나요? 전 충원 전화 안 놓칠 자신 있어요.” 6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만나는 질문들! 수시 원서 접수 첫날의 풍경입니다. 불안하기도 하고 도무지 어디에도 집중이 어려워, 동병상련을 느끼고 소식이라도 들으려 단톡방, 밴드, 커뮤니티 등에 자꾸 들락거리게 돼요.
접수 기간 중 대학의 경쟁률 공지 시간마다 마치 복권 당첨 번호라도 확인하듯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찾아보며 안도와 탄식을 반복하고요. 아이는 정시파라며 일찌감치 내려놓은 내신인데, 수시 원서 6장 중 논술 섞어서라도 몇 개는 써보자고 시작한 것이 고구마 한 박스쯤 삶아 먹은 답답함의 연속입니다.
결국 우리 애가 원서 넣은 곳은 싹 다 높네요. 이 무슨 ‘머피의 법칙’인지…. ㅠ.ㅠ ‘적성(적당한 성적?)’ 찾기가 이리 힘든 건가요? 이제 겨우 수시 원서 접수일 뿐인데 앞으로 1차 발표, 최종 발표, 충원 합격까지…. 또 정시는 어찌 치러낼지 아득하네요. 6교시 ‘원서’ 영역~ 진짜 수능보다 더 어렵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앗, 작년 아이디가 싹~ 삭제됐네요. 다시 가입하래요.”
“어머~ 완전히 리셋이구나. 너 공인인증서는 있니?”
“아니요!”
“올해부터 졸업생은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학생부 열람과 수상 내역 확인서 출력이 가능하다던데, 빨리 그것부터 챙겨보자.”
저희 집에는 요즘 흔한 고등학교 4학년이 있어요. 주변에도 다양하게 많더라고요. 재수생, 반수생, 군대에서 도전하는 군수생까지. 겪어보니 일부 장밋빛 결과만 믿고 도전하기엔 쉽지 않고, 수험생은 물론 온 가족이 겪는 고충도 많아요.
얼마 전 아이 친구 엄마들과 모임이 있었어요. 여름방학이 지나면서 부쩍 지치고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 때문에 다들 걱정도 많고 심란했네요. 곁에서 지켜보기도 안타까워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 이런저런 얘기로 꽃을 피웠지요.
“힘들게 노력하는데 이번엔 꼭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야지. 컨설팅도 일찌감치 예약했어.”
“작년엔 세 곳 찾아갔는데…. 진짜 도움이 됐었나 싶기도 해.”
“믿을 수 있는 심리 상담, 점술가 잠실 김 선생님은 어때? ㅎㅎ”
무슨 우스갯소린가 했더니 진짜 그런 앱이 있다며 휴대폰을 엽니다. 배민의 맛집 리스트처럼 지역의 점집 리스트가 있고 이용자들의 후기와 별점이 넘칩니다. 찰떡같이 해결책을 알려준다는 후기에 하마터면 ‘상담 신청’ 누를 뻔~!! 무슨 대형 학원 일타 선생님 수강 후기인 줄 알았네요.
“얘들아, 이토록 간절한 엄마 마음, 알고 있지? 올해는 꼭 원하는 대학, 가즈아~~”
매일 비슷해한 일상 속 특별한 날이 있죠. 학생,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담는 코너입니다. 재밌거나 의미 있어 공유하고 싶은 사연 혹은 마음 터놓고 나누고 싶은 고민까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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