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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51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크로플은 사랑을 싣고

취재 양지선 기자 jsyang@naeil.com
도움말·사진 김태현 교사(경기 백영고등학교)






지난 6월 9일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있었던 날이죠. 고3 학생들은 수능을 앞두고 치러진 모의고사에 잔뜩 긴장했을 텐데요. 학생들만큼이나 분주한 선생님이 계셨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경기 백영고의 김태현 쌤인데요. 고3 담임인 태현 쌤은 모의고사 날 아침, 반 학생들을 위해 따뜻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고 해요. 어떤 사연이었을까요?

“아이들이 수능 공부 때문에 정말 힘들어해요. 단순히 시험 잘 보라는 얘기로는 부족할 것 같고, 어떻게 기운을 북돋아줄 수 있을까 고민했죠. 마침 모의고사 날 일찍 등교하니까 아침을 거르고 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긴장도 풀고 든든하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크로플을 구워주기로 마음먹었죠.”

크로플은 크루아상과 와플을 합친 신조어로, 요즘 제일 핫한 디저트인데요. 크루아상 생지와 와플 기계, 잠을 깨워주는 카페인 음료,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차까지 몽땅 준비해 오전 6시 50분 출근을 완료한 태현 쌤. 일찍 온 학생들부터 갓 구운 달달한 크로플의 맛을 봤다고 하는데요.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선생님 원래 이런 분이셨어요?’라면서 놀라던데요. 하하. 남학생들이 많은 반이어서 그런지 제가 평소에 엄격하게 대하기도 하고, 아이들도 표현이 서투른 편이에요. 그래도 마음으로는 다 통하고 있었겠죠? 감사하다고, 덕분에 시험도 차분히 잘 봤다고 얘기하더라고요.”

빵 냄새를 맡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잠시나마 미소를 지었을 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어쩌면 백 마디 말보다, 쌤이 구워준 크로플 한 조각이 더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고3 담임을 오랜만에 맡았어요. 입시도 중요하지만, 그걸 넘어서는 교육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됐죠. 수능 시험이라는 틀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말고, 앞으로의 삶이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깜짝 스포를 하자면, 태현 쌤은 다가오는 9월 모의고사 즈음에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이번엔 학생들의 ‘마음’을 챙겨주고 싶다는 얘길 전했는데요. 마음 선물의 정체는 또 무엇일지 기대하겠습니다! (^_^)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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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선 기자 jsyang@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06월 29일 10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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